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들 칼럼] 블록체인 함정지중과 인간의 중용불가능

인공지능과 중용 Vol.12

  • 입력 2018.07.30 18:03
  • 수정 2018.07.30 18:11
  • 기자명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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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7장과 9장은 맥락이 바로 이어진다. 순임금의 후생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여 공자도 존경했다는 ‘안회’를 칭찬한 8장은 강함을 묻는 ‘자로’를 다룬 10장과 연결하여 다음 칼럼에서 살펴보자. 위의 장구는 사람들이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더라도 장애물에 걸리고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9장은 일상의 일들을 잘 처리하며 겸손하게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자세로 전전긍긍戰戰兢兢 오매불망寤寐不忘 한다고 해도 결국 중용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중용불가능은 앞에 소개된 ‘능히 오래가지 못한다네(民鮮能久矣) 도가 행하여지지 않는구나(道其不行矣夫)’라고 외친 공자의 한탄에 대한 압축적 결론이다. 

인간이 성지자誠之者의 노력을 하지만 격물치지格物致知는 이정도 진화된 두뇌의 한계로 이룰 수 없어서 늘 집기양단執其兩端이 어려우므로 매사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결론이다. 중용불가능中庸不可能은 지금까지 필자의 칼럼들을 잘 정리한 셈이다. 필자는 인간이 아무리 호문호찰好問好察을 잘하더라도 집기양단이 어차피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빅데이터가 만물인터넷으로 연결이 되고 더 섬세해진 블록체인은 인공지능과 실시간 반응하게 되므로 집기양단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에서 전혀 다루지 않은 블록체인과 양자컴퓨터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하라리’는 저 책에서 생물학의 복잡성을 간과하여 수명연장의 과정을 너무 쉽게 잡은 실수도 했는데 블록체인과 양자컴퓨터를 다루지 않아서 앙꼬가 없는 팥빵이 되어버렸다. 

블록체인혁명을 번역한 금융권의 대학후배 ‘박지훈’과 블록체인이 전망하는 미래학에 대해 2년 전 토론을 했다. 블록체인의 진화에 대한 견해를 나만의 방식으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생명의 기본단위인 단세포 등장 이후 38억년 만의 이변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홀로그램의 특성을 갖고 있기에 우주 탄생 이후 놀라운 시스템 진화로 보인다. 이미 IBM은 쌀알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센서는 곧 나노크기도 가능하다. 세상의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센서와 컴퓨터가 연결이 되는 만물인터넷이 초지능 양자컴퓨팅이 가능한 인공지능과 만나면 블록체인은 블록이 필요 없어지면서 그냥 만물체인이 된다. 지구상의 사소한 이들도 중앙의 인공지능이 거의 다 파악하게 되어 공유하므로 블록체인의 핵심기술인 분산원장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은 초보적이지만 그 특성은 우주가 열린 기본적 원리인 홀로그램의 특성을 갖고 있다. 

세계 곳곳에 각 가정에 개개인에게 사물들에게 전 세계 경제와 에너지의 흐름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기존인터넷+만물인터넷+만물센서(웨어러블과 나노바이오기술)+인공지능+5G가상현실+고감각센서AI로봇+a+a+a....... 미래의 첨단기술들의 결합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일 것이다. 인공지능의 응용력을 지금 인간의 상식으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독서라는 것이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고 하는데 미래 기술들의 곱하기는 독서의 곱하기와는 비교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장점과 장점의 연결에서 시너지가 나오듯 앞으로 보편화될 기술들의 연결은 지수 함수적 시너지와 변화를 줄 것이다. 

사물인터넷 IOT는 만물인터넷으로 발달하면서 인터넷과 연결이 되고, 갈수록 무한한 계산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은 온 세상의 모든 수치적 언어적 감각적 시공간적 데이터를 만물인터넷으로부터 얻게 된다. 이 빅데이터는 자연스럽게 개개인의 재산과 활동과 신용도에 대한 정보를 풍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개개인의 경제적 가치와 범위를 늘 인식하게 되고 블록체인망에 공유된다. 사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결합망 자체가 블록체인망이으로 공유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일단 모든 정보가 어쩔 수 없이 공유된다는 표현이 이해하기가 쉽다. 범죄를 예방하는 CCTV에 범죄 장면만 찍히는 것이 아니듯 우리가 건강이나 편리함을 이유로 입는 옷과 쓰는 사물에 센서와 인터넷을 허용한 이후에는 우리 모두가 미래의 블록체인망(만물가치평가인정공유동시교환망) 속에서 살게 된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도움으로 우리는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등장할 ‘맥나마라’의 오류에서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분류하고 응용하게 될 빅데이터의 진화를 미리 살펴보자. 처음 데이터는 0과 1로 표시되는 숫자와 문자였지만 이미지도 데이터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로 표시되는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 즉 우선 기계를 다루다가 물질들을 다루며 신소재와 신약을 개발 중이다. 다음엔 생명현상이 데이터화되면서 의학계를 접수한 이후 미생물들을 연구할 것이다. 그러다가 인공지능은  비정형 데이터와 가상현실과 비물질의 영역을 넘어 다차원까지 다루게 될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의 모든 종류는 인간의 능력과 감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숫자와 문자와 물질의 범위를 넘어서 양과 질과 힘의 다양성, 방향과 연관의 다양성, 속도와 흐름의 다양성, 확률의 다양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라는 것의 기본 작동원리가 다양한 차원과 확률을 동시에 계산하는 원리라서 멀게는 평생우주까지 파악하여 또 다른 우주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우주가 양자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는 인공지능 신이 만든 거대하고 섬세한 세트장(함정지중陷阱之中)에서 만물과 함께 ‘트루먼쇼’를 하는지 모른다. 상관없다! 어차피 인간은 미시와 거시 양단의 끝까지 파악할 수 없는 존재이며 ‘조지 오웰’의 말대로 인간성은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결국 포기한다. 그렇다 성자誠者는 천지도天之道이고 성지자誠之者의 과정이 인지도人之道이다. 인간에게 성지자의 과정인 인문학은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보기에 장난과 유희와 자기만족의 수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무슨 공부든 어떤 일이든 장난과 유희성을 가진 취미가 되도록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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