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영화 <군함도> 왜 비난받는가?

왜곡된 '군함도'의 진실

  • 입력 2017.09.03 16:31
  • 수정 2017.09.04 12:59
  • 기자명 이지윤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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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에 개봉한 영화 <군함도>는 1000만 관객을 넘을 것이라는 초반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흥행 보증 수표라고 불리는 '황정민'을 비롯해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캐스팅에 성공 했지만, 화려한 라인업과는 달리 결과는 참담하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객들은 "역사 왜곡이다", "<군함도> 보지마세요" 등 영화에 대한 불만과 실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실제 역사 속의 '군함도'와 영화 '군함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관객들이 말하는 역사 왜곡은 무엇을 뜻할까?

 물론 영화에서 액션같이 역동적인 장면이 빠진다는 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굳이 불필요한 촛불회의 장면이나, 사실과 다른 액션을 넣었어야 할까? 다소 많은 액션 장면으로 '군함도' 피해자들의 실상을 축소했다는 의견도 있다. 개봉 전 '국뽕'(국수주의) 영화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관객들은 실제 피해자들의 실상을 축소했다며 비난했다. 

영화 <군함도> 스틸사진
영화 <군함도> 스틸사진

 '군함도'는 하시마섬 강제징용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실제 군함도는 19세기 1950~1960년대에 미쓰비시 사 탄광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곳으로, 조선인들은 이곳에서 매일 허리조차 펴지 못한 채 석탄채국 작업에 동원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일을 하고, 탈출 중 바다에서 익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초반'에만 소개될 뿐, 중반에는 조선인들은 담배나 술 등을 즈릭고 일본군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야간에 모여 회의하고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역사 장면과 다른 사실에 실제 군함도 피해자들은 물론 관객들도 허무함을 느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영되는 영화인만큼 해외 관객에도 잘못된 사실을 알려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반응도 있다.
 원래대로라면 일제와 조선인 간 대립이 그려져야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조선인 내부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동포인 조선인을 착취하는 인물, 조선과 일본 사이 밀정 같은 인물 등 여러 설정의 캐릭터가 있다. 실제라면 하지 못할 "일본과 대화를 해보자"라는 대사의 등장은 관객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또한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 또한 논란이 됐다. 영화가 '일본은 무조건 나쁘고, 조선인은 착하다'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택하지 않아서 좋았다 등 발언이 비난 강도를 더 높이게 했다. "국뽕 영화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차라리 국뽕이 나을뻔 했다" 등 관객들의 목소리만 커져갔다.

영화 <군함도> 스틸사진
영화 <군함도> 스틸사진

 '실화 그 자체로만 영화를 제작하느냐,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서 제작하느냐'는 역사 영화에 항상 뒤따라오는 난제이다. 군함도에 강제징용 된 조선인들은 실제지만, 그들이 탈출 했다는 것은 상상력에 불과하다. 류승완 감독은 '탈출'이라는 상상력이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사실과 다른 영화 구성에 사람들은 정확한 사실을 더 파헤치지 위해 찾아볼까? 영화를 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기대작인만큼 비난도 거세다. 역대 최다 스크린을 확보하면 '스크린 독과점' 비판도 피해갈 수 없었다. 최다 스크린을 확보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수 650만에 그친 <군함도>. 입소문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지만, 입소문으로 흥행에 실패한 '군함도'
 
 일제 강제징용을 비롯한 민감한 역사 문제를 사실 그대로가 아닌 상상력을 추가해 그려낸 시점부터 이미 관객들의 비난은 예고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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