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용기로 체험을 쌓은 암묵지 고수와 인공지능 전성시대

[고리들 작가의 미래시민칼럼 9] _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 입력 2017.07.24 17:23
  • 수정 2017.07.24 17:26
  • 기자명 고리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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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들 작가
고리들 작가

인공지능은 무한대로 발달하고 있고 사물지능의 섬세함은 분자와 원자의 변화를 감지하는 수준이 되어간다. 인공지능과 사물지능 사이에서 로봇은 점점 인간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갖추어 간다. 사물지능은 두뇌인 인공지능에게 5감의 느낌을 주는 말초신경이라 할 수 있고 로봇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친구가 되기 위한 도구이다. 지금까지 IOT(Internet of Things)는 사물인터넷이었지만 앞으로의 IOT(Intelligence of Things)는 사물지능이다. 사물지능은 모든 것이 기억되고 검증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바탕이 되기도 하지만 인간의 지능적인 일자리를 빼앗는 핵심 기술이다. 사물지능은 지구를 통과하는 중성미자까지 느끼거나 그 밖의 미세함 전자파로부터 에너지를 얻거나 인공지능들의 통신망으로 쓰거나 하는 인간 수준의 발명이 접근하지 못할 경지로 가면서 고도의 연구를 하는 사람들의 신속 정확한 조수가 된다. 
여기서 누가 고도의 연구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 고수가 바로 어려서부터 교과서 밖에서 깊고 강한 체험을 한 암묵지의 달인이다. 앞으로는 암묵지의 달인만이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의미가 있으며 교과서 내 형식지의 달인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에서 놀자리로 밀려난다. 물론 형식지의 달인과 암묵지의 달인의 교집합이 있기에 우리 교육이 최소한의 효용성이 있지만 그 효용성은 인공지능이 형식지를 마스터하고 암묵지에 접근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최근에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음식 자동 주문기 키오스크나 응접로봇들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갈수록 월급을 요구하지 않는 인공지능 로봇들의 효율성은 회사나 집단을 경영하는 측면에서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로봇의 효율성은 결국 저출산 정책의 변화를 부를 것이다. 주거비와 교육비의 상승이 저출산의 원인이었다가 로봇의 발달이 저출산의 원인이 된다. 결국 아무리 영리한 인간이더라도 로봇보다 일을 더 잘할 수는 없으므로 어쩌면 국가 내 로봇의 숫자가 더 국력에 도움이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사람이 사람의 증가를 반기지 않을 것이고 국가라는 울타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유명무실해지면서 인구정책과 생활문화의 변화가 닥칠 것이다. 인구가 줄고 무인차와 집이 결합된 이동식 주거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 친구나 인공지능 애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신적인 인지능력과 동물적 감지능력을 갖추어나가면서 암묵지의 영역까지 넘보는 시대는 반드시 오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더 이상 발달할 필요가 없는 그 시점에 도달하는 과도기가 최소 30년은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과 사물지능 특허에 약한 우리 한국에게는 이 30년이 점점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국부는 빠져나가는데 일자리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30년을 잘 보내면 그 이후 국민행복+민족중흥이 온다.

필자가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책에서 예측했듯이 인간보다 더 인간을 잘 아는 존재와 동거를 시작하게 된 지구 문명의 미래는 결국 밝다. 지식노동과 육체노동에서 해방되어 인간의 본성과 감각만으로 서로 박수를 쳐주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물론 그 공간은 돈을 버는 경제적 공간이 아니라 삶을 살림하는 문화적 공간이 될 것이다. 어느 인공지능이 예측한 미래사회의 인간 동물원은 느낌과 감각이 풍부한 오락+문화+예술+체육의 공간일 것이다. 이 오문예체의 공간은 가상현실 속에 엄청나게 넓은 세상으로 펼쳐지게 된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에 의해 효율화된 진짜 바깥세상은 안전한 효율성으로 소비가 거의 사라지게 되어 경제적 흐름은 온·오프라인에 풍부하게 조직되는 문화공동체나 개인화된 여가문화 소비자들에게 넘어간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 교육을 30년 후의 세상에 맞추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교육은 30년 전에 그 기준을 두고 있는 듯 보인다. 아이들이 원하면 교과서를 벗어나서 신나는 몰입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어른들의 세상에서 첨단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오문예체능 시간이 거의 대부분일 정도로 학교가 변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아예 교실이 없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10대 초반까지는 신체적 움직임이 포함된 체험이 형식지와 암묵지에 모두 좋기 때문이다. 초등교육부터 다양성이 있어야 중학교부터는 형식지에 중심을 둔 고수가 될지 암묵지에 중심을 둔 달인이 될지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는 힘이 생긴다.

얼마 전 남원과 고창의 중학생들을 강의한 전북학생교육원 강당에는 지인용을 갖춘 인재가 되자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공자의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에서 시작된 3가지 덕일 것이다. 필자는 지知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유리하고 인仁은 사물지능과 빅데이터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읽게 되므로 모두 착해지려고 애쓸 것이지만 용勇은 여전히 인간만의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공자의 5덕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보다 신身+용勇으로 쌓는 내공과 암묵지가 지식과 착함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사물지능+로봇 시대에는 지덕체가 체덕지體德智로 순서가 바뀐다. 지와 덕보다 체와 체험이 중요해진다. 지금까지 인류는 스스로 리더라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지와 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우리 몸이 이미 가지고 있거나 몸이 두뇌에 주는 능력에 대해 무관심했다. 앞으로 우리 교육은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서 용기와 즐거움을 고양하고 깊은 암묵지의 내공을 기르도록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 30년 후의 밝은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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