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유승민에 손내밀어 드디어 맞손잡나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 움직임 당내 찬반 분분…야권 중심 통합논의에 민주당 초조한 기색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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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통합서 유리한 고지 선점전략 분석도 
내년 6월 지방선거 두고 발 빠른 물밑 작업 시작 분석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움직임이 거세지며 국민의당 지역위원장들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등 당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드디어 맞손을 잡을 것인지를 두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해 유승민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추진 중인 김무성 의원 등과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고 공표해 사실상 결별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이로써 유승민 의원은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는 판단이다. 제1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역시 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적극 주장해오던 찰나였으나 국민의당의 바른정당에의 통합 논의 제안에 셈이 복잡해졌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은 야권 중심의 통합 논의에 초조한 기색이 확연하다. 이러한 정가 움직임을 두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대비한 발빠른 물밑 작업이 분주하다는 평들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가 점화되자 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바른정당’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정계개편 양상이 대두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바른정당 내에서도 통합파와 자강파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합당 논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먼저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였다. 두 당의 합당은 ‘보수 통합’이라는 명분이 있는 데다 양당 3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실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통합이라는 의견도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앞선 9월 안철수 대표 취임에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7%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 후 지지율이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상존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한 갈래였던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주요 법안 처리에서 협력하는 등 정책연대를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는 민주당이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구상한 개혁입법연대에 국민의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여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는 앞선 10월 18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격회동하면서 점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승민 의원도 이은 19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련한 견해를 긍정적으로 밝혔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본래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에 동참하고자 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에 통합 논의가 이어지면 한국당에서도 동참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유승민 의원은 이처럼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긍정적 견해를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견해 차이를 보여 선긋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이 안보 문제에서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 개혁보수의 뜻과 가치가 통합의 유일한 원칙이다.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 오는 11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가 된다면 우선 당의 지지도를 높이고 당을 지켜내는 게 최우선 목표다. 다른 (통합) 논의들은 그 이후에 생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당의 가치를 공유하는 세력과 통합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추후 논의하자는 것에 방점을 찍어왔다면 유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맥락상 선긋기의 성격이 강해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후 안 대표 측에서 통합 논의를 제안한다 하더라도 안 대표가 구상하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 만만치 않은 난관이 있을 것을 예고하는 부분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두 당의 통합을 두고 정치권은 여러 갈래로 분석한다. 자강파의 입지가 좁아졌던 상황에서의 출구 전략이라는 견해가 공통적이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 제안이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최근 통합파와 한국당의 통합 논의에서 통합파가 한국당에 거의 조건 없이 복당을 추진했기 때문에 통합이 진행된다면 거의 ‘명분 없는 복당’이나 마찬가지였다. 돌아가봤자 아무 힘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다가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회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 된다. 또 국민의당의 끼어들기로 제1당이 되는 것을 목표로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던 자유한국당이 바짝 긴장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있어서 이전과 달리 목소리를 더 낼 수 있게 된다. 유 의원도 이걸 꾀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통합파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파 역시 뜻을 모은다면 한국당이든 국민의당이든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게 될 것이다. 

다수의 정치평론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한국당과의 통합보다는 나은 카드라며 긍정적 견해를 드러낸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유 의원의 자강파가 한국당과의 통합을 원하는 통합파에게 완전히 밀리는 기세였다. 그대로 있었다면 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반쪽 정당이 될 뻔했는데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유 의원에게는 상당히 잘된 부분이다. 아직 한국당의 혁신이 미흡한 상황에서의 통합은 바른정당에게 더 불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가운데서 유 의원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 한 명만 빠져도 원내교섭단체가 허물어지고 급속히 정치적 영향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은 것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의 통합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가도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두 당의 통합을 두고 이견들도 만만치 않아 국민의당은 몸살을 앓고 있다. 유성엽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비판이 이어졌고 원외 시도당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두고 10월 22일 열린 간담회에서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유성엽 의원은 “왜 국정감사 와중에 지역위원장 일괄사퇴니 바른정당과 통합논의니 이런 중요한 문제들이 거론되는지 매우 성가시고 걱정스럽다. 우리는 작지만 단단한 당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메신저창에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정동영 의원도 “합의되지 않은 정체성 변경은 분당을 야기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당이 갈 길이 아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지금은 개혁연대·민생연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바른정당과의 가치연대와 정책연대는 필요하고 시급하다. 이를 토대로 한 선거연대도 추진할 수 있지만 통합은 신중해야 한다”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자강파의 수장격인 유승민 의원이 그동안 회의적이었던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관심을 보이며 정치권은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선택적 전략이라는 분석과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상황적으로 한국당과의 통합보다 낫다고 여긴 것이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며 자연스럽게 민주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처럼 야권 중심의 정계 개편 움직임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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