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고창신(法古昌新)을 통한 한국 전통불화 가치보전을 위하여

금륜 손광석 불모(佛母)

  • 입력 2018.06.20 16:33
  • 수정 2018.06.20 17:22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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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시골마을 어귀에 볼 수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처럼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정신의 고향인 것이고, 불교문화 또한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손에 이끌리거나 학교 수학여행 · 소풍을 통해 오랜 세월 나의 DNA속에 자연스럽게 그 형태와 색감이 녹아들어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불모 손광석은 전통불화를 계승하고 현대적 심미안에 어울리는 21세기 불화를 그리기위해 동·서양화의 기법을 대학과 대학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하였다. 불화 공부는 간송미술관 최완수 선생님과 용인대학교 이태승 선생님에게 천연석채의 용법과 활용에 대하여 배웠고, 이를 통해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전통문화대학과 교육원에서 전통회화 가치보전을 위해 모사(摹寫)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후학들과 함께 안성칠장사 오불회괘불탱(국보 제296호)모사와 이천 영월암 후불탱 제작을 통해 법고창신(法古昌新)에 몰두하고 있다.

법고창신(法古昌新)통한 작품세계 구축
불모는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전통기법을 익히기 위해 산수화와 화조화 그리는 법을 기초로 흥선대원군, 윤증 등의 초상화 모사공부를 하였고, 고려불화와 조선불화 임모(臨摹)를 통해 전통진채기법을 연구하였다. “전통회화 연구의 시작은 과거로의 여행이다. 이는 선인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현재 남아있는 회화유물을 스승으로 삼는 데에 있다.” 불모는 바탕재와 안료, 설색기법을 이해하기위해 광학적 기기 분석을 하여 얻어진 자료를 통하여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고, 불화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물질인 천연 안료에 대한 이해와 용법을 기본 화두로 삼고 있다. 공부를 지켜보던 몇 몇의 선승들은 주저 없이 소임을 맡은 사찰의 탱화불사를 맡겼으며, 현재에는 제주 관음사 해월당 진영과 이천 영월암 탱화를 천연석채를 사용하여 전통 기법으로 조성을 하고 있다. 한편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새로운 탱화를 그리는 일도 시도 하였다. 이천지역의 도자문화와 불교문화의 융합을 위해 영월암과 불교회관에 조성한 분청 · 상감청자부모은중경도(160x80cm,2015)와 사천왕탱(190x85cm,2015) 평면도자 벽화를 제작했으며, 죽전에 위치한 순천 송광사의 포교당에 조성한 탱화는 불교 경전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복식과 문양 등을 재해석해서 그린 현대적 미감에 알맞은 탱화다. 

수월관음도, 비단위에 천연안료, 120×60cm, 2015
수월관음도, 비단위에 천연안료, 120×60cm, 2015

후학을 위한 선물
불모는 일제 강점기를 통한 문화의 단절을 통감하고 전통기법을 계승하기 위해 “그림의 끝은 완성이 아니라 철저한 기록에 있다. 이것이 현 시대를살고 있는 나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탱화 한 점, 한 점이 끝나면 “바탕재 · 안료 · 설색기법 · 장황(裝幌) · 화기(畵記)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세세히 사진과 기록으로 남기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탱화에 복장한다. 이는 먼 훗날 후학들을 위해 남기는 선배의 선물이다.”라고 하고 있다. 김제 금산사벽화모사, 이천 영월암, 국 · 공립박물관의 각종 모사보고서등과 그의 박사논문「한국 전통회화 모사의 문화적 가치와 방법론」(건국대학교 대학원, 2018) 통해 제작기법을 남기고 있다. 법고(法古)를 통해 문화재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전통기법을 재현하고자 하는 일은 그에게는 아마 운명의 길인 듯하다.

도깨비 방망이, 삼베위에 천연안료, 50×97cm, 2011
도깨비 방망이, 삼베위에 천연안료, 50×97cm, 2011

소원이 뚝딱, 도깨비방망이로 소통하다
최근 해학이 깃든 민화풍의, ‘해피트리, 와 ‘도깨비방망이’ 시리즈는 보는 이들에게 절로 웃음 짓게 하며 희망을 샘솟게 한다. 삼베바탕에 그려진 이미지는 불화의 표현기법과 색감이 녹아들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 하며, 감상자의 소원이 금방이라도 ‘뚝딱’ 이루어질 것만 같은 생생함을 담아내고 있다.“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속물로서 짓는 소탈한 미소 속에 하루, 하루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하면서 웃었다. 불화 그리는 것을 수양의 의미로 삼고 있는 불모로서, 소통의 메시지가 작품을 접하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 

<profile>
간송 미술관 연구원
단월 전통회화 복원모사 연구소 소장
한국 전통문화대학 미공과, 교육원 객원교수
건국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학 박사
문화재 수리기능자 모사공

개인전 및 단체전
1999 제1회 손광석 불교 회화전(용인대 전시실)
2006 제2회 칼라엑스포 기획공모 청년우수작가 선정 손광석 전통진채화전(삼성 코엑스)
2015 제3회 이천 세계도자축제 분청·삼강청자 평면 도자 벽화전(설봉공원야외전시)
2017 제4회 모사를 통하여 옛 법을 익히다(법련사불일미술관)
2017 제5회 손광석 불화전(Milan Art & Events Center)Milano,Italy
2018년 월전미술관 기획 붓다랜드(월전미술관)외 다수

경력 
2015 서산개심사 오방오제위도 23점 모사초본제작
2015 순천 선암사선각국사 도선진영모사본제작
2016 울진 불영사 후불탱 모사초본제작
2017 안성 칠장사 오불회괘불탱 모사본제작
2018 제천 신륵사벽화모사
2018 제주 관음사 해월당 진영 조성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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