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29일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설조스님을 찾았다.
설조스님은 지난달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해 29일째를 이어오고 있으며,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내가 운명하면 잿가루 봉지는 종단이 정상화 될 때까지 단식 투쟁 장에 남겨 달라"고 강경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설조스님 "심정은 처음이나 같습니다. 교단의 변화가 있거나 나의 숨이 멎을 때 까지 단식은 계속할 것입니다."
“애초에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잠자고 있는 대중들에게 잠에서 깨어나 자신들이 지킬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잡초를 뽑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곡식이 힘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붙들어주는 것도 곡식이 힘차게 성장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면 잡초는 자연히 성장을 못하고 눌려버립니다.”
“저의 단식결행이 비단 ‘MBC PD 수첩’ 사태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산재해온 조계종 내의 문제를 더 이상 참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이 방영된 후에도 교단, 총무, 원로스님 등 최고의 지도자들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밥 먹고 호흡만 하는 집단’과 다름없다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상상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교단의 최고위층 행정수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끔찍한 비극입니다. 끔찍한 일을 종식시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고 그것이 단식입니다.”
“부끄러움 없고, 자존심이 없고 악행을 마음대로 행하는 저 사람들의 각성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들의 위세에 눌려 침묵, 방관하는 불자들이 각성해서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지 않고 부처님 제자 된 본래의 소망을 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단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외면당하지 않고 이웃들 정서를 순화하는 종교의 본래기능을 할 수 있는 교단이 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설조 스님의 단식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과 비판 세력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총무원은 지난달 출범한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설조 스님의 단식에 동조하고 있는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정경호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시민단체와 국민행동 연석회의 열고 강령채택을 했다”며 “계속 사회적 동참을 호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 모임·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오는 19일, 21일 조계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설조 스님은 세수 88세로 불국사 주지, 법보신문 사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