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력을 기르자

미래교육포럼 하영철 상임대표

  • 입력 2018.02.07 15:47
  • 수정 2018.02.07 15:49
  • 기자명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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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좋은데 공부하길 싫어한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자녀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보지만 생각과는 다른 결과에 실망하는 부모가 많다. 지능이 높고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월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는 놀이방에 다니던 4살짜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을 통하여 만족지연능력을 실험했다. 4살짜리 어린이들에게 마시멜로를 고르게 했고 ‘하나만 더’ 하고 안타까워하는 어린이들에게 ‘내가 잠깐 동안 나갔다 들어올 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면 돌아와서 하나를 더 먹게 해주겠다. 그러나 참지 못하고 먹어버린다면 하나를 더 먹을 수 없다’는 지시를 했다. 미셸 교수는 당시 놀이방에 다니던 4살짜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과제를 준 후 20분 동안 방을 나가 있었다. 20분을 참아낸 아이들도 있었지만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은 도중에 참지 못해 마시멜로 하나를 먹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10여 년이 지난 후 그때 참가했던 어린이들의 학업 성취도 및 적응능력을 조사해본 결과 20분을 참고 기다렸다가 마시멜로 두 개를 먹은 아이들은 참지 못하고 1개만 먹은 아이들보다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문제행동을 덜 일으키고 특히 스트레스를 참고 잘 해결하는 능력이 높았다.

이들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 온 데는 참고 견디는 자제력, 만족지연능력이라 할 수 있다. ‘자제력은 학습에 60%의 영향을 미친다.’, ‘지능과 학업성취도와는 0.32, 자제력과 학업성취도와는 0.67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자제력이란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알면서도 행하고, 그만두어야 할 일을 그만두지를 못하는 능력이다.

당장 눈앞의 즐거움을 위해 미래의 더 큰 만족을 포기하는 요즈음 아이들이 많이 있다. 자제력을 기르는 일은 어려우나 생각을 바꿈으로써 자신 및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는 노력으로 자제력은 기를 수 있다. 편하고 쉬운 일만 하려는 자는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리는, 20분을 참지 못해 하나를 더 먹지 못하는 자로 공부를 잘 할 수 없고 인생의 성공도 기대할 수 없다. 환경만을 탓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 자제력를 기르는 자녀가 되도록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자제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후천적 학습에 의해 길러지는 능력으로 누구나 노력을 통하여 기를 수 있다. 자녀들이 숙제를 하고 독서를 할 때 관찰해보면 온 정신을 쏟아 학습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사람에 따라 주의집중시간은 다르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일을 오랫동안 열중할 수 없는 본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감정계의 뇌인 편도체가 사고계의 뇌인 전두엽이 추구하는 일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30분간 러닝머신을 타자’, ‘1시간 동안 열심히 숙제하자’,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자’, ‘금연을 하자’는 전두엽의 주장이 ‘힘 드는데 좀 쉬어가며 하자’ ‘하기 싫은 일, 귀찮은 일 하지 말고 즐겁고 쉬운 일만 하자’는 편도체의 요구에 굴복하기 때문에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자제력을 높이려면 귀찮아서 피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감정계의 뇌인 편도체가 약간 불쾌하다고 판단해도 사고계의 뇌인 전두엽이 ‘마땅히 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일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자제력이 떨어져 집중학습을 할 수 없는 것은 쾌감, 편한 쪽으로만 가고 싶어 하는 편도체의 요구에 전두엽이 끌려가 어렵고 하기 힘든 일을 오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제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고계의 뇌인 전두엽의 활동을 강화시키는 활동을 해야 한다. 영유아기 때부터 참고 견디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어린애가 운다고 바로 젖을 주고 안아주며 넘어질 때마다 일으켜주는 부모,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 사주고, 자율성을 길러야 한다며 그들의 행동을 방관하는 부모 밑에 자란 어린이는 어렵고 힘든 일을 쉽게 포기하고 쉽고 편한 일만 하려 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의 적응이 어렵고 지적능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적응능력 같은 비 지적 능력의 약화로 사회생활에 성공을 기대할 수도 없다.

요즘 어린이들, 젊은이들 중에는 쉽고 편한 일만 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학습에 목표와 실천만 있지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찾아보는 정보시대를 맞아 보고 듣는 학습에 익숙해져 기록과 암기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보고 듣기는 쉬우나 기록하고 암기하는 일은 힘든 일로 집중력과 자제력이 요구된다.

공부는 하고 싶고 즐거운 일이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참고 견디며 열심히 해낼 수 있는 힘은 자제력, 만족지연능력임을 생각하고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자녀들의 자제력을 기르는 교육을 하는 부모가 되자.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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