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신의 한수'는 없다

이승우 편집주간 / 경영학 박사l승인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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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또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돈을 버는 일이다’ 인생에 서민의 입장에서 돈을 버는 것만큼 힘든 일은 결코 없다. 이것을 쟁취하기 위해 죽을 고생을 겪어야 하고 때론 인격과 자존심까지 팔고 분노를 억눌려야 하는 상황도 필히 경험한다. 사기와 모함, 약탈, 그리고 살인, 전쟁도 따지고 보면 황금, 즉 물질을 놓고 빚어진 이해갈등에서 발단된다. 돈에 대한 소유욕 때문이다. 세계의 패권도 총과 칼의 무기가 아닌 경제력이 좌지우지하는 시대적 변화도 모두 돈의 위력에서 연유한다. 
이른바 돈이 인격이고 존재의 의미가 된지 오래다. 성스러운 종교조차 재력과 건물 규모가 신앙심의 척도며 성직자의 성직 능력으로 규정하곤 한다. 황금만능시대임을 절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솔루션 중의 하나가 투자다. 자본투자에 대한 소득창출이 그것이다. 이는 개인자금의 해외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과포화 상태인 한국 투자여건보다 헐렁한 저개발국가에 대한 시선이 그 투자 유형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유동자금으로 은행금고에서 낮잠을 자던 풍부한 한국인의 개인재산과 기업자본이 해외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수준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본이 한국을 떠나 제3국으로의 이동이 그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넘치는 국내 유동자금을 해외로 밀어내기 정책을 구가하고 있다. 과거 외환관리법에 저촉되는 달러유출도 개인(유학생 기준)의 경우 신고 없이 1백만 달러까지 송금을 자유화시켰다.      

이에 연계시켜 최근 자본을 들고 키르기스스탄(이하 키르기)을 찾는 한국인이 부쩍 늘고 있다. 이른바 한국자본의 엑서더스(Exodus)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유는 키르기가 투자매력국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하면서 풍부한 노동력과 생활물가, 금융의 자유로운 이동을 비롯, 일찍이 민주화된 국가 체계에서 안정된 정치적 상황 등이 한국 자본을 손짓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비단길의 길목을 차지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고 농업잠재력과 광물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다. 중국은 키르기 경제를 휩쓸기 위해 대규모 무료 도로공사를 건설해주고 정치·경제인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매력이 넘치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키르기가 투자의 적격 국가이고 ‘기회의 땅’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앞서 투자를 단행한 한국인의 선임 투자자에서 선행학습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호텔업으로 진출한 모 경제인은 “토지매입에서 건물 완공까지 온갖 경험을 다 해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얼마 전 필자를 만난 그는 “흰머리를 만지며 이것이 고생의 결과물이다”라며 머쓱한 웃음으로 그동안 힘겨웠던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지난해 여름 귀국할 때 기내에서 마주친 모 경제인은 금광개발업에 뛰어들어 수억 원의 손실을 봤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금이나 석탄, 희토류 개발은 대기업이나 정부 공기업조차 쉽게 손을 대지 않는 사업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소액을 투자해서 단숨에 황금을 거머쥐겠다는 발상은 위험하고 성급한 투자 결정임에 틀림없다.    
 
어디 이뿐인가? ‘포스코’가 카자흐 기업과 손잡고 키르기 ‘타쉬쿠모르’ 지역에서 알루미늄-규소철(FeSiAl) 생산공장을 착공까지 했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의미를 부여하는 시그널이다며 지역 경제가 들떠 난리가 났다. 그런데 오리무중이다. 왜 그러할까“

이는 성급하고 즉흥적인 판단과 실행에서 나온 산물이다. 일종의 오판이다. 세계의 부호와 거장, 투자의 귀재인 미국의 워런 버핏은 11세부터 주식투자를 해왔다. 작고한 애플의 빌 게이츠 역시 12세에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일생을 이 분야에 건 사실상 미치광이 된 전문가였다. 

그런데 한국인의 개인투자자본은 현지 시장분석은 물론 언어문화 정부시스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투자를 강행하는 경우다. 답은 뻔하다. 

키르기는 유 무상의 선진국 지원이 쏟아지고 비슈케크 위성도시 두 지역에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풍부한 전기와 토지를 비롯, 유라시아 경제공동체국가 가입에 따른 경제발전은 기대할 수 있다. KFC의 키르기 진출이나 각종 외국기업 보호 제도 마련 등도 매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불편한 행정과 러시아 의존 경제 등은 투자에 많은 제약요소로 작용한다. 제조업의 경우 일정하지 못한 전기전압 사정은 생산라인 설치에 절대적 장애물이다. 

경제학에서 투자란 장차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위해 현재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말한다. 불확실성의 총투자가 아주 부진하고 자본의 감모분조차 보전되지 않을 때 순투자는 마이너스가 된다. 이를 ‘부(負)의 투자’라고 한다. 키르기에 대한 투자는 정치와 경제 등을 오랫동안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분석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성급한 판단은 화를 자초한다. 
그리고 세상은 事不如意(사불여의)이듯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기르기에서 더 그렇다. 

▲ 본지 편집주간 / 경영학 박사

이승우 편집주간 / 경영학 박사  faith823@hanmai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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