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과 수학을 동시에 잡다

진정한 ‘사랑’으로 가르치는 일

  • 입력 2017.11.01 11:33
  • 수정 2017.11.02 13:28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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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아이의 평생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렸을 적에 했던 경험들이 삶의 구성요소들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계영희 교수는 유아교육과 교수로 활동하며, 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님이 될 학생들에게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또한 수학과 교수를 지냈던 독특한 이력을 통해서 수학교육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수학과 교수에서 유아교육과 교수로
계영희 교수는 고신대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고신대학교 부설 어린이집에서 자라나는 새싹을 가르치는 원장이기도 하다. 교수로는 28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계영희 교수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원래는 고신대학교에서 수학과 교수로 활동했지만, 폐과로 인해서 유아교육과로 이동하게 되었다. 계영희 교수는 시대의 흐름 때문에 수학과가 폐과한 것은 아쉽지만, 유아교육과로 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학의 끈도 놓지 않고 수학교육과 수학사로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는 대한수학회 수학문화 앰배서더로 활동하기도 하는 등 수학과 관련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EBS <수학이 야호> 프로그램(방송중)에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학과장의 역할 
계영희 교수는 유아교육과 학과장으로, 학생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많이 귀 기울여 듣는다고 말했다. 여름마다 동남아와 남미 등으로 해외봉사를 다니고, 유아교육과 3학년 학생들을 매년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보육원으로 연수를 보내기도 한다. 해외봉사를 시작한 이유는 학생들의 선호가 높아서이다. 해외 경험이 하나의 프로필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신앙적인 소명을 느끼는 부분이 더 크다고 한다. 계영희 교수는 자진해 몽골에서 약 1년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오기도 했다. 학과장으로서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저 업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 진정으로 교감하는 것은 계영희 교수의 보람 중 하나이다.
고신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하는 학생은 90 퍼센트 이상이 취업을 한다. 대부분 사립 유치원이지만, 임용고시를 거쳐 공립유치원으로 가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인문계 출신이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에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계영희 교수가 수학과를 이미 접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다르게 접근시키려고 노력한다. 고신대학교 부설 어린이집이 있어 학생들의 관찰이나 교생실습은 모두 부설 어린이집에서 이루어진다.
 
EBS <수학이 야호>의 자문교수
계영희 교수는 교내 활동 외에 외부 활동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수학이 야호>는 EBS의 대표아동교육 프로그램으로 <한글이 야호>등 여러 시리즈가 있다. 계영희 교수가 하는 역할은 미리 짜여진 커리큘럼에 따라 작가들이 질문을 하면, 그에 따른 답변을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교육목표를 잡고, 학부모들에게 주고자 하는 내용까지 준비한다.  5~7세 단계의 수학을 수준에 맞춰 전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이다. 계영희 교수는 밤 11시까지 미팅을 할 때도 있고, 대학생들의 방학 때도 계속해서 프로그램이 방영되지만 자신의 자문으로 프로그램이 조금 더 다듬어져 나왔을 때 보람을 느낀다. 유아교육과 교수이자 수학과 교수였던 것이 프로그램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한수학회 활동의 의미
계교수는 70년의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수학회’에서 활동하며 다른 학자들과 함께 수학적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모임을 한다. 수학앰배서더가 되어 초청강연을 할 때 가서 강의를 하기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30년 전에 직접 썼던 석사논문에서 생각을 발전시킨 <수학과 미술>에 대해서 교사연수를 가고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 특강을 할 정도다. 서양의 수학/미술의 역사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고 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던 어린 시절
계영희 교수는 서울토박이로 종로에서 나서 자랐다. 당시 집안에 의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여성들도 많았지만, 아버지는 여자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매번 강조했기 때문에 계영희 교수도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다. 계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피아노를 치기도 하다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기독교 방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나중에 대학교를 수학과로 진학했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처음 가지기도 했다. 비록 수학과에 들어와서 성별로 인한 높은 장벽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장벽을 부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다.
 
신앙, 삶의 동반자 같은 존재
계영희 교수에게 신앙은, 평생을 함께 해 온 동반자이다. 이북에 계셨던 외할머니도 기독교 신자였을 정도로, 계영희 교수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신앙은 빠질 수 없는 든든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고신대학교에 교수로 자리를 잡은 것은 계영희 교수에게는 남다른 일이다. 고신대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기독교 학교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소명을 고등학교 시절부터 깨닫고 온다고 한다. 그래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사랑’이다. 계영희 교수는 유아교육과 졸업생들도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원형사관 학설 계승해 다양한 연구 진행 예정
계영희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학과 교육을 접목한 일들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은사인 김용운 교수의 원형사관 학설을 계승하려고 한다. 원형사관 학설이란, 원형은 민족의 성격을 뜻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원형사관을 토대로 현재 일어나는 일들,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국제사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계영희 교수는 원형사관 학설을 통해서 한중일 유아교육과 기독교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계획 중에 있다. 평생 학자이며, 또 교수이기도 했던 계영희 교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모두가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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