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땅 속의 살아있는 역사

재단법인 강산문화연구원 김용탁 원장 이지혜 기자l승인2018.05.31l수정2018.05.3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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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문화재'는 땅 속이나 바다 밑에 묻혀 드러나지 않은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들로 고고학에서는 발굴대상이 되는 유적, 유구, 유물을 매장문화재로 구분한다. 지난 4월, (재)강산문화연구원은 경남 김해시로부터 발굴조사를 의뢰받아 조사하는 과정에 고인돌 유적을 발굴했다. 우리는 선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문화재를 통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된다. 문화재의 올바른 평가와 관심이 더욱 필요한 현재, (재)강산문화연구원의 김용탁 원장의 문화재관을 만나보았다. 

열린 생각으로 한(瀚)걸음을
지난 2015년 개원한 (재)강산문화연구원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전문기관이다. 역사 속 삶의 증거인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발굴조사하며 대중들과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재)강산문화연구원을 이끄는 김용탁 원장은 발굴된 문화재를 보호, 보존, 복원하며 (재)강산문화연구원의 설립 목적에 맞는 학문적인 연구로 민족문화 계승과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고학의 학문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하지만 고고학을 어렵고 무거운 학문으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은 여전하다. 김용탁 원장은 연구원부터 편견의 틀을 깨고자 “젊은 생각, 바른 한 걸음” 이라는 원훈을 지었다. 한 걸음의 ‘한’은 시작과 크다라는 의미를 함축시켰다. 그는 열린 사고방식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나아가는 기관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소개했다. (재)강산문화연구원에서는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원봉사단체인 누리봄자원봉사단을 운영하며, 지역아동센터와 협약을 맺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적과 문화재 및 사찰에 대한 수리·보수정비사업도 병행한다. 

고고학과 첫 만남
김용탁 원장은 1993년, 학부생으로 가야고분중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하게 다뤄지는 김해 양동리 고분 발굴에 참여했다. 대학교 박물관에서 양동고분을 조사하는 수업의 일환으로 갖게 된 기회였다. 그는 가야시대 고분에서 무덤에 들어가 유물을 대나무칼을 이용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파내어갔다고 당시 모습을 회상했다.

"눈앞에서 실제 유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대칼과 붓솔로 흙을 털며 발굴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 희열과 재미를 느꼈습니다. 갑주라는 갑옷을 발견했고 이어 가야토기도 보였습니다. 유적을 발굴하며 선조가 남겨놓은 유물을 발굴 조사했다는 자체로 큰 의미였고 역사를 해석하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김 원장에게 인상깊었던 고고학과의 첫 시작이었다.

김용탁 원장이 전하는 고고학의 매력은 다양하다. 먼저 역사는 문헌자료에 근거해 연구를 하게 된다. 고고학은 문헌에서 제한되지 않고 과거의 유물이나 유구, 유적 자료가 중요한 물질적 자료가 된다. 그 당시 사회를 복원하는 작업을 거치며 역사기록이 없는 시대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어떠한 사회를 구성했으며 사회조직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문헌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영역을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다. 이를 통해 고고학은 역사적 발견에서 나아가 인류가 살아가며 변한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탐구한다. 인문학적 요소 역시 고고학에 담긴 정신이다.

가야문화를 밝히는 열쇠
고고학계에서는 김해지역에 대해 대성동 고분군을 비롯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물이 많다고 예측한다. 또한 가야사복원사업으로 가야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학술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신라 백제 고구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비중과 미진한 연구로 가야는 문헌기록 자체가 희소하다. 김 원장은 앞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으며 문헌이 가진 한계성을 고고학으로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최근 가야고분에 대한 유네스코등록 추진 과정도 진행중이며 활발한 발굴조사가 진행중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성과들이 빛을 보길 바라며 대중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용탁 원장은 경남발전연구원을 거쳐 한국고환경연구센터에서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이 기관은 고고학과 자연과학의 학제간 연구를 목적으로 탄소연대측정과 같이 자연과학적분석을 수행하는 연구기관이다. 유적의 연대를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알아내고 지형에 따라 유적이 형성되었을 당시의 지형과 이전의 지형, 이후 지형 발달과정 등 유적과의 관계에서 유적의 자연환경을 분석하는 분야이다.

유적이 형성되었을 때 자연환경은 큰 역할을 담당한다. 고고학에서 유물을 분석할 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연과학분석은 환경고고학과 지질고고학 분야들로 나뉜다. 이러한 분야를 연구하는 기관에서도 경력을 쌓으며 견문을 넓혔다. 김 원장은 환경고고학과 가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가야문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중의 문화는 역사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물이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김용탁 원장은 역사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줄어드는 고고학과와 전문인력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취업이 우선인 사회분위기에 인력양성이 쉽지 않지만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며 고고학이 더욱 주목받는 시대를 그려본다. (재)강산문화연구원은 올해 지자체에서 운영중인 다양한 가야사 복원 사업에 일조하고자 한다. 지속적인 연구와 뚜렷한 철학으로 전진하는 김용탁 원장이 (재)강산문화연구원을 통해 민족문화와 사회발전에 큰 획을 그리길 기원한다.


이지혜 기자  arajee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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