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꽃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그리다

“일척필도 천리행보(一尺筆道 千里行步) 인생에서 중요한 깨달음 입니다”

  • 입력 2018.07.18 17:48
  • 수정 2018.07.18 18:56
  • 기자명 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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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의 장인으로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이수자 김석곤 작가.

오랫동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작업해 온 김석곤 작가가 전통을 바탕에 두고 전통적인 제작방식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현대에 맞게 새로운 이미지로 전환하는 실험적 작업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법고창신의 의미에 맞는 전시회의 문을 연 김석곤 작가를 만나봤다.

불교미술의 문을 열다
김석곤 작가는 먼저 불교미술을 시작한 부친의 영향으로 불교미술을 시작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인 소운 김용우 선생이 김 작가의 부친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김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불교미술을 접하게 됐다.

김 작가의 아버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기능보유자였던 월주 원덕문 스님의 수제자로 돈암동 흥천사에 주석하고 있던 스승과 함께 작업하기 위해 스승의 곁인 돈암동 흥천사로 오게 된 것이 김 작가가 6살 되었던 해였다. 

그렇게 김 작가와 월주 원덕문 스님의 첫 만남이었다. 어렸을 때 스님을 본 김 작가는 풍채가 좋고 키가 크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도 스님에 대해서 잘 모르다 대학교를 가면서 덕문스님이 유명하신 화승이구나를 알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통 불교미술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미술을 접목하여, 전통 단청문양에 다양한 디자인을 가미하고, 불상의 실루엣을 이용하여 추상화하고 현대디자인을 첨가하여 옛 기와에 불교적 문양과 불상을 넣어 작품으로 전통의 현대화, 변화와 진화를 시도하여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어렸을 때부터 불교미술을 접한 김 작가는 적성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을 해 대학을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진로를 확실하게 정했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여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김 작가는 불교미술이란 불교의 교리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불교의 역사는 1600여년으로 오래됐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범위는 문화적으로 굉장히 크다. 불교문화 자체가 전통성과 지속성이 있는 문화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생활 곳곳에서 접한다. 박물관, 사찰 등에서도 볼 수 있으며 어렸을 때 접했던 역사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들도 상당수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김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불-금동미륵보살반가상’은 김 작가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여 제작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은 종교가 불교가 아닌 사람도 알만큼 유명하다. 교과서로도 배우기 때문에 대중들은 정확한 명칭은 몰라도 ‘아 저거!’ 라고 말을 할 것이다. 국민들 정서 속에서는 불교문화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종교적 색채 때문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김 작가는 불교미술이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불교미술의 틀을 두고 이미지를 단순화시켜 대중들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을 제작하기 전 ‘불교미술과 전통미술이 왜 대중들에게 접근하기 힘들까? 우리나라 국민들이라면 불교문화의 문화재들은 다 아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문화재들은 사실 불교 조각이기 때문에 불교미술인데, 불교미술이라고 받아들이기 이전에 우리의 문화재로 받아들인다. 

김 작가는 그 생각에서 착안, 그 정서를 회화화 시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불화에서 썼던 문양을 너무 리얼하게 표현하면 대중들이 봤을 때 불교적 색채가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단순화 시켜서 작품을 만들었다. 현대와 전통을 적절히 섞어 제작한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은 유명한 문화재를 모티브로 따와 현대적인 기법으로 만든 예술 작품이다.

예술의 길에서 삶의 철학을 깨닫다
‘일척필도 천리행보’ 선을 긋는 힘이 천리를 걷는 힘과 맞먹는다 라는 뜻이다. 김 작가 인생의 좌우명이다. 성심과 바른 정신으로 작업에 임해야 결과적으로 그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발전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불교미술을 하다 보니 인과응보를 중요시 생각합니다.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것, 작업이라는 것도 자기 작업에서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집중하는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을 제대로 겪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실 하나의 공식과 같다. 인생을 사는 데에 바른 생각을 가지고 모든지 봐야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스스로가 흐트러지게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흐트러져 보인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김 작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노력중이다.

“이렇게 살아야 삶의 뒤끝이 없습니다.” 바른 마음을 먹어야 바른 작품이 나오는 것이 예술의 진리가 아닌가.

“전통미술이 사실은 박물관이나 사찰이나 궁궐 같은 곳에만 있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있는데 사실 그거는 전통을 너무 편협하게 바라보는 시각인거 같습니다.” 김 작가는 현재의 전통미술에 대한 인식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지금은 전통이지만 옛날 그 당시에는 유행일수 있다. 그것이 결국에는 생명력을 갖고 생존을 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전통미술 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전통이라는 것을 밑바탕에 두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며, 전통이 생명력을 갖고 그 다음 세대까지 가는 것이다. 만약에 계속 옛날의 것을 만든다면 이 시대에 전통성이란 없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단청의 제작과정에서 밑그림을 그린 후 초바늘을 이용하여 구멍을 뚫는 천초(穿草)라는 과정이 있는데 천초본을 대고 호분주머니로 두드리면 구멍을 통하여 호분가루가 나오며 문양을 만들어 낸다. 

그러한 이미지를 남색바탕에 금분을 사용하여 용, 봉황, 학, 십장생 등의 여러 문양을 표현하였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작업해 온 김 작가가 전통을 바탕에 두고 전통적인 제작방식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현대에 맞는 새로운 이미지로 전환하는 실험적 작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어 법고창신의 의미에 맞는 전시를 진행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쌍용반자’다. ‘쌍용반자’는 김 작가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외의 작품으로 김석곤 작가의 30년 동안의 작업을 정리하는 자리인 만큼 전통적인 단청과 불화 작품, 그리고 현대적인 작품 등 40여 점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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