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기지를 담은 현대 풍속화의 대가

우원 연세희 화백 박소연 기자l승인2018.03.28l수정2018.03.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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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화란 인간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삶의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풍속화는 사람에 대한 이해, 공감을 담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웃음과 위로를 준다. 대한민국 풍속화의 대가인 연세희 화백. 그의 작품 속에는 여유와 삶의 행복이 묻어난다. 

배우, 가수, 화가··· 남다른 재능 마음껏 꽃피워
연 화백은 중학교 2학년 때 미술 선생님이 풍속화를 그리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해 화가의 꿈을 품기 시작했다. 당시 “무조건 많이 그려보고, 데생 공부를 게을리하지 마라.”라고 하신 미술 선생님의 조언을 그대로 지켰다. 사람들을 관찰하며 크로키를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다. 미술반에서 데생도 계속했다. 그렇게 쌓은 실력이 훗날 연 화백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탄탄한 기본기가 됐다. 열차통학을 하던 당시, 양해를 구하고 여학생 전용칸을 이용하며 스케치를 했던 연 화백은 “그 스케치 여행이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유년시절의 감성은 연 화백의 작품세계에 아름다운 영향을 남겼다. 연 화백은 “고향 청주에 개인미술관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전했다.

▲ 노인과 오케스트라 67x81cm

연 화백은 어머니의 사업 실패 등 사정으로 인해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걸었다. 한국배우전문학교에 영화배우 신성일 씨와 동기로 들어가 졸업했다. 이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서 연극을 전공하며 연극무대에 섰다. 군대를 제대하고 무명가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인 서울시민회관의 무대 감독에게 가수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녹음이 원활하지 못했다. 연 화백은 이 일을 계기로 가수의 꿈을 접기에 이른다. 그의 나이 27세 때의 일이다. 최근 연 화백이 발표한 앨범에 실린 ‘이제 겨우 팔십 살인데’와 ‘고마운 당신’ 등의 곡들은 작사까지 직접 하는 등 연 화백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아낌없이 담았다는 평가다. 그의 탁월한 음색과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이처럼 연 화백은 실로 다방면에 재능을 나타냈다. 이후 대입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연 화백은 1980년 서울 롯데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데뷔했다. 놀라운 재능들은 어느새 그림으로 귀결되기 시작했다. 여느 사람들은 한 가지만 가지기에도 힘든 재능을 모두 갖춘 연 화백의 작품세계는 그래서 더욱 풍성하다. 

▲ 그거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35x40cm

현대와 만난 풍속화에 매료된 사람들
연세희 화백은 대한민국 현대 풍속화의 거장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의 감성은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에 근거한다. 연 화백만이 그릴 수 있는,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위트 있는 작품들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에는 지난날 배우로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던 감성이, 음악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리듬감이 함께 나타난다.  

전통적인 것을 보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삭막한 사회, 인간미가 귀해진 시대에 연 화백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하고 진실한 삶의 단편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어느새 보기 힘들어진 풍속화를 이어가는 연 화백의 열정은 아름답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았지만,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연 화백은 “풍속화에는 민족의 삶과 생활이 그대로 담겨있다. 풍속화를 통해 한국의 정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뉴욕 전시회를 할 당시 교포들이 작품을 보고 고향 생각을 하며 눈물짓던 순간에 느꼈던 벅찬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다양한 바탕 위에 펼쳐지는 창조적인 작품세계
연 화백의 작품세계는 여러 가지 바탕을 통해 다채롭게 구성된다. 한지에 수묵 채색한 작품들을 통해 그윽하고 따스한 느낌을 내는가 하면, 캔버스 위에 채색한 작품은 이색적인 분위기로 단단하게 완성된다. 비단에 색을 입힌 작품은 어찌나 고운 빛을 자랑하는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잊혀가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들을 작품에 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발현되고 있다. 

▲ 골프연습장에서 141x52cm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골프를 치는 한복 입은 노인의 모습은 힘찬 몸짓으로 근심까지 멀리 날려 보낼 듯 유쾌하다. 연 화백은 이렇듯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배경과 등장인물을 근사하게 조화시킨다. 그가 창조해낸 개성 있는 화풍은 삶에 대한 관조(觀照)를 바탕으로 멋지게 펼쳐진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몸을 맡기고 춤사위를 선사하는 역동적인 노인의 모습은 어떠한가. 신명 나는 몸짓은 보는 이들에게도 어깨춤을 추게 할 정도로 행복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많은 방법이 존재하는 이 시대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외로움을 토로하는 이가 많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연 화백의 작품 속 인물들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고스란히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힘이 다할 때까지 그림을 그릴 것이다.”라는 연세희 화백. 형식과 기존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지는 그의 창조적인 작품세계는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며 오늘도 환하게 빛난다. 

<profile>

- 한국미술협회 종로미협 고문
- 1940년 충북 청주생
- 초대 개인전 및 부스전 10회(한국 COEX, 미국, 독일, 중국, 홍콩 등)
- 국내외 초대 그룹전 120여 회
- 한국 현대미술대상전 최우수상 수상
- 미국 Homestead Art Gallery 초대전
- 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상 수상
- 서울미술제 초대작가
- 아세아 현대미술 초대출품(일본)
-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출품(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출품(1995-2000)
- 독일 Berlin 시장 초대전(1999)
- 세계 한의학박람회 초대출품(코엑스)
- 중국 심양 국제미술박람회 초대전(2008)
- 홍콩아트페어 초대출품(2008)
- 독일 Goethe 미술관 초대전
-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한인회 초대전(2008)
- 중국 베이징올림픽기념 초대전(2008)
- 중국 북경 T&G Gallery와 제일성 국제회의 전람센터 동시 초대전
- 국제 베이징 아트살롱 2008초대전(2008)
- 미국 뉴욕 Korea Art Center와 뉴욕 Flushing Open Space Gallery 동시초대권
- 아리랑 TV 토크쇼 출연(2009)
- 한국 나라방송 TV 토크쇼(사람과 사람) 출연
- 현대미술대상전 심사위원 역임
- 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상 수상
- 한국 현대미술대상전 초대작상 수상
- 인사동 이즈갤러리 풍속화 어제와 오늘전(2009)
-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 풍속화 특별초대전
- 경인현대미술관 특별초대전(2011)
- 남북코리아 미술대축전 초대출품(중국 길림성 황미술관) 초대작가상 수상
- 작품소장처: 청와대, UN사무총장실, 아리랑TV, 강화군청, 한성컨트리클럽, 한국전력공사, 양주군청, 경민대학교, 파가니카골프장, 슈프림건설, 차병원, 중부지방 국세청, 웅진출판사 등 국내외 기업 100여 곳


박소연 기자  maybe_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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