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통한 소통, 한국형 낙농업 일구다

이성종 (주)썬피드 대표이사

  • 입력 2018.08.07 17:55
  • 수정 2018.08.07 18:07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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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소통을 통한 정서의 공유는 우리 사회를 보다 인간답게, 그리고 더욱 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도와준다. 낙농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활발한 재능기부로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는 인물이 있다. (주)썬피드 대표이자 낙농인들의 정보공유 공간인 ‘낙농공감’을 운영하는 이성종 대표를 만났다. 

낙농공감, 낙농인들의 소통의 장이 되다
“날씨가 너무 더운데 소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나요?” 낙농업의 경우 현장에서 그때그때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다. 30년 동안 낙농업에 종사한 이 대표는 이처럼 필요한 내용을 바로 물어볼 수 있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낙농인들의 정보 공유의 장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낙농공감’이라는 낙농인들의 밴드다. 

2014년 7월에 만들어진 낙농공감은 1년 만에 가입자가 1,000명에 이를 정도로 낙농인들 사이에서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주변 낙농인들의 초대가 이어지며 현재 1,800여 명이 가입되어 있다. 국내 낙농가가 5,500여 호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수치는 매우 고무적이다. 낙농공감에서는 2015년 500여 명이 참석한 천안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수차례 행사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정보전달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양학 박사 등 전문가들도 낙농공감에 다수 참여하며 각종 전문자료와 논문도 올리는 등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낙농인들의 교육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이 대표는 최근 낙농공감을 도별로 다시 나눠 근접한 지역의 낙농인들끼리 정기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등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이 대표는 “전국의 낙농 흐름을 바꿔가고 싶다”고 전했다.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로 재능기부, 낙농 컨설팅 제공
“풀은 2㎝로 잘게 잘라서 주시고, 양을 많이 주세요.” 이 대표는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낙농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공대 출신인 이 대표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낙농업의 혁신과 발전을 추구해온 인물이다. 국내 낙농업의 규모는 50만 두로 낙농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숫자는 아니다. 그만큼 낙농의 전 분야에 걸쳐 두루 파악하는 전문가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낙농은 경험에 의해 얻어지는 부분이 크다. 이 대표는 200두에 이르는 소를 직접 키우고 30년간 목장을 운영하며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자신만 알고 있기에는 안타까웠다.  

소에게 먹일 사료를 어떤 비율로 배합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각 목장의 환경과 시설이 다를뿐더러 소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균형 있게 먹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소가 비타민을 섭취했을 때 50~60% 미생물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캡슐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을 섭취해도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경우 비타민 배출량도 증가해 번식률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이 대표는 “권장급여량과 적정급여량은 다르다.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소는 그만큼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더 많이 공급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목장의 표준화 모색 
최근 낙농가의 화두는 ‘원유 거래 표준화 3원칙’에 대한 것이다.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일괄된 원유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쿼터를 임의로 증량 또는 감량하는 것을 금지하고 쿼터초과 분량의 원유가격 통일, 쿼터 거래 시 귀속률을 통일해 적용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다. 낙농진흥회는 올 하반기 ‘원유 거래 표준화 3원칙’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컨설팅을 통해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목장의 표준화’다. 1차 산업인 낙농업이 소비자들이 위생적이고 품질 좋은 원유를 먹기 원하는 만큼 우유 생산과정을 표준화시켜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장의 표준화를 목표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이 대표가 직접 현장에서 겪으며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농가들이 사양 관리를 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결국에는 소비자와 농가 모두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부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기술을 전해주고 싶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낙농 2세들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연구 개발
맛좋은 견과류로 사랑받는 캐슈넛, (주)썬피드는 캐슈넛의 내피를 활용해 사료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캐슈넛의 내피를 원료로 한 사료는 탄닌 성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며 번식률을 높이고 질병을 예방하는 등 다양한 효과로 농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캐슈넛은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된다. 이 대표는 현지 공장을 통해 원료공급을 원활히 하며, 엄격한 품질관리로 우수한 사료를 제조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젖소는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약을 쓰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따라서 기능적으로 우수한 사료를 급여해 약을 쓰지 않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대표는 “30년 동안 소의 유전능력은 높아졌지만 그에 걸맞은 사료를 위한 특수원료는 7,8개 개발되는 데 그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젖소에 맞는 특수원료 3개 품목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유단백 올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몰두
“많은 물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가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게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토종 우유가 가장 좋다는 인식을 높이고 싶어요.” 우유는 그 자체로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한 완전식품일 뿐 아니라, 치즈와 버터 등 다양한 유제품으로 가공되며 소비패턴을 다양화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다. 특히 낙농 분야는 1, 2, 3차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고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인 6차산업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이 가능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꿈은 우유의 유단백 수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유 속 단백질의 함유량을 높이는 것은 현재 업계에서 활발히 연구 중임에도 좀처럼 찾기 힘든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국의 낙농업은 자동화 설비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활용으로 나날이 첨단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2세대 낙농인들의 진출로 인해 활기를 Elf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모두가 한배를 탄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낙농인들이 불필요한 고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연구개발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갖춘 사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유는 지속되어야 할 식품이지요. 모두가 각 분야에서 열심히 해줬으면 합니다.” 수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좋은 사람과 일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싶다는 이성종 대표. 그는 우리나라 낙농의 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낙농인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살린 컨설팅으로 낙농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지키는 품질 좋은 우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성종 대표의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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