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를 통해 전하는 자동차의 보이지 않는 힘

강민석 민석아뜰리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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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내연휘발유자동차인 벤츠 페이턴트카, F1, 그리고 현대의 포니. 누구나 추억 속에서 한 번씩 담아두는 의미깊은 차가 있다. 의식주와 달리 현대를 살아가며 자신이 타고 싶은 차는 현대인의 꿈과 같다. 하지만, 도시의 도로곳곳을 메우며 다니는 자동차들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낭만적이지는 않다. 정지선에서 신호만 바뀌면 경쟁하듯 앞으로 튀어나가는 차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작업을 통해 승화시키는 작가. 이미 자동차 전문지에서는 익히 알려진 이름 강민석 작가이다. 피플투데이에서는 이번달 문화기획으로 ‘민석 아뜰리에 갤러리’를 내방했다.

작품만큼 매력적인 작가
“예술가=예민”이라는 어설픈 편견을 깨뜨려준 강민석 작가와의 인터뷰 자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유쾌했고 충분한 마력을 느꼈다.  
얼핏 ‘연예인 누구의 닮은꼴’처럼 깔끔한 이미지의 강민석 작가. 그의 작업실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성공한 예술가’의 느낌이 물씬 풍겼지만 그 이면에는 희로애락 중 ‘노애(怒哀)’가 잔뜩 숨겨진 삶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경쟁사회 속 느끼는 감성 표현
그가 평생을 미술에 몸담아 오면서 본격적으로 전업작가로 입문한 것은 석사과정을 끝낼 때쯤이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도시이미지에 관심을 높았고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었던 강 작가는 우연찮게 본인이 찍은 많은 사진에 자동차의 존재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자동차를 중점적으로 관찰하다보니 언뜻 인간의 삶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최근 2년간의 공백은 앞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혼자만의 준비기간이었다. 그 사이 컨디션 유지를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작품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강민석 작가는 전했다. 달리기 시작하면 처음 10분은 죽을 거 같다가도 점차 잡생각이 사라지고 흥분상태를 느끼게 해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에너지를 느끼는 그 자체였다. 부산예술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 등으로 다니며 강의 했고, 최근 사업자를 내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의 작품활동을 선보이고 온라인 바자르도 시작했다. 

'작가가 자생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
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작업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었다. 현재작업실을 마련하기 전에는 비오면 물이 새는 근처 허름한 상가에서 4년 동안 주말도 없이 작업과 강의를 병행하며 사업자금을 모았다고 했다.

그래서, 강민석 작가는“자생(自生)”이라는 한 단어를 매우 중요하게 표현했다.
흔히 사회에서 말로만 듣던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다’라는 말을 현장에서 실감나게 들어봤다.
“사람들은 예술가가 자유로운 직업이라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저 같은 경우 집에 혼자 있으면서도 회사와 같은 커리큘럼을 만들고 시간에 맞춰 일을 하고 있어요. 많은 예술가분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시간을 쪼개 자신의 모든 걸 캔버스 위로 쏟아 붓는 작업을 하고 있죠. 그래서, 누군가는 작품을 두고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작가들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 만든 좋은 작품은 팔기도 아까운 분신이에요. 아깝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선 자신의 작업실에 작품을 둘 수는 없죠. 그 작품 하나로 한동안의 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에요.”

숨가쁜 예술작업장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며 다져온 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경쟁속 앞만 보며 달리던 그의 자동차가 내일은 희망으로 달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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