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지물코기, 부와 명예를 담고 삶 속으로 오다

도예가 이태윤

  • 입력 2018.04.30 16:05
  • 수정 2018.04.30 16:14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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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이태윤 작가의 공간, 대부분의 작업은 팔공산 한티자락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이루어지며 시내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이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도자기와 함께 이 작가의 소장품인 고풍스러운 LP판과 오디오, 기타와 카메라들이 어우러지며 방문객들에게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언제까지나 머물고 싶은 따스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이 아늑한 문화공간은 이태윤 작가와 참 닮았다. 

때지물코기 그릇(器)에 앉다展
이태윤 작가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의 독창적인 작품 '돼지물고기'다. 건강과 부의 상징인 돼지와 출세와 해탈의 상징인 물고기를 결합한 작품으로 부와 명예를 모두 담고 있다. 때지물코기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발음이다. 최근 이태윤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도예가로서 '도예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 끝에 현대도자의 작품표현도 중요하지만 그 본분은 그릇에서 시작된 공예라는 것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삶에서 쓰임이 있는, 그릇에 자신의 시그니처인 돼지물고기를 접목하기로 한 것이다. 이태윤 작가의 '때지물코기 그릇(器)에 앉다展'은 대구 이영갤러리에서 5월 1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50여 점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그의 16번째 개인전이다. 

조화상감분청장식 기법 개발
조화기법은 분청사기에 백토 분장한 후에 문양을 선으로 그어 표현 하는 것이고, 상감기법은 성형된 기물 표면에 무늬를 파고 그 속에 다른 재료를 넣어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화기법과 상감기법을 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작가는 바탕에 점상감을 한 후 그 위에 다시 분을 발라 선조화를 그어내는 새로운 느낌의 표면장식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조화상감분청장식 기법은 이 작가가 창조해낸 독특한 영역이다. 

자유로움, 이종융합예술의 새로운 문 열어
독자적인 표현 방식, 다른 소재를 하나로 엮어내는 이태윤 작가는 이종융합예술을 이끄는 인물이다. “보는 순간 누구 작품인지 알 수 있는 정체성 있는 작품세계, 누가 봐도 멋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라는 그이지만, 이미 그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는 대중들에게 '이태윤'이라는 예술가를 뚜렷이 각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음악활동을 하기도 했던 이 작가는 최근 실용음악 강의를 통해 음악을 사랑하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 장르를 뛰어넘는 그의 자유로움이 이종융합예술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것은 아닐까. 그런가 하면 새로운 도전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전통장작가마에서 도자기를 만들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그와 같은 도예가가 있기에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도예의 맥은 이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그의 도예 작품이 우리 삶의 순간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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