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고 토론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 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함양해야…

  • 입력 2017.06.27 00:19
  • 수정 2017.06.28 17:34
  • 기자명 김성현 대학생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교육의 현재와 바람직한 방향
목적 없이 무조건 지식을 얻고 정답을 도출하며, 그것을 암기하는 교육방식은 과연 옳은 것일까?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은 애석하게도 앞서 언급한 것과 같다. 국영수 위주의 학습, 그 결과 이어지는 사교육 시장의 포화에 따른 교육의 빈부격차, 지나친 학생들 사이의 경쟁 시스템. 학생들 스스로가 공부의 목적이 무엇이며 왜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를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조차 할 수 없이 그저 현 교육 제도에 순응하며 오로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하여 고군분투 한다. 극심한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습 방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정의를 지녔지만, 대학교는 여전히 교수의 말을 받아 적고 암기하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어 학점을 잘 획득하기 위한 장(場)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新)인재, 세계화 시대에 맞는 능력을 계발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그에 적합한 교육 방법과 시스템은 제자리이고 정체 되어 있을 뿐이다. 단적으로, 대학교에서도 기존의 주입식 교육방법을 학습한 학생들이, 과연 취업시장에 내던져 졌을 때 자신의 생각과 논리, 스스로가 강점을 보이는 능력을 깨닫고, 면접관들이나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어필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다. 정작 함양해야 할 능력 대신 여전히 대학생들은 학점의 노예, 텍스트에 집착하는 수동적인 입장에 놓여 있다.

현재의 교육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급격한 교육의 변화를 모색하자는 제안이 아니다. 그보다, 점진적으로 현재의 주입식 교육 방식 분위기를 탈피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 교육 모델로 평가 받는 타 국가의 모범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교육제도’라고 평가 받고 있었던 핀란드는 2015년 갑작스레 ‘교육 대개혁’을 시행하였다. 개선의 이유는 단순했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 수학이나 역사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현재 국제 사회의 이슈를 주제로 소통하고 학생들이 토론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 내는 교육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또한 교육제도에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방식을 시행하였는데, 이는 한국에서 다소 낯선 모습으로 비춰진다. 유대인의 교육 방법 역시 이와 유사하다. 이곳의 아이들은 어렸을 적부터 ‘하브루타 교육’을 받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경전이나 율법 내용을 토론하고, 부모는 질문자 역할을 하여 아이들의 사고력을 신장시킨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아이들은 ‘왜?’라는 호기심을 가지며 스스로 생각한다.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창의성이 신장되고 이는 곧 개성과 본인의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 즉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에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한다. 앞서 본 두 사례의 공통점은 ‘소통’과 ‘토론’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와 논리를 가지는 것이다. 주입식으로 교육 받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고’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동기부여를 스스로가 찾고 선택하는 위 두 사례는 한국에게도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주입식 교육 노선에서 벗어나 토론식 교육으로 노선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통하고 토론하는 교육 시스템의 도입 필요
현재 여러 기관이나 방송사에서는 대학생 토론대회를 개최하여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한 ‘터전’을 제공한다. 또한 대학교 내에는 토론 동아리나 토론연합 등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는 학생들 스스로가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창의력을 신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이를 기르고자 하는 자발적인 학습 행동이라고 분석된다. ‘토론’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서로 다른 학생들이 찬성과 반대에 서서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근거를 들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말하기이다. 주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 실제 토론에서 이어지는 유연한 사고와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연습은 훌륭한 교육방법의 수단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토론’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지난 3월, 'TVN‘에서 개최한 대학토론배틀7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이외에 많은 토론대회에서 수상경험이 있는 대학생 토론러(Debater) "김정수(22,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학생" 에게 이를 주제로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tvN <대학토론배틀7>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정수' 학생 (tvN 방송 캡쳐 화면)
tvN <대학토론배틀7>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정수' 학생 (tvN 방송 캡쳐 화면)

Q. 토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토론은 ‘주제’를 가지고 있죠.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주제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고 반박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종의 사고의 순환을 경험합니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또한 토론은 주제가 설정된다면, 그 주제를 토론 참여 전에 철저히 내재화 시켜야 해요. 학생들은 왜 수학 공식을 암기해야 하는지, 국어에서 이 문법을 왜 학습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그저 학습하고 있지만, 토론에서는 주제에 대한 학습의 이유가 충분해요. 내 입장과 논리를 위해 학습하고,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의문을 가져보는 일련의 과정. 이는 곧 ‘나’에 대한 이해능력의 향상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고 또, 타인의 잘못된 점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향상도 낳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또한 방향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나 스스로가 충분히 숙고해본 뒤, 이건 잘못된 거였구나. 저건 옳은 거였구나. 라는 충분한 사고의 과정들이 향후 개인의 선택과 학습에 대한 방향을 정해준다고 생각해요.

Q. 토론식 교육이 도입된다면 예상되는 장점은
A. 앞서 말씀드린 것들의 연장선이에요.(웃음) 자꾸 현재의 교육과 비교하는 것 같은데, ‘수포자’라는 용어 아시죠? 저는 이것이 현 교육제도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이것을 공부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없다는 것이죠. '도대체 내가 왜 이 머리 아픈 것을 공부해야 하지? 이를 어떻게 활용하지?' 즉 학습의 동기부여를 조성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 주입식 교육의 가장 뚜렷한 문제점이에요. 그러나, 토론식 교육은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이유와 동기부여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이는 곧 학습의 낙오자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즉, 충분히 스스로에 대한 견해와 논리를 확립했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이유와 동기부여도 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토론은 소통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으로도 소통하는 수평적인 문화가 정착하여 사회전반에 있어서 위계나 서열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의견이 더 중요해지는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의 형성이 예상됩니다.

Q. 토론식 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A. 먼저, 예상보다 개최되는 토론 대회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최근에는 좀 더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1년에 1~2번 개최될 정도였어요. 늘어나는 추세가 학생들이 토론하고 질의 응답하는 학습의 이점을 몸소 깨닫고 있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토론대회가 개최되어 학생들이 이기고 지는 경쟁의식보다 고민을 나눠보는 소통 능력,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문제 삼는 것을 통한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는 다양한 인재들이 양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조선시대의 ‘사단칠정’ 논쟁은 성리학이라는 학문의 정착에 크게 일조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광주에 살던 학자 ‘기대승’은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안동에 살던 이황에게 편지를 보내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스승 이황은 이를 인정하고 반박하며 끊임없이 토론하고 소통하였다. 두 사람의 편지를 통한 열정적인 철학적 토론은 현재의 우리가 본받고 답습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 김정수 학생의 말처럼 문제를 문제 삼는 것을 통한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는 다양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 현재의 우리도 기대승과 이황과 같은 열띤 토론과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무게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