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을 가능으로, 아름다운 기적을 선물하다

대한의수족연구소 이승호 소장

  • 입력 2018.05.14 17:23
  • 수정 2018.05.14 17:49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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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원남동에는 누군가의 새로운 삶이 탄생하는 따스한 공간, 대한의수족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소장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국내 의수족 제작업계를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이자, 장애인 관련 법제화 촉구 등 활발한 사회활동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삶의 희망을 선물한 봉사의 시작
사연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을 앞둔 아들, 결혼식장에 팔이 있는 모습으로 들어가고 싶었던 한 어머니는 값비싼 의수 가격 앞에서 한없이 망설였다. 이 소장은 무료로 의수를 제공했다. 가을마다 그 어머니는 들깨와 참기름 선물을 보내곤 했다.

무려 900여 명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한 이 소장의 묵묵한 봉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의수족을 제공했으며, 국내를 넘어 에티오피아·몽골 등에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 소장은 “새로운 팔과 다리를 얻은 고객의 표정에 매번 감동 받습니다.”라고 전했다. 
 
사과까지 깎을 수 있는 전자의수 개발···3D 프린팅 의수까지
정교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마디와 주름, 지문과 손톱까지 생생한 의수는 실제 손과 구분이 어려운 수준이다. 200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한국의지보조기학회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의수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며 화제가 됐다. 이 소장이 개발한 전자의수는 컴퓨터식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컴퓨터까지 다룰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의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팔꿈치, 손목,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제품으로 정교한 동작이 가능해 사과까지 깎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ISO 9001, ISO 12001 인증,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확인서를 받는 등 다방면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이 소장은 3D 프린팅 의수의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3D 프린팅 의수가 보편화된다면 의수 가격은 매우 저렴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측이다. 또한, 고장과 부품교환 등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독창성으로 의수족 제조에 큰 획을 그은 이 소장이 3D 프린팅 의수를 통해 어떤 제품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바다.

장애인들의 복지향상 위해 노력하고파
친형과 같던 이웃 형이 월남전에서 팔을 잃고 힘들어하다 목숨을 끊었던 일은 이 소장이 평생 의수족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1999년부터 일부 보조기 및 의수족 구입에 의료보험이 적용되는데, 이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이 소장은 안타까워했다. 이에 더해 전자의수도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입법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정 등을 위해서도 온 힘을 다하는 중이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에 있는 장애인들 또한 돕고 싶다는 것이 이 소장의 바람이다. “장애인 복지사업을 저희의 사명으로 알고 그 역할을 성실히 다할 것입니다.”라고 전하는 이승호 소장. 그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의수족은 장애인들의 팔과 다리가 되어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되어준다. 이 소장이 만드는 의수족을 통해 몸도 마음도 더욱 건강해지고,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아름다운 기적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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