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저변을 확장하다

지역 인문학 연구의 선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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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다, 나는 다양함을 담아낸다(I am large, I contain multitudes).' 미국을 대표하는 국민시인 월트 휘트먼의 말이다. 그는 멀티예술가와 같은 사람이었다. 시인으로서 또한 미술, 사진, 건축, 조경, 도시문화의 영역까지 남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한 시인을 깊게 연구하면 여러 이종학문 간의 융합에 대한 영감이 떠오른다고 말하는 교수가 있다. 피플투데이는 신라대학교에서 영미시와 이종학문 간의 융합과 통섭에 대해 연구와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심진호 교수를 만나봤다.

나의 삶, 영문학
1968년생 대구출신의 심진호 교수는 학자와 교육자로 20년이 넘게 살아왔다. 대구한의대 교수를 거쳐 2006년 이래 신라대학교와 인연을 맺고 있다. 그간 신영어영문학회 학술이사, 한국영미어문학회 출판이사 등 다수의 이사직을 역임하면서 2018년부터 부산의 대표 학회인 새한영어영문학회에서 논문심사와 학술연구를 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에서는 19세기영어권문학 편집이사, 한국현대영미시학회 편집위원 등으로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학술지 항목을 구체적이고 엄정하게 평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심진호 교수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최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도 수행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영미시를 사랑하는 일반인을 상대로 '영미시 감상' 소모임을 이끌었다. 또한 재작년부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 시네마아카데미 시네바움에서 매월 한 차례 인문학 강연을 해오고 있다. 심 교수는 시네바움에 남다른 애정을 피력하며 지역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융합 인문학의 공간
심진호 교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국민시인 윌트 휘트먼을 연구해 오면서 학문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영문학을 넘어 학문 간의 융합적 상상력을 강조하게 된 계기는 통섭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심 교수는 영문학뿐만 아니라 미학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영문학이 전공이었던 그는 20세기 미국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즈(William Carlos Williams)의 시를 바탕으로 시와 시각예술을 융합하는 시도를 했다. 새로운 시각의 출발점은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서 비롯됐다. 결과적으로 학계에서도 참신한 논문으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현대 미국시의 출발점이 되는 휘트먼을 연구해오고 있다. 시인의 시를 통해 다양한 이종학문 분야의 깊이를 끌어내는 일은 본격적으로 연구가 되지 않은 분야다. 시인이라고 해서 지식의 깊이가 단순히 문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진호 교수는 "시는 그림처럼"이라는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Horatius)의 유명한 말에서 영감을 받아 시와 미술의 상호 연관성을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심진호 교수는 융합 연구를 바탕으로 『월트 휘트먼과 융합적 상상력』,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즈의 예술적 상상력과 통섭』 등의 학술서를 최근 출간한 바 있다. 월트 휘트먼은 당대는 물론 21세기를 살아가는 전 세계 문인과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휘트먼이 제공한 창조적인 삶과 영감의 폭은 깊고 넓다. 그는 단순하게 영미사회를 대표하는 시인이 아니다. 미술과 사진, 건축, 조경, 도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멀티 예술가다. 다른 학문 영역을 적극적으로 융합해 창의적 상상력을 펼쳤다. 그는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탈 장르적이며 탈 매체적인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날에도 휘트먼은 문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많은 영감을 준다.

도전 속에 길을 묻다
심 교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학제간 인문융합 교육을 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라대학교의 취지에 보답하는 창의적 교양영어 강의를 수행하려 노력중이다. 그는 최근에 텍스트북으로만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지에 익숙한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강의의 절반 정도를 인터넷 매체로 진행한다.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유튜브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유동적이고 광범위한 영상자료는 신세대의 눈높이에 부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교양영어 강좌는 기존의 딱딱한 수업에서 탈피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메리카문화의 이해」, 「영화와 노래로 배우는 미국문화」와 같은 강좌에서 영화와 노래 등 영상자료의 폭을 넓혀 수강생들이 살아있는 미국 문화를 더 가깝고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상호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심진호 교수는 학생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자신을 평가절하하지 않고 자존감을 키워 매사에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말했다.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도전의 씨앗을 뿌려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도전의식이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의 자세임을 말하고 있다. 학제간 인문융합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질적인 교육에도 접목한 심진호 교수. 앞으로 그가 세상에 남길 연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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