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에 감성(感性)을 더하다

손맛으로 하나하나 천을 수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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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시작된 리폼과 신발 페인팅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공장에서 찍어낸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신발에 색을 입히거나 옷을 가방으로 만드는 등 소지품에 자신을 담아내길 원한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퍼스널컬러 코디네이터, 리폼전문가와 같이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주는 소비자 맞춤형 직업도 생겨나고 있다. 색다르게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손맛이 느껴지는 패브릭을 선사하며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디자인 소원을 운영중인 조수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주문제작방식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최근 출시한 국내 S자동차회사의 T제품은 주문제작방식의 콘셉트 차량으로 준비되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는 획기적인 공정이다. 대량생산방식으로 일관해오던 국내 자동차 업계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생산 공정을 도입한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나만의 것, 스스로를 잘 표현해주는 제품을 점차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한 패브릭 디자인 업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부산디자인센터에 입주한 조수진 디자이너의 ‘디자인 소원’이다. ‘디자인 소원’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문제작방식으로 제품을 만든다. 조수진 디자이너는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패브릭은 기계처럼 감성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디자인소원의 패브릭에는 손맛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디자인 소원의 자부심은 ‘디자인 소원’의 패브릭 제작방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수진 디자이너는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하얀 천위에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놓는다. 세상에 없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의 손길 하나하나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디자인에 대한 꾸준한 관심 
현대를 살며 사람들은 흔히 꿈이 없는 사회라고 말한다. 심지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선호도 조사 결과 1위가 건물주, 2위가 공무원이라는 답이 나왔다. 이제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은 이미 옛날얘기가 되었다. 하지만 조수진 디자이너는 일찍이 자신의 장래희망을 정했다. 그리고 이를 직업으로 만들어냈다. 
조 디자이너는 중학교에 시절부터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종이의 빈 공간이 보이면 그림을 그렸고, 이를 본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그림 그리는 직업을 권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다 선생님께 걸렸을 때 야단맞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칭찬을 해주시더라”며 그 시절을 추억했다. 
이런 칭찬에 힘입어 조수진 디자이너는 고등학교부터 본격적으로 미술학원에 다녔다. 대부분 고등학생이 그렇듯 그녀 역시 대학 입시를 위해 학업을 위한 미술 공부에 열중했다. 그녀는 “취미 생활이던 그림 그리기와 달리 미술을 학문으로 다루다 보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도 그녀에게는 신선한 배움의 장이었다. 그는 깊이 있는 이론 수업에서 색상 구성과 제품디자인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조 디자이너는 대학에서 섬유염색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색채를 전공했다. 대학시절에는 텍스타일 대회 등 국내유수의 대회에 출전하면서 다양한 공모전 입상 성과를 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이를 이용해 공모전에 출품하는 일련의 과정이 나에게는 즐거움이었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당찬 모습은 스펙을 위해 공모전에 나가는 일반 대학생들의 모습과 상반된다. 그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소년기부터 이어진 미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에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보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창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서울, 대구에서 부산으로
조수진 디자이너는 대구 출신이지만 지금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태어나고 자란 대구에서 일하려 했는데 이상하리만큼 안 되더라, 그러다가 부산디자인센터를 알게 됐고, 입주가 가능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부산에 온 사연을 전했다. 부산디자인센터에 입주해 본격적으로 ‘손맛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처음 제작한 분야는 패브릭 디자인으로 커튼과 쿠션이 위주였다. 대학원 졸업 논문으로 선택한 만큼 패브릭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녀는 “처음에는 크게 잘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첫술에 배부르기는 쉽지 않았다”며 창업 초기의 어려움도 전했다. 또 “혼자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고객들에게 게시물을 보여주는데 어려움이 따랐다”고 말하며 고군분투하던 시절을 추억했다.    

조수진 디자이너는 기존의 일반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 시켜 쇼핑몰로 변경하였다. 쇼핑몰 운영에 대한 일은 독립적으로 혼자서 운영하고 있으며 쇼핑몰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와 가격을 소비자에게 쉽게 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조수진 디자이너의 계획대로 디자인 소원은 천천히 뿌리를 내리면서 러그나 식탁보와 같은 패브릭 제품까지 범주를 늘려갔다. 그러던 중 페인트 회사로부터 홈 인테리어에 필요한 색상을 추천해주는 프리랜서 업무가 들어왔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색채를 전공했던 터라 관심을 갖고 프리랜서 업무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본업인 패브릭 디자인 업무에 지장이 생겨 프리랜서 업무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녀는 개인 시간과 본업에 지장을 주는 일을 계속할수 없었다며 “돈보다 시간과 본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번의 전시회, 이제 그후…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과거보다 문화 수준의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 서울은 서울이다.  아직은 서울이 사회문화적으로 앞서있다고 본다. 부산에서만 활동해오던 조수진 디자이너는 서울 코엑스에서 3번의 전시회에 참여했다. 대구에서 배우고 부산에서 활동한 지방 출신 디자이너로서 서울 전시회에 참여하며 걱정도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전시회는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 그는 “지방에서 진행했던 행사와는 반응이 달랐고, 방송국과 여러 미디어매체에서 큰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후 전시회에 참여해달라는 부탁도 많다고 한다. 

조수진 디자이너는 올해 목표는 진행해온 사업의 안정화와 새로운 시도다. 우선 그녀는 지난해 3월 만들어진 쇼핑몰을 안정권 궤도에 올리고자 한다. 쇼핑몰의 수익성이 안정화된 이후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수진 디자이너와 ‘디자인 소원’에게 긍정적인 기폭제가 될 듯하다. ‘손맛이 살아있는 디자인’이라는 그녀의 철학으로 우리 앞에 독창적으로 나타날 패브릭 제품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디자인 소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dswon.com)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She is...
홍익대학교 산업대학원 색채전공 석사 졸
2010년 2011년 SEOUL DIVING SESIGN FAIR 참가
2010년 세계일보 & 스포츠월드 주최 글로벌시대 신한국인 디자인 부분 선정
2014년 PREVIEW IN SEOUL 섬유교역전 참가
조수진 대표는 디자인 보호를 위해 커튼용 직물지를 특허청에 등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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