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DNA의 기원과 일본원숭이의 특권의식

[고리들 작가의 미래시민칼럼 8] _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 입력 2017.07.17 12:41
  • 수정 2017.07.17 12:47
  • 기자명 고리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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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빨간 일본원숭이는 온천욕을 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하얀 눈이 쌓인 겨울 산에서 온천에 들어가지 못하는 다수의 원숭이들이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원숭이들은 권력을 차지한 알파원숭이의 애인 수컷이거나 친척들이나 자식들이다. 다른 원숭이가 그 온천에 들어갔다가는 알파원숭이의 보복을 당한다. 온천의 90%가 비어있고 앉기 좋은 가장자리가 있어도 지배층의 잔인한 텃세 때문에 일부 원숭이들이 추위에 떤다. 추위에 떠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채우는 원숭이들의 본능은 부하직원들에게 욕을 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회장들을 닮았다.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은 동물들은 보람을 느끼는 도파민 호르몬과 만족을 느끼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많아진다. 성호르몬도 많아진다. 그래서 권력이 최고의 최음제라는 말이 있다. 모든 동물들은 우월적 지위를 누리면서 만족감을 즐긴다. 
일본원숭이는 그 만족감을 즐기기 위해 힘이 약한 동료들의 온천욕을 금지하고 번식행동도 금지한다. 우리 민족도 과거에는 서얼을 차별했었다. DNA가 다르다고 여겼다. 귀족과 천민을 나누는 서열의식은 동물들에게는 오래된 관습이었고 덜 진화한 인간들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문명의 암흑기에 지구에는 노예제도가 보편적일 때도 있었고 흑인이 타지 못하는 버스와 동양인이 들어가지 못하는 식당이 있었다. 요즘에는 강아지도 함께 들어가도록 배려한 카페와 식당이 있다. 아직도 여전히 원숭이의 두뇌를 짐승처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뭔가 더 누리고 더 가지면서 특권을 즐기려 한다. 그들은 왜 좋은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을 예술처럼 아름답게 만들지 못할까? 기업은 원래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사명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믿음으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특권층의 동물적 서열의식은 우울증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으며 현 공교육 현실과 지도층을 뽑는 제도 등 출세의 구조와 연관된다. 15세 이전의 인간은 이성적 판단력이 자리 잡는 전두엽도 어리다. 그래서 중학교 교실은 동물적 서열의식이 가득하다. 그들은 힘이 강한 짱(일진)을 중심으로 왕따 계급을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이 자기 개성에 맞는 체험교육을 좋아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면 몰입이 되면서 도파민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학교교육이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별 발전과 멀어지면 계층을 나누면서 두뇌가 퇴화한다. 그래서 왕따 문제는 계속된다. 15세 이전까지 중뇌의 동물적 욕구가 억압당하고 흥미와 다르게 영어·수학을 공부하다보면 동물적 욕구가 이성적 생각과 몰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중뇌와 대뇌 사이의 신경망과 혈관이 덜 발달하게 되어 우울증과 감정조절장애를 만든다. 그렇게 자기 공부에 몰입하기보다는 성적과 등수에서 만족을 얻는데 이 과정이 성인기의 고시패스로 이어지게 되면 봉사의 보람보다는 자격증과 학벌과 직급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특권층이 된다. 지금처럼 고위 공직자를 뽑으면, 고시공부 자체를 즐기기보다 결과적 출세를 기대하면서 여전히 일본원숭이 수준의 특권의식에 머무는 두뇌가 많아질 수 있다. 
정경유착으로 기업가들이 고위 공무원들과 친구가 되면서 비슷하게 변해간다. 출세라는 결과를 위해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하게 만드는 평가제도나 편법이 묵인되는 경제활동은 계속해서 동물적 서열화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특권층을 양산하는 제도이다. 책임감과 겸손으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자리에서 동물적 수준의 막말을 하는 사람들을 걸러내려면 교육제도와 평가방식의 진화가 시급하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 인간으로 진화하지 못한 두뇌로 특권층이 된 인간들의 아노미(anomie)현상을 아주 오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들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지배하는 특권의식이 보편적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마드(nomad:이동식 소수 부족집단)였던 인류의 새벽에는 고정된 특권의식이 없었다. 지식과 사랑이 가장 많은 사람이 추장을 했고 사냥을 잘하는 사람은 사냥을 해서 골고루 나눠먹었다. 늑대처럼 권력자가 먼저 뜯어먹지 않았다. 그러다가 각종 숭배 의식이 생기면서 제사장이 신격화되기 시작했고 농경이 발견되면서 도시가 생기고 이후 농노가 생겼다. 특권층은 노예제도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은 노예제를 없애는 공헌을 했다. 언제까지 저런 부끄러운 갑질 아노미를 참아야 하는가. 필자는 인공지능의 진화에 희망을 걸어본다.

고리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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