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 첫 訪日

강경화 외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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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의 문신 박안신은 일본에 사절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해적을 만났다. 해적들이 배 안에 뛰어들어와 배 안의 먹을 것과 일본에서 가져오던 귀한 물건을 노략질했다. 사람들은 놀라서 눈만 끔뻑거리고 있는데 박안신이 걸상에 앉아 호위 군사들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해적들이 두려움을 느껴 자신의 배로 돌아갔다고 한다.

박안신의 이야기는 현시대 정치인 모두를 관통하는 일화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이라면 신뢰와 정직, 청렴결백이다. 하지만 박안신의 일화는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배포’다. 박안신은 해적이 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침착하게 진두지휘했다. 당시의 사람들은 ‘배포가 크다’라고 말하며 그의 ‘배포’와 ‘위엄’을 칭송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취임 당시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 외교 지평을 넓혀가는 고민과 함께 소신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취임 후 첫 방일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출처_외교부 홈페이지
출처_외교부 홈페이지

일본과의 정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을 방문해 회담했다. 중국에 가 있는 문재인 대통령 대신 강 장관은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 강 장관의 일본 방문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뜻깊은 방문이다. 불안한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대북 공조 강화 방안이나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강경화 장관의 일본 방문에 큰 기대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경화 장관이 여태껏 여성 인권 및 위안부 문제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7월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별세했을 때 빈소를 찾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강 장관은 위안부 문제에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 같은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렸다.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의 검토 보고서 공개가 임박하는 시점에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기억해야 할 것은 박안신의 일화이다. 박안신이 그 자리에서 휘둘렸다면 일본에서 가져온 귀한 것들을 뺏기고 별다른 성과 없이 한국에 돌아왔을 것이다. 그때 보였던 호기로움 덕분에 박안신은 무사히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일본 방문은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방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일본에 직접 찾아가 한일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는 의견 은 무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곧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의 검토 보고서 공개가 임박하는데 27일 공개될 보고서는 12·28 위안부 합의가 도출되기까지의 경과, 배경 등을 담고 있다. 합의 전후로 피해자 의견 수렴이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적인 내용으로 작성됐다. 정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피해자들과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정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또한 일본에 휘둘리지 않고 박안신이 그러하였듯 우리나라가 원하는 바를 당당히 주장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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