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들 칼럼]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와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의 갈등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l승인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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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천명(nature)과 솔성(nurture)의 대결구도에 대해 타고난 본성이 살아가는 환경보다 대략 1대 3으로 힘이 더 약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텔로미어와 건강 조사에서도 타고난 DNA와 후천적 영향에 대해 25%대 75%로 나오며 ‘라이프니츠’도 오랜 관찰의 결과 DNA와 환경의 영향력이 1대 3으로 보인다는 말을 기록으로 남겼다. 아이가 성장해가는 환경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오는 태내각인인 호르몬의 차이와 저 멀리 별빛들이 목성과 수성을 통과하여 몸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자극들로 꽉 차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敎)로 귀결되는 솔성(率性)과 수도(修道)의 갈등과 본성을 따르거나 이끄는 길을 찾는 행위인 교육의 핵심을 찾아보자.

천명에서 DNA의 조합과 타고난 사주와 별자리는 어차피 복불복이다. 부모도 아이도 생명의 본능과 별들의 운행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장남에게 외할머니의 특성이 강한데 차남은 증조부의 모습이 보일 수도 있고 막내는 형에게 돈을 자주 뜯어가는 모자란 삼촌과 비슷할 수 있다. 그래서 이 3자녀는 각기 다른 부모의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나비효과는 커지게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솔성법과 수도법을 연구하여 인문학적 노력을 하기 위해 솔성의 도(道)를 찾아 그 도(道)를 갈고닦을 학당과 학교를 세웠다.

<양육가설>의 저자 ‘해리스’는 <개성의 탄생>에서 솔성과 수도의 논쟁들을 사회관계와 경쟁체계가 성격을 바꾼다고 주장하면서 ‘존 듀이’가 강조한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려는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개성을 만드는지를 다루었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주장은 이미 ‘매슬로우’가 욕구발달 단계에서 소속감과 자존감의 욕구에 해당하는 것이다. 소속감에서 관계를 만드는 방식과 자존감에서 지위를 만드는 경쟁방식이 인간의 개성을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다.

필자는 창의인성의 활성소자라는 말을 지어냈다. 소속감과 자존감의 앞 글자를 따면 소자인데 개성을 만드는 인문적 활성소자(active element)는 누구와 소속감을 맺으려 하는가와 어떻게 자존감을 채우려 하느냐 2가지다. 다시 관계방식(소속감)과 경쟁방식(자존감) 중에서 어떤 활성소자가 가장 강력한지를 생각해보자. 그래야 교육과 건강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초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이너’는 교육은 치료라고 말했다. ‘매슬로우’는 말년에 욕구발달 피라미드를 뒤집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아실현의 느낌과 소속감과 자존감이 없다면 안전과 생리가 위협받는다는 취지를 밝혔다. 건강에 대한 70년 이상의 종적 연구에서도 소속감(관계)와 자존감(성취감)이 장수의 가장 큰 변인으로 증명되었기에 인간들에게 긍정적 개성은 생명과도 같으며 누군가는 그 개성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개성에 목숨을 건 일란성 샴쌍둥이가 있었다. 머리가 붙어서 늘 함께 다니던 ‘랄레흐’와 ‘라단’ 자매는 자존감을 채우려는 욕구가 달랐다. ‘랄레흐’는 대도시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싶었고 ‘라단’은 고향에서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30세를 앞두고 분리수술을 결정한 이들은 죽을지도 모르는 수술 전 인터뷰에서 서로 세계관과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일란성 쌍둥이고 늘 붙어서 살았던 이들은 어떻게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이 달라졌을까? 필자는 이 자매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녀들은 결국 수술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일란성 쌍둥이들의 성격이 같은 상관성은 0.48 정도이다. 중요한 것은 0.52라는 변화를 부르는 수치이다. DNA도 무시하고 개성을 드러내고 삶을 바꾸는 최대 변인에 대한 질문은 “나는 왜 어떻게 나일 수 있는가?”이다.

단세포들도 자극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다르다. 한 배에서 나온 강아지들도 성격이 다르다. 그런데 사람들은 동물들보다 후천적인 변화와 자극을 주는 인문적 활성소자에 더 민감하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몸이 붙어있어도 각자 개성을 찾으려는 본능으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음식과 습관이 바뀌면서 건강나이가 10년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쌍둥이라도 몸과 마음이 달라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인은 자기다움을 이루고자 하는 자존감의 욕구이다. 뇌과학에서도 시냅스 연결 구조를 가장 빨리 많이 바꾸는 물질은 자존감과 호기심의 물질인 도파민이다. 필자는 책에서 시냅스를 도로의 연결망 건설이나 뉴런 간의 연애로 비유했는데, 도파민을 불도저 호르몬 로맨스 호르몬이라고 불렀다. 솔성率性(본성을 이끎)과 수도修道(길을 닦음)의 불도저는 도파민이다.

대한민국은 어떻게 모든 국민들이 개성과 자존감을 찾고 건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도파민국이 될 수 있을까? 답은 다음 칼럼으로 넘기고 ‘버트런드 러셀’의 두 명언을 살펴보자. ‘러셀’은 "로맨스(도파민) 없이 스타일(개성)을 만들 수 없고 스타일 없이 뷰티(아름다운 고수)에 이를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매우 흥미로운 명언을 남겼다. 

“어른(부모나 교사)의 체벌 덕분에 지금 잘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체벌의 부작용이다.” 

저 명언은 체벌이 아니라 도파민과 로맨스가 인성과 인생을 완성해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한국 교육계를 돌아보게 하는 매우 가슴 아픈 말이기도 하다.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체벌의 노예가 되어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주변의 어른들이 체벌보다는 그 아이의 로맨스와 도파민을 더 신경 썼더라면 그 사람은 지금 잘 되었다고 믿는 상태보다 더 잘 되고 더 행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artco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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