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생, 행복한 학교

기노택 송곡여자중학교 교장

  • 입력 2017.07.24 17:54
  • 수정 2017.07.24 18:11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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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송곡여자중학교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행복한 학교'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마음껏 꿈을 펼치며 행복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들 덕분에 행복하다. 그 행복의 중심에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기노택 교장이 있다. 송곡여자중학교의 기노택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말에도 우리는 학교로 갑니다
화창한 토요일, 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송곡여자중학교의 교정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친다. 한쪽에서는 송곡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자전거, 축구 등 스포츠 활동에 열중하며 땀을 뻘뻘 흘린다. 다른 쪽에서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하키 연습에 한창이다. 그 외에도 창작무용, 창작 미술, 영어독서, 기초학습반 등 다양한 활동이 이어진다. 토, 일요일에도 자발적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찾는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송곡여자중학교에는 365일 아이들이 머문다. 주중엔 정규수업으로, 주말에는 동아리 활동 등으로 송곡여자중학교의 일주일은 가득하다. 

1992년 창단된 하키부는 송곡여자중학교의 자랑이다. 하키부가 무려 48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는 동안 송곡여자중학교는 명실상부한 하키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의 영예를 안으며 화제가 됐다.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송곡여자중학교에서 배출됐다. 송곡여자중학교의 학생들은 악기 하나쯤은 연주가 가능하다. 가야금, 해금, 장구 등 국악 교육을 통해 ‘1인 1악기’ 연주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전문가, 재능기부자, 대학생 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 강사들은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정해진 수업 시간뿐 아니라 학생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상설 자율 동아리도 활성화되어있다. 아이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자신감을 기르고, 감성을 키운다. 

전통식문화 우수학교 선정
구절판, 진달래화전, 궁중떡볶이...고급 한식 요리클래스 메뉴가 아니다. 바로 이곳, 송곡여자중학교 학생들의 전통식문화 실습 메뉴다. 봄이면 뒷산에 직접 올라 진달래 꽃잎을 모아 어여쁜 화전을 솜씨 있게 부쳐낸다. 구절판의 조화와 맛도 일품이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전통식문화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정체성을 확립해간다. 전통식문화를 알리고자 학생들 스스로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퓨전요리 대회도 개최하며 열띤 경쟁을 펼친다. 송곡여자중학교는 전통식문화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푸르른 잎 뒤편에 보이는 주먹만 한 수박의 모습이 경이롭다. 앙증맞은 토마토, 참외 등 갖가지 과일과 채소가 텃밭에 한 가득이다. 학교 뒤쪽에 위치한 텃밭에는 사이사이 학생들의 반과 이름이 적힌 작은 팻말이 위치한다. 자신이 맡은 작물을 길러내는 학생들의 손길에 사랑과 정성이 깃든다. 좀 더 안쪽으로 걸어가면 '에코스쿨'이라 적힌 아름다운 공간이 나타난다. 갖가지 풀과 나무, 꽃들로 둘러싸인 이곳은 정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계절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풍경 속에서 송곡여자중학교의 학생들은 도심 속 자연을 누린다. 

생일 축하합니다
전교생이 200여 명 남짓 되는 송곡여자중학교. 기노택 교장은 전교생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기노택 교장은 아침 등교, 점심시간, 하교 시간에 직접 나가 아이들에게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오늘 아이들의 표정이 어떤지, 누가 점심을 잘 먹고, 누가 잘 안 먹고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송곡여자중학교의 교장실은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있다. 교장실로 아이들이 들어와 교장 선생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탁자 위에 놓여있는 사탕도 하나 집어서 나간다. 지나가다 그냥 들러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곳, 아이들을 향해 언제나 열려있는 교장실에는 기노택 교장이 기다리고 있다. 교장실 벽면에는 전교생의 이름과 사진이 붙어있고, 아이들 각자의 희망찬 꿈도 함께 볼 수 있다.

송곡여자중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님들은 연 5회 열리는 생일잔치에서 전교생의 뜨거운 축하를 받는다. 큰절과 전통 다례로 축하 인사가 전해지며 생일축하 선물까지 증정된다. 생일잔치를 통해 송곡여자중학교의 구성원들은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인식한다. 

아이들을 존중하는 선생님
송곡여자중학교는 송곡학원의 기독교 정신을 교육의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송곡여자중학교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잘못한 경우 꾸중을 하는 대신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묻고 학생들의 답변에 귀를 기울이다. 지시나 명령이 아닌 '권유'를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기초학습능력을 키워주는 두드림 프로그램은 1:1 또는 1:2 형태로 이루어진다. 개인 지도에 가까운 방식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드림하이 방과후 학교와 미래아카데미는 연중 지속되며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높인다.

송곡여자중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상담 및 심리검사가 가능하다. 위기문제에 대한 개인 상담은 물론이고 진로를 찾기 위한 집단상담도 이루어진다. 중랑교육복지센터, 서울시립청소년 상담지원센터 등 다양한 상담기관과 연계되어 효과적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Wee-Class 프로그램을 통한 또래상담, 미안했던 일을 사과하는 애플데이 등 다채로운 형태의 행사들이 펼쳐진다.

기노택 교장은 “계란의 껍질을 외부에서 깨면 계란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됩니다”라고 전했다. 송곡여자중학교의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 해나가는 법을 배운다. 뒤를 돌아보면 자신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선생님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낸다. 송곡여자중학교의 행복의 비결은 선생님들의 사랑이었다. 오늘도 송곡여자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무럭무럭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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