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행복을 향유하는 정크아트

재활용 소재에 생명을 불어넣다

  • 입력 2018.02.05 10:39
  • 수정 2018.02.05 15:21
  • 기자명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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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삶의 방식은 문화를 누리고 즐기는 일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적인 풍요로움과 예술은 그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현재 많은 예술가들이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단면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현대 사회를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산업화의 발달과 함께 늘어난 폐품, 고철은 실험적인 예술소재로 이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난다. ‘정크아트’로 주목받고 있는 G.JUNK의 김후철 대표는 정밀하고 친근한 작품들로 재창조의 세계를 꽃피운다.

창작활동의 시작
현대미술의 특징 중 하나로 손꼽히는 폐기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정크아트(Junk Art)는 1950년대 산업 혁명과 함께 활성화되었다. G.JUNK는 2017년 4월 오픈한 부산의 대표적인 정크아트 전시장으로 김후철 대표의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스틸아트와 정크아트를 결합한 그의 작품들은 폐부품과 볼트등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부품이 재료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이색적인 즐거움을 주는 G.JUNK는 지난 여름 하루평균 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도 100명 이상의 관람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국내를 포함하여 해외에서 찾아온 관광객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문동리의 작업실에서는 전시와 함께 현재도 활발하게 작품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사진 한 장을 보고 다양한 재료의 분류작업을 시작한다. 구상한 작품의 형상에 맞는 부품을 조합 시킨다. 뼈대작업이 이루어지면 조소처럼 점토를 붙이듯이 용접과정을 거친다. 이 후 깨끗하게 다듬고 도장작업으로 마무리한다. 김 대표는 수공예를 더해서 조금 더 세밀한 작업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원본 그대로의 구현이 아닌 상상을 더하여 기존의 모습에서 업그레이드해 탄생한다. 이 모든 과정은 유화실력을 갖추거나 뛰어난 용접능력을 지닌 3명의 지인과 함께 이루어진다.

김후철 대표의 작품은 G.JUNK 외에 부산의 영화의 전당이나 마블익스피리언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영화캐릭터 전시회 시즌2-공룡탐험대’가 열리는 영화의 전당 야외공간에는 2018년 4월까지 김후철 대표의 작품 26점이 두레라움광장과 상상의 숲 공간에 선보인다. 여름시즌에 진행된 프로젝트보다 커진 규모로 실제 공룡크기만큼의 사이즈로 제작됐다. 그 중 티라노 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안킬로사우르스, 랩터는 익숙한 공룡캐릭터로 높은 호응을 자아내고 있다. 캐릭터작품의 특성상 어린이나 청소년층이 차지할 것 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있다. 트랜스포머부터 태권브이까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 아이언맨 시리즈는 3년의 시간을 투자해서 완성된 김 대표의 애착이 남다른 작품이다. 일반 로봇과의 비율에 차이를 두고 5번의 실패를 거쳤다. 총 5점으로 표현되며 전시가 끝난 이후에는 작업실이나 G.JUNK에 올 예정이다.

최고의 캔버스, 정크아트
G.JUNK를 찾은 아이들이 재밌어 하고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대표는 함께 소통하는 가치를 추구한다. 김 대표는 폐품 재활용품을 이용한 작품이지만 완성품은 재활용품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위해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두배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그에게 좋아하는 일에 집중 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점은 마음의 평안을 준다.

마무리작업에서는 페인트로 직접 그림을 그리며 색을 입힌다. 김후철 대표는 정크아트 자체가 좋은 캔버스의 역할을 한다고 표현했다. 질감 표현은 최대한 실물과 가깝게 표현하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김 대표는 다음 전시는 조금 더 넓고 높은 공간으로 여유있게 작품관람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고 싶다고 소망했다.

행복한 사람들
부산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김후철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가족들과 아프리카로 갔다. 아프리카에서 농장을 하며 21년을 계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시작된 현지생활은 가봉과 한국을 오고 가며 6년을 보내게 됐다. 가봉에서 돌조각을 배운 김후철 대표는 조각과 창작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두었고 우연한 계기로 주얼리를 만들며 유통사업으로 이어졌다. 정크아트를 하기전이었던 주얼리 사업은 그에게 금전적인 여유를 주었지만 만족도는 낮았다. 다시 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김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가진 경험들을 떠올리며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인상깊었다고 한다.

항상 행복지수 상위권에 오르는 그들에게 돈은 단지 필요수단이었다. 적은 돈으로 집을 지을 벽돌한장을 사고 가족들과 시간을 가지는 것을 보며 한국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고민을 주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일, 예술활동을 이어나가며 행복의 답을 찾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과 작품으로 소통하며 재밌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본인만의 열쇠를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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