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더위에 지친 안방족들에게 추천하는 영화

[대학생 칼럼] 당신을 불편하게 할 영화들

  • 입력 2017.07.29 22:01
  • 수정 2017.07.31 16:38
  • 기자명 장아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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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아시스> 포스터
영화 <오아시스> 포스터

- 오아시스

영화 <오아시스>는 2002년에 개봉하였고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해야할 일은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종두와 공주는 비정상으로 여겨지고 정상적이라는 사람들에게서 차별을 당한다. 둘이 갔던 식당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둘은 비정상으로 여겨졌고 종두의 가족 모임에서도 둘의 사랑은 사랑으로 여겨지지 않고 그저 종두가 공주를 보살피는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심지어 둘의 진정한 사랑도 외면당한 채 그들이 나눈 행위는 범죄이고 강간이고 비정상적인 성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이라는 기준이, 정상적인 것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오는 것들이, 종두와 공주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사실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닐까? 장애인 여동생을 이용해 장애인아파트에 입주해놓고 정작 여동생은 전에 살던 헌집에 내버려 두는 오빠가 정상적인가? 종두에게 차 사고를 뒤집어씌우고 이사 간 후 집도 알려주지 않는 형이 정상적인가?

따라서 <오아시스>는 우리에게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에 대한 성찰 그리고 두 주인공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키워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영화이다. 영상 이미지는 같은 주제 일지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는 바, 캐릭터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이미지는 다양한 시각에서 보지 않으면 오해하기 쉽고 편견을 가지기 쉽다. 이 영화를 통해 이미지가 보여주는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Wag the dog> 포스터
영화 <Wag the dog> 포스터

- Wag the dog

영화 <Wag the dog>은 1998년 09월 12일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로 배리 레빈슨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가 장르가 코미디이고 영화 상영시간이 97분 밖에 안되기에 가볍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언론의 무서움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미디어 정치를 있을 법한 사실로 구성하여 가벼이 볼 영화는 아니라는 말이다. ‘Wag the dog’은 직역하면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주객전도’ 정도라고 한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다지 집중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제목에 대한 힌트를 알 수 있었다.

“Why does a dog was its tail?” “Because a dog is smarter than its tail” “If the tail were smarter, the tail would wag the dog”

위 문장들은 ‘왜 개가 꼬리를 흔들지? 그건 개가 꼬리보다 똑똑하니까. 그런데 꼬리가 더 똑똑했으면 꼬리가 개를 흔들었을걸.’ 라는 의미로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영화에서 대통령과 국민들을 개와 꼬리로 비유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꼬리이며 국민들은 개 인 것이다. 국민은 개의 위치에 있지만 대통령에 의해 쉽게 속아 넘어가고 대통령은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여러 가지 사건들을 재구성하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기도 한다. 결국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은 미디어가 어떤 부분은 대중에게 보여주고 어떤 부분은 대중에게 보여주지 않음에 따라 결과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어떤 사건을 선택하고 배제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은 미디어를 생산하는 사람들뿐 만 아니라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들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 영화를 통해 미디어가 전해주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항상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영화 <송곳니> 포스터
영화 <송곳니> 포스터

- 송곳니

영화 <송곳니>는 2012년에 개봉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다. <송곳니>에서 아버지가 자식들을 훈육하는 방식 중 가장 쇼킹했던 것은 용어를 가르치는 일이다. 용어를 가르치는 일이 뭐가 대수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세상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아닌 다른 의미로 언어를 가르치기에 놀라웠다. 예를 들면 고속도로를 우리가 알 고 있는 고속도로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강한 바람’이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또 다른 훈육방식은 아이들에게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 <송곳니>에서 바깥세상의 동물인 고양이가 집의 정원에 들어오자 남자아이가 고양이를 가위로 해체해버렸는데 그 얘기를 들은 아버지는 만족해했다.

우리가 <송곳니> 같은 영화를 화젯거리로 삼는 이유는 기호에 대한 무관심 또는 무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실재를 다른 사람에 의해 지배당하도록 허락하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버그와 루크만은 우리가 지나치게 학습되어 규범화되고 있음을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어 생활하게 됨을 지적한다. 인간은 인간의 본성과 이기 때문에 어떠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나 조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식으로라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영화 <송곳니> 속의 아버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할 수도 있고, 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는 손과 권력에 의해 통제당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이므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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