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예술, 발레

  • 입력 2017.08.25 13:51
  • 수정 2017.08.25 14:49
  • 기자명 강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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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많은 여성들이 어린 시절 발레에 대한 선망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발레를 위한 음악인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발레나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번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최근 부산의 대학들이 무용과를 폐과(廢科)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자녀들에게 학교 교육 외에 다양한 재능을 교육하려는 학부모들의 열의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학교 바깥에서 30여년동안 발레를 교육해온 심현숙 부산발레아카데미 원장을 만나 발레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30년, 기본과 꾸준함으로
심현숙 부산발레아카데미(SB발레아카데미)는 1990년도에 설립되었다. 심현숙 원장은 SB아카데미를 30여년동안 이끌어 왔지만 오로지 교육적 측면만을 바라보며 운영하고 있다. 긴 세월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배출해, SB발레아카데미에서 심현숙 원장과 함께 교육을 맡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도 원래는 이곳의 학생이었다.

SB발레아카데미에서 발레를 배운 학생들은 부산의 여러 학교에 입시를 치룰 때, 이곳에서 배웠다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실력과 품성을 인정받는다고 한다. 어떤 학생은 어린 시절부터 발레를 배우지 않고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예고로 편입하는 늦깎이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SB발레아카데미에서 교습을 받았다는 사실로 면접자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그 호평의 입소문을 타고 울산과 김해에서도 여기까지 교습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도 많다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한 질문에 심현숙 원장의 답변은 부풀림이 없다. 발레 교육과 학원에서 보내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기본적인 것들, 사소한 장점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SB발레아카데미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에게 장점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심 원장은 담담히 답했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연령별로는 유아반과 입시반, 성인반을 모두 운영하고 있지만, 심현숙 원장은 프로그램을 교육적 목적에 맞게 나누어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은 최대 정원이 10명 내외의 소규모 교육으로 이루어져 학생들의 특성을 더 잘 반영해 교육할 수 있고, 집중력 있는 수업을 진행 할 수 있도록 꾸렸다. 또 더 정교한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개인 레슨과 타 프로그램보다 더 적은 정원의 소그룹 레슨도 함께 진행한다.

30년동안 부산의 연제구 연산동을 기반으로 SB발레아카데미를 운영 해 온 심현숙 대표는 이지역의 제일 큰 장점으로 학부모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꼽았다.

백조의 호수를 거닐다
심현숙 원장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예술고등학교 등 지금과 같은 예술교육 시스템이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중학교때 예술교육에 열의를 가지고 학교 내에 무용부를 만든 선생님을 통해 특기생으로서 무용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학교의 지원으로 관람하게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을 보고 발레에 반해버린 심대표는 그때부터 무용인으로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예술고등학교가 없던 시절인 만큼 고등학교는 일반고로 진학했지만, 당연히 대학은 무용 전공을 택해 부산대학교 무용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SB발레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교육인으로 살아가는 와중에도 심 대표는 자신의 발레를 만들어 나가는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발레를 인체역학을 통해 과학적으로 다듬기 위해 대학원에도 진학했고, 동경씨티 발레단, 블라디보스톡 극동대학교 부속 발레학교, 볼쇼이 발레학교 등 일본과 러시아의 여러 발레단과 발레학교를 찾아가며 연수를 거쳤다. 영국 로열 발레 아카데미에서는 자격시험에 합격해 교사로 등록되고 교육을 받기도 했다. 대외 활동 또한 활발해 한국 발레협회 부산지부 상임이사, 한국 발레 학원협회 이사, 부산 어린이 발레단 단장으로도 활동중이다.

심 원장은 학교에서의 교육활동도 계속해 예원초등학교, 낙민초등학교, 성전초등학교 등에서 방과후 무용교육을 맡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연신초등학교에서 정규교과시간에 발레를 가르치기도 했다.

심현숙 원장은 또한 SB발레아카데미의 여러 선생님들, 학생들과 함께 심현숙 발레단을 꾸려 활발히 활동중이다. 후쿠오카 발레단, 일본 아사 발레단, 동경시티 발레단 등과 여러 차례 교류 공연, 합동공연을 열었고, 2009년에는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8박 9일 동안 순회공연을 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일본 아사 발레단과 함께 완전한 무대를 갖추고 장 도베르발(Jean Dauberval)의 고집쟁이 딸(La Fille mal gardee) 전막 합동 공연을 선보였다.

예술은 즐거움이다
BS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입시교육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최근 동향을 묻자, 심현숙 대표는 흉금을 털어놓듯 그동안 고민한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심 대표는 “오랜 세월동안 입시교육을 진행해 왔고, 가르친 학생들이 성장해 선생님이 되거나 발레단의 단원이 되기도 했고 또 성장한 제자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끔 입시만을 목표로 자신을 혹사하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학생을 혹사시키는 학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해 들을 때는 입시교육에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라며 말문을 이어나갔다.

심 대표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발레교육이 학생들에게 체력향상과 체형교정 등 학생들 자신의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하고 있고, 실제 그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발레라는 무용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며 행복해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의 어린 학생들을 만나서 보면, 비슷한 나이의 한국 학생들보다 실력은 좀 덜 가다듬어졌지만 충격적인 것이 있었어요. 춤을 추는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행복하더라는 거죠”

인터뷰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심 원장은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행복하도록, 또 발레를 행복하게 배울 수 있도록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하면서 교육을 맏긴 선생님들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신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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