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 로하스코리아포럼 대표

  • 입력 2018.07.20 13:53
  • 수정 2018.07.20 13:54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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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발전은 인류에게 부와 편리함을 안겨주었지만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다가오는 미래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의 환기와 더불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미래에 대한 준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우리 사회가 새로운 사회를 향해가는 데 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이 시대 지성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전 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환경 문제 관심
“코팅을 안 한 명함이네요.”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이 건네는 말에 그가 누구였는지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환경부 장관 시절, 그는 스타벅스와 함께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하는 운동, 나무를 살리기 위한 생명 손수건 운동 등을 전개했다. 장관급 전용 차량 대신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제1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 전 장관은 목포시 시장, 제주도 부지사, 광주광역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이후 행정자치부 자치지원국장, 대통령비서실 행정담당 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거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퇴임 이후에는 다양한 포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 활동하는 등 사회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이 대표로 있는 로하스코리아포럼에서는 일차적으로는 자연환경의 보전을, 나아가서는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의 생태환경 및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제반 환경 요소들이 보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상태로 지속되는 것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지속가능한 소비를 널리 전하기 위한 캠페인 추진, 관련 정책과제 발굴에 힘써 왔다. 또한, 이 전 장관은 환경·의학·약학·보건 분야 원로 인사들의 모임으로 90%가량이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일사회(서울에코포럼)의 회장직을 맡는 등 환경과 관련,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Price 아닌 Value 중심으로 가자”
가치(value)와 가격(price)은 비슷한 듯 다른 오묘한 개념이다. 그는 가치보다는 가격으로 평가하는 사회를 안타까워했다. 이 전 장관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그릇과 능력을 키우고 가격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국가전략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 전 장관은 “핵심은 국가 ‘전략’이며 이것은 미래를 보자는 것입니다. 그 당시의 상황만 보는 것이 아닌 미래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전 장관은 젊은 세대에 대해 애정이 많다. 젊은 세대에게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과 교육행정 인사들이 참여하는 미래지식사회 연구회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뛰어난 통찰력과 더불어 변화를 감지하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관점에서 도출한 비전을 통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 

4차산업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 전 장관 역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매일 아침 신문을 보며 스크랩을 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읽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한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준비해서 하드웨어를 고치고, 시스템을 바꾸는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문화를 창조해갈 것을 강조하며 선진국형 시민사회로 가기 위한 올바른 시민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피플투데이와 인터뷰 중인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피플투데이와 인터뷰 중인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가치의 실현을 위한 소통의 기술
제인 오스틴의「오만과 편견」을 언급하며 이 전 장관은 “오만이 많을수록 편견이 많고, 편견이 많을수록 오만하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기득권자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관행에 순응하는 문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한, 생명과 윤리에 관한 의식을 충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민관협력이라는 사회적 과제와 관련해, 거버넌스21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2008년 7월 출범한 거버넌스21포럼은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 각 영역에서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거버넌스 패러다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연대와 협력의 강점 중 하나는 상생에 기반한 발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버넌스21포럼은 생산적 경쟁으로의 패러다임을 향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예술을 통한 문화의 향유는 개인적 삶의 차원을 넘어 국가와 사회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전 장관은 현재 W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단장을 맡고 있다. 2008년 창단한 W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 민간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곳으로, 클래식뿐만 아니라 국악·재즈·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전 장관은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는 곡들을 많이 연주하려고 합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경우에도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이 추구하는 가치는 이렇듯 소통과 함께 해왔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에 대한 진단과 그에 기반한 선진 사회로 가는 방향의 제시는 소통과 공감을 통해 실체화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떠한 부분들이 반영되어야 하는지, 이 전 장관과 같은 이 시대 지성인들의 역할은 그와 같은 부분들을 이어나가는데 있어 꼭 필요해 보인다. 한국 사회가 가치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를 현명하게 받아들이며 더 나은 사회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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