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과 특별 사이의 ‘삐침’, 프로젝트 미음

공존과 일상의 가치를 캐릭터 디자인으로 구현하다

  • 입력 2017.07.28 11:17
  • 수정 2017.07.28 14:58
  • 기자명 강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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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 진흥원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10%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성장한 대기업 컨텐츠의 몫이다. 다른 곳에서는 어떤 노력들이 있을까. 젊은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해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프로젝트미음을 찾았다. 한적한 골목을 들어가 마주한 ‘프로젝트 미음’은 작고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장소마다 다른 모습으로 맞이하는 ‘미음’의 로고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를 젊은 분위기로 유도했다.

완전히 네모지지 않은 ‘ㅁ’ 처럼
프로젝트 미음은 캐릭터를 활용한 컨텐츠를 제작하는 젊은 디자인 창작집단이다.
미음은 한글 자음 ‘ㅁ’ 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사각형이지만 ‘삐침’이 있는 모양처
럼 틀에 맞춘 듯 천편일률적인 관념을 벗어나, 프로젝트 미음의 구성원들과 그들
이 맺고 맺을 인연들의 개성과 특성을 존중하고 싶은 정지훈 대표와 동료들의 뜻
을 담았다.

회사의 이름처럼, 미음의 디자인은 평범함과 개성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한다. 사무실 벽면에는 정지훈 대표와 미음의 멤버들이 자연현상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하모닝즈’의 캐릭터들과, 자신들과 같은 스타트업 업계의 특성을 은유해 만든 ‘MIEUM_LIVE’ 등의 스토리텔링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여러 캐릭터와 배경설정들이 붙어 있었다.

정 대표는 “거창한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 소소한 일상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
고 싶어요. 작은 변화는 일상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라며, 일상에서 착안한 캐릭터들을 각 분야에 융합하여 일상에서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는 캐릭터들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또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본 도쿄올림픽의 소개 무대는 충격적이었어요. 피카츄, 마리오, 도라에몽등이 활용되는 모습은 이들이 일본이라는 국가의 아이덴티티까지 보여준다는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예전에 알던 둘리나 하니 같은 캐릭터들은 이미 화석화되어 버렸죠” 라며 소모적이고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부산, 그리고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음’은 올 초부터 스스로를 완연한 사업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투자유치와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애니매이션 등 ‘미음’의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 작업들을 준비중이다. 하반기에는 대중들을 만나러 나가는 일을 시작할 계획이다.

만화가를 꿈꾸었던 소년
정지훈 대표는 서점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에 글이 말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만화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9살부터 줄곧 만화가를 꿈꿨다. 학교에서 모두 만화부 활동을 했고, 만화작가의 문하생으로도 활동하기도 하다가, 다른 표현 방법으
로 견문을 넓혀 보려 디자인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새로 들어간 대학은 적응하기 쉽지 않았고, 정 대표는 자퇴를 결심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만화작업을 계속했고, 기획서를써 내며 활동한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변화하는 모습을 본 정대표는 ‘직접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되어보자’는 결심에 다시 대학으로 향했다.

이후 정대표는 학생회장을 맡거나, 창업동아리를 결정하는 등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이때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꾸미던 것이 인생에서 ‘공존의 가치’를 느낀 생기 있는 시간으로 정 대표는 회상했다. 이후 취직한 영화사 시각효과 팀에서 영화 ‘명
량’의 제작에 참여해 기획업무를 진행하다가 동료들과 함께 ‘프로젝트 미음’을 출발시켰다.

정지훈 대표가 활동하는 부산은 오히려 수도권보다 도시의 발전속도가 느리기에 영감을 주는 곳이다. 부산의 한적한 분위기, 구불구불한 길과 지형,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는 느낌을 정 대표는 ‘촌스러운 멋’으로 표현했다. 부산의 ‘촌스러운 멋’은
정 대표가 만화와 디자인의 길을 걸으면서 오랫동안 추구했던 ‘낭만’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그만큼 사람냄새 나는 골목 골목에서 뜻하지 않게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미음’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시각적인것에 국한되어 있는 디자인의 외연을 넓혀 자신이 만난, 자신이 만날 사람들의 다른 경험, 다른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넓은 범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이야기꾼이자 전달자로 설명하는 정 대표는 이야기의 생명력을 강조하며 프로젝트 미음에서 담아내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가치있는 이야기로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길 바란다며, 마지막으로 도전의 가치를 전달했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서, 사람들은 해답이 있는 문제만 시도하려 하죠, 하지만 저는실패와 성공은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용기로 추구하는 게 있다면, 결국 우리 사회에 좋은 역할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면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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