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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림 책방골목사진관 대표 김은비 기자l승인2018.12.04l수정2018.12.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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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화의 본고장, 중구 구덕산 자락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한 골목이 있다. 바로 생활이 어려운 피난민들과 학생들, 지식인들의 꿈이 모인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이 곳은 귀중한 책을 팔며 학업을 이어나가는 생계의 공간이자 헤어진 인연들과 만나는 만남의 장소였다. 오늘날까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 문화의 어제와 오늘이 겹겹이 쌓아가며 필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피플투데이에서는 보수동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는 한 사진관을 찾았다. 헌책냄새가 배어든 사진관에는 훈훈한 인상의 장호림 대표가 방문객들의 인생을 흑백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흑백사진: 꿈과 추억을 담다
“저의 고향은 보수동입니다. 어린 시절 책방 골목은 모든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형과 저에게 많은 추억을 선물해주셨어요. 저희는 함께 뛰어놀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여러 문화를 받아들여 왔습니다. 보수동에 대한 따뜻한 기억들이 어른이 돼서도 좋은 의미로 남아있습니다. 저와 같은 추억들을 간직한 분들의 새 추억을 기록한다면 뜻 깊은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 책방골목만의 색깔을 담은 사진관을 오픈했습니다.”

빛바랜 헌책들이 책방골목사진관 곳곳에 쌓여 있었다. 보수동의 상징물인 책을 배경으로 무구한 역사를 한눈에 기록한다는 취지다. 2030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고객도 장 대표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 장 대표는 호탕하게 웃으며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많은 역사가 있는 곳이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까지 삼대가 손을 잡고 찾을 정도로 다양한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장호림 대표는 모든 고객들이 선물과 같은 존재라 여기며 이러한 감사함을 특별한 경영 방침으로 다시 돌려주고 있다. 책방골목사진관은 사진 한 컷에 담긴 사진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수익보다는 행복을 담겠다는 일념으로 오롯이 고객에게 집중한다. 카메라 앞에서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고객들과 추억을 나누는 사소한 대화에 할애하며 사진관 곳곳에 따뜻한 기운을 지폈다. 곧 자연스러운 표정을 캐치해내는 장 대표의 표정은 프로로 바뀌었다.

“우연히 책방골목사진관에서 촬영을 하신 분들이 지인들과 다시 재방문 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여성 고객님이 생각납니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주신 고객님 덕분에 저 역시 뜻 깊게 촬영에 임했어요. 화기애애하게 촬영하던 도중 갑자기 어머니께서 펑펑 우셨습니다. 이유를 여쭙자, 어머니께서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요’라고 답하셨고 저와 고객님도 함께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많은 사연들이 모여든 책방골목사진관. 고객들의 추억을 기록하는 일은 그에게 사명감과 행복을 안겨준다. 잔잔한 아름다움이 스며들어 있는 흑백사진을 촬영하는 장호림 대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순간이 ‘오늘’처럼 선명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비 기자  eunb@epeopl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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