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正直)의 초석을 쌓다

이근식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 이사장

  • 입력 2018.10.02 10:43
  • 수정 2018.10.02 14:31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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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다양한 건강식품과 각종 건강 상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 그러나 그중에는 잘못된 건강정보들도 난무해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식품 업계에서 30여 년을 종사한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의 이근식 이사장은 ‘정직화’라는 사명을 지니고, 황칠나무를 이용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토종자원화를 위한 연구
이근식 이사장은 현대사회의 자원을 향한 경쟁상황에 대해 “총성 없는 자원 전쟁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훌륭한 자원을 발굴하고 확보하는 것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걸음이다. 

황칠나무는 두릅나뭇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수다. 크게 자라면 15m에 이른다. 완도군 보길면 정자리에 있는 직경 102cm, 높이 15m의 황칠나무는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황칠나무다. 1994년에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천연기념물 479호가 됐다. 

황칠은 심은 후 8년~10년이 경과하면 직경이 15cm 정도가 된다. 황칠의 채취는 이때부터 가능하다. 다산 정약용의 황칠시에서 “아름드리에 겨우 한 잔”이라고 표현된 바와 같이 황칠의 채취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황칠나무의 수피에서 추출한 수액을 ‘황칠’이라고 하는데 이는 천연도료로 사용된다. 또한 최근 주목받으며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약리작용으로 인해 약용식물로서의 가치도 조명되고 있다. 이근식 이사장은 황칠나무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근식의 황칠나무 이야기」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이근식의 황칠나무 이야기」는 황칠나무의 성분과 약리 작용, 학술연구 현황 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대중들이 황칠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은은한 황금색, 천연도료로의 가치 
황칠나무는 나무의 껍질에서 나오는 색상이 노란빛을 띤다고 해서 황칠수, 황금나무 등으로도 불리어진다. 황칠은 천연도료이기도 하다. 이근식 이사장은 “‘옻칠 천년 황칠 만년’이라는 말이 있다”라고 전했다. 나무나 금속, 가죽 및 유리 등에 바르고 햇빛에 말리게 되면 황금색이 나타난다. 황칠은 목공예 제품을 제작하는 경우 칠을 하는 용도로 오랜 옛날부터 사용되어 왔다. 다만 생산량이 적어서 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황칠에 대한 기록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례로 아담도손 「대몽고사」 중 칭기즈칸은 "고려의 남쪽 섬에 가면 황칠이라는 나무의 진액이 있는데 그것을 이동식 천막에 칠하여 왕의 권위를 빛내기를 원하니 황칠을 많이 구해오라"고 나와 있는 등 도료로서 황칠의 역사 또한 깊다. 

이처럼 황칠나무에서 추출한 진액은 가구의 도료로 쓰이는 것이 보편적인 사용법이었다. 최근에는 음료 등 식품으로서의 활용법이 알려지며 다양한 먹거리로도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직함의 가치를 담아
“잘못된 건강 상식으로 인해 연간 1조 2백억 이상의 의료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프다면 약을 먹어서 치료하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 건강을 해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근식 이사장은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에서는 기존의 액상 추출물 형태와는 다른,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그 결과 전남대학교 과학생명 기술학부와 함께한 연구개발을 통해 신규균(New Stran)을 이용한 미생물 발효공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를 통해 저온숙성, 12공법으로 오랜 시간 발효시킨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벤처인증 획득
황칠은 서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이근식 이사장은 국내 최초의 황칠협동조합인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조합은 현재 전라남도 생물방제센터에 입주해 있다. 전국 8개 지부로 운영되며 전남의 7개 지부 및 제주·서귀포의 1개 지부로 구성됐다.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은 박사급으로 이루어진 30여 명의 자문 위원들을 통해 황칠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은 미생물을 이용한 황칠 발효액으로 벤처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제조공정을 표준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인 ISO9001 및 ISO14001 인증을 받았다. 특히 본사 관리하에 이루어지는 철저한 생산자 안전관리시스템을 확립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것이 주목된다. 최근에는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해 황칠나무 추출물의 실용화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근식 이사장은 3·1절 대한민국 평화대상 시상식에서 친환경영농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용작물부문(황칠재배)으로 지역사회의 육성 발전을 위해 식품개발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농가의 소득 창출 방안 모색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식품에서도 대중의 선호도는 유행과 같은 흐름이 있다. 농가에서는 수요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공급량의 증가로 인한 가격변동 등의 문제로 인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배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 

이근식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농가의 소득 창출에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독특한 잎의 모양, 특유의 안식향으로 인해 황칠나무 분재는 가정에서 반려식물로 함께 하기에도 좋다. 그는 황칠나무가 반려식물로 자리 잡는다면 상용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되어 농민들의 지속적인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조경전시회의 개최를 준비 중이다. 또한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에서는 산림청과의 협력으로 '토종식물관리사'제도를 실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황칠의 세계화를 위해 
이근식 이사장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황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2019년에 세계황칠축제의 개최를 준비 중이다. 세계황칠축제에서는 황칠을 이용한 제품을 볼 수 있는 공예관과 황칠 관련 식품이 있는 식품관 등 다양한 볼거리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한 황칠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황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역시 마련돼 황칠에 대해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근식 이사장은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의 조합원 6000여 명은 세계황칠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세계황칠축제의 개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에서는 황칠을 100대 수출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황칠 수출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황칠나무가 좀 더 대중화되고, 전 세계로 알려져 농가의 지속적인 소득 창출의 역할과 함께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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