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를 찾는 것이 경쟁력, 애기 구슬봉이를 보며 깨닫다

  • 입력 2017.09.11 16:25
  • 수정 2017.09.11 16:27
  • 기자명 정정수 조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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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로부터 “제일 좋아하는 꽃이 어떤 꽃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런 질문은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데, 모든 것에는 좋은 점이 있어서 장점들이 각각 다를 텐데 어떻게 하나만 고르라는 것인지?
 냉장고나 TV같은 가전제품은 제조회사가 장점을 들어가며 광고를 해도 그 중 하나만 골라야 되는 것이겠지만 정원에서 기르고 있는 꽃들 중 하나만 고르려니 다른 꽃들에게 미안하기 그지없다.
“애기구슬봉이” 이렇게 앙증스러운 별이 풀밭에서 함께 살다니...... 그렇다. 5cm도 안 되는 키에 새끼손톱의 1/4크기의 청보라색꽃(청색으로 보이지만 보랏빛이 살짝 감돈다)을 처음  풀밭 속에서 발견했을 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태어난 꽃으로서 손색이 없다. 내가 이 작은 꽃을 제일 좋아한다고 해도 그 가치가 충분하며 애기 구슬봉이는 풀숲에 숨어 몇몇 애호가들 외에게는 자기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보물찾기를 위해서 근처 위치정도는 알려줘야 한다면 숲속 양지바른 곳에서 가끔 발견되며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무덤가 잔디밭 속으로 꽃샘추위가 끝날 무렵쯤 찾아볼 수 있는데 새끼손톱크기의 구슬봉이와 그보다 조금 큰, 큰 구슬봉이를 만날 확률이 더 높다.
잔디밭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서 잡초를 찾으려 해서는 효과적이지 않다. 그러면 잡초를 찾지 않고 어떻게 하란 말인가? 라는 당연한 질문을 던지겠지만 나는 잡초를 찾지 않고 잔디 이외의 것을 찾아 제거한다. 이것은 얼핏 생각하면 같은 이야기를 달리 하는 것 같지만 많은 차이점이 있다.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가 작은 꽃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꽃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으로 발견된 것이 아니라 너무나 풀색이 아닌 것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발견되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조금 더 설명한다면 미술을 하는 사람들은 개성있는 작품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남과 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를 찾으면 그것이 남과의 차이점이고 개성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모든 것이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에서 그 목표를 찾을 때 성공이라는 결과에 더 가까이 간다. 잔디 속 잡초가 너무 비약했을까? 모 자동차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울은 꼭 외제차 같다는 느낌이 들만큼 디자인이 남다르다. 이런 느낌은 유럽의 어느 나라에 가져다 놓아도 외제차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디자인이다. 이것은 세계의 어느 차와도 비슷하지 않은 자기를 찾은 자동차이므로 수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 자명하다.

<프로필>

서양화가, 조경디자이너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

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예술감독
   전주기전대학 예술조경과 교수
   아침편지문화재단 명상센터 예술총감독
   한국미술협회 정책연구소 소장
   올갤러리 관장

2010 대한민국 신한국인 대상
2008 세계조경가대회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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