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학교 교육만으로는 쉽지 않다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하영철

  • 입력 2017.11.17 13:37
  • 수정 2017.11.20 11:25
  • 기자명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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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폭력, 왕따, 갈취, 자살,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 등 학생들의 비행 사건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지식 위주의 경쟁 교육 때문이라며 학교 교육을 강하게 비판하고,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필요성이 이야기되고 있다.
명문 대학을 나온 똑똑한 사람들이 부정, 부패를 저지르고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잘못된 언행과 행동으로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것도 경쟁을 통한 학교 교육으로 성적만 좋았지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학교에서 인성교육 교재와 매뉴얼을 만들어 지도하면 고운 인성을 기를 수 있다는 생각에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인성은 학교에서 교재나 매뉴얼을 만들어 교사 주도하에 의도적으로 지도한다 해서 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간의 도덕성은 선천성과 사회적 학습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일생을 살아갈 이야기의 초고를 쓰고 태어나 사회적 학습을 통해 초고를 수정, 보완해 자신의 이야기를 써간다고 한다. 

고운 인성, 도덕성의 생성 요인을 찾아보면
첫째, 자녀들은 부모의 양질의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나야 한다.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지능, 건강, 취미, 성격, 신앙심, 정치 성향 등을 기질적 특성으로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태어나서 살아가기 이전에 엄마의 뱃속에서 이미 인성이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 인성은 사회적 학습을 통해 길러진다. 여기서 인성은 성격보다는 도덕성을 말한다. 자녀들의 성격은 기질적 특성으로 후천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도덕성은 사회적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 교육만으로는 어렵다. 인간은 진정으로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렇게 보이는 데 더 관심을 보이고, 처벌의 위험이 눈앞에서 사라지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이기적, 위선적, 독선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을 학교 교육만으로는 쉽게 고쳐나가기가 힘드나 고운 인성을 기르는 학교 교육의 최선의 방법은 찾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기의 도덕성은 의도적 학습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우쳐 배운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나 성인들은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정치가들이 자기 이익만 취하고 지도자가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부모나 교사가 자녀나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한 청소년들의 도덕성은 길러질 수 없다. 인간은 거울 뉴런에 의해 타인의 처지를 공감하고 자신의 것인 양 받아들인다는 공감 이론을 생각한다면 도덕성은 성인들의 모범적 행동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셋째, 도덕성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의해 이루어진다. 도덕성은 무의식의 뇌에 의한 자동인지 과정이 먼저이고, 의식의 뇌에 의한 통제된 인지 과정은 다음이다. 도덕적인 행동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동인지 과정에 의해 상황에 즉시 표출되어야 한다. 도로에서 갑자기 할아버지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할 때 이성에 의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는 것에 앞서 직관과 감성에 의해 즉시 뛰어가 도와드려야 하고, 지하철에서 어린이를 안은 아주머니를 보고 자리를 양보할까 말까를 생각하기보다는 즉시 일어나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도덕성은 교과서를 갖고 매뉴얼에 의해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터득해야 하고, 가르치는 경우는 반복 학습을 통해 습관화해야 한다.

넷째, 도덕성은 억압에 대한 자유, 피해에 대한 배려와 포용, 부정과 부패에 대한 공평성, 부모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 지도자나 전문가의 권위의 인정, 행복한 삶의 가치를 기르는 것이다. 도덕성은 평등, 인권, 상생만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요즈음 진보 성향 교육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상생, 복지, 평등, 인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는 배려와 공평성, 자율만 있지, 위계, 존경, 충성심이 없기 때문에 오늘날 학교 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진보 성향 교육으로는 진정한 도덕성을 기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생각하고 도덕성의 본질에 맞는 학교 교육을 실천 해 가야한다.

오늘날 학생들의 인권 때문에 교권이 약화되고 생활지도가 사라지고 있은 학교현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고 옆 학생과 잡담을 하고 스마트폰을 봐도 교사가 통제할 수 없는 교육 환경에서는 도덕성은 길러질 수 없다.

인성은 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성격을, 도덕적 관점에서는 인품, 품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성교육이라 함은 성격보다는 도덕성을 이야기한다. 도덕성 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는 안 되며 가정과 사회 교육이 함께할 때 그 성과를 낼 수 있다. 부모가 양질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어야 하고 성인들이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학교에서의 도덕교육은 교과서나 도덕교육 매뉴얼에 의하기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학습 환경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고 느껴 얻어지는 도덕성 교육과 학습 환경이 주어져야 하고, 도덕성은 반복 학습을 통해 습관화되어야 한다.
도덕성은 초등학교 이전에는 타율적으로, 그 이후부터는 자율적으로 교육되어야 하고, 역지사지를 통한 역할 바꿔보기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도덕성은 평등, 인권, 자율과 더불어 충성심, 공경심, 존경심도 함께 해야 할 인간의 특성임을 생각하자.

학생들의 비행이 보도되면 학교 교육을 인성교육이 없는, 경쟁과 비교만 있는 것으로 비판치 말고 인성교육의 본질을 살펴 가정, 사회,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효과적인 인성교육을 실천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하영철

(현)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호남교육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전)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 원장
    광주 KBS 남도투데이 교육패널
저서 <가정교육의 함정-오래>(2013):아동청소년분야 최우수상 수상(문화체육관광부)
    <생각을 바꾸면 학교가 보인다-영운출판>(2011),
    <학습력 증진을 위한 수업의 실제-형설출판사>(2010년)
    <아는 만큼 교육이 보인다.>-V.S.G Book(2009)등 3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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