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생활 속 법과학(法科學)

국제법과학감정원장 이희일 박사

  • 입력 2017.12.23 18:55
  • 수정 2017.12.23 18:58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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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쓰고 있는 글씨체 하나로도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법과학감정의 세계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보이는 법과학감정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며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마저 갖게 했다. 국제법과학감정원의 이희일 박사를 만나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나눴다. 흥미롭고 신비로운 법과학감정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각 분야 전문가가 모두 모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제법과학감정원은 명실상부 민간분야 최고의 종합 감정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전국 법원 감정인 등재(촉탁) 감정기관이기도 하다.
국제법과학감정원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전문 연구소를 운영하여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문서감정연구소, 심리분석연구소, 디지털포렌식 연구소, 영상분석연구소, 증거조사감식지원센터 등으로 세분화하여 의뢰인들이 One-Stop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다양한 사안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조직화했다.

국제법과학감정원장을 맡고 있는 이희일 박사는 문서감정분야에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는 국내 최고의 문서감정전문가다. 국방부과학수사연구소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며 닦아온 실력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특히 감정 분야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문자조형학 전공 박사를 취득하는 등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법과학감정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IAI 세미나에서 발표한 2015년 <인영/지문감정을 위한 프로그램개발 연구>과 2007년 <Hi-steam Method를 이용한 닌히드린 잠재지문 현출에 관한 연구>, 저서인 <최신 잠재지문 현출법(ID TECH사, 2004)> 등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법과학감정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될 정도로 관련 분야를 심도 있게 다뤘다는 평가다. 이 박사는 국무총리 표창, 국방부 장관 표창 등 다양한 상들을 수상했다. 특히 2011년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당시에는 오만의 무스카트에서 실시한 현장감식에 법과학전문가로 참여하여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
“증거를 이해해야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욱 효과적인 증거가 되느냐 하는 문제지요. 전문가가 판단한다면, 현장을 훼손하지 않고, 좀 더 빨리, 좀 더 효과적인 증거를 채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뢰인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의뢰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법과학감정원은 민간 종합 감정기관으로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유연성을 발휘해 의뢰인에게 필요한 분야를 조언한다. 그뿐만 아니라 풍부한 경험을 통해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의뢰인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사건 해결에 필요한 전반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시대의 흐름의 따라 재판절차에도 다양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 참여 재판 제도나 소 제기 전 증거조사제도의 도입 등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법과학감정은 더욱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 예컨대 돈을 빌려주고 받는 과정에서의 차용증 관련 분쟁 등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박사는 “자신의 권리는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당사자 간 거래에서 자기의 권리를 보호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필기재로 작성한 서면(書面)으로 주고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라고 전했다. 금전이 오가는 경우 잘 알고 있는 사이라는 이유로 절차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훗날 갈등이 깊어져 오히려 인간관계의 단절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당사자들은 절차 요건들을 정확히 지켜, 장기적으로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문제가 발생해 필적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 과거의 필적이나 현재 필적이라도 다른 다양한 문서 등 가능하다면 비교자료를 충분히 확보한다면 더욱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빠르게 변화하며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 구조 속에서 그 속도에 발맞춰 첨단 기법을 익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국제법과학감정원은 국제감식협회(IAI) 및 (미)사기조사관협회의 Active Member로 최신 국제 세미나 참석 및 기술교류로 감정기법을 습득하고 연마하는 데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중섭 화백 도록 제작 참여, 예술의 가치 보호를 위하여
법과학감정 관련 세미나 등에 참석하다 보면,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꿈을 키우는 중고등학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 박사는 그와 같은 사회적 관심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법과학감정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사명감이 필요하기에 자신의 적성을 충분히 고려해 이 길로 들어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지와 인내심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실에 대해 정직한 자세도 필요하다. 필적 감정의 경우 ‘동일하다’ 혹은, ‘상이하다’ 등의 결과는 모든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되는데, 감정사가 내린 결론에 다른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도록 ‘보편성’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가령, ‘동일하다’는 판단을 했는데, 누가 봐도 달라 보인다면 그러한 판단은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보편성을 가지려면, 숙련된 경험이 절대적이다. 이론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그 지식을 뛰어넘는 감각 역시 필요하기에 법과학감정 분야는 엄격한 도제교육 방식으로 이뤄진다. 감정사 스스로가 다양한 관점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을 쌓아 논리적으로 추리해가는 접근방식도 필요하다.

최근 이 박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미술품 감정과 관련한 업무다. 이 박사는 문화예술학 박사로 문자조형을 전공했다. 이 박사는 현재 한국근대미술사협회와 함께 한국 미술계에 큰 획을 그은 「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 작업에 자문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고 예술가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 역시 이 박사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 하겠다. 법과학감정의 발전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해 권리를 지키고,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간과할 수 있는 단서를 포착해 의뢰인의 권리를 지키고, 진실이 힘을 발휘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희일 박사의 눈부신 행보를 기대한다.

<profile>
-국제법과학감정원장
-전국 법원 등재(촉탁) 문서감정사
-문화예술학(문자조형학 전공) 박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통신민원심의위원회」위원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연구 자문위원
-대한민국 탐정협회 전문위원장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몬터레이 베이 민간조사아카데미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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