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의술의 하모니

변원탄 양산병원 이사장

  • 입력 2017.06.26 17:18
  • 수정 2017.06.28 17:44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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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따라 올라가 보니 80평에 달하는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난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많은 합창단원이 악보를 보며 열심히 연습 중이다. 곧 있을 합창 공연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하는 모습에 즐거움이 넘친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끌어낸 이는 변원탄 양산병원 이사장이다. 그는 (사)숭인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재)한국합창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합창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변원탄 이사장은 합창에 대한 열정으로 빛나는 음악인이었다. 

노래하는 사회, 합창의 집(Singing Society, ChoralHaus)

합창은 연습할 연습실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그 인원을 수용할 공간을 찾는 것부터가 까다롭다. 방음시설이 되어 있어야 하고, 피아노를 비롯해 의자, 보면대 등 필수적인 물품 등도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변 이사장은 합창 연습실이 마땅치 않아 연습이 어려운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합창전용 연습공간을 마련했다. 모두가 함께 연습하기에 충분한 넓은 홀과, 파트별로 연습이 가능한 3개의 작은 연습실을 포함한 80평 규모의 연습실이다. 이곳은 현재 7, 8개의 팀이 번갈아가며 사용 중이다. 단원들의 회비로는 사실상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어 변 이사장이 상당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변 이사장은 양산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다. 대한정신병원협회 회장, 대한신경정신과학회 부산. 경남지부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미국 UCLA대학 정신과 교환교수 및 부산대학교,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를 지냈다. 변 이사장과 합창의 인연은 고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교 시절, 은사님의 도움으로 처음으로 합창을 접하게 됐다. 20~30여 명의 친구들이 함께 협동하여 이뤄낸 아름다운 합창 공연은 지금도 뇌리에 남을 만큼 변 이사장에게 깊은 감격을 줬다. 숭인문화재단에는 노엘합창단과 남성축제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이 활동하고 있다. 노엘합창단은 1961년 창단된 오랜 역사를 거친 합창단이다. 변 이사장이 아내를 만난 곳도 노엘합창단이다. 고교생 합창단으로 활동을 해왔지만 현재는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활동하는 성인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50년이 넘는 합창단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만큼 1,000여 명이 넘는 동문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로 6년을 맞은 남성축제합창단은 100여 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남성 합창단이다. 공연이 있을 때만 연습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모이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즐겁게 운영되고 있다.

중, 고등학생들이 모여 경연을 벌이는 합창대회 현장, ‘화목상’을 수상한 팀이 호명되자, 함성이 터져 나온다. 상금 30만 원은 연습 시 간식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얼굴에 뿌듯함이 담긴 미소가 번진다. 함께 한 연습 시간들, 무대 위 두근거림까지 아이들에게는 모두 추억으로 남았다. 변 이사장이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분야는 청소년 합창이다. 합창은 청소년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이 변 이사장의 철학이다. 합창을 준비하며 배려와 양보를 자연스레 배우고 협동심을 기른다. 합창에서는 자신만의 실력으로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다. 서로 다른 이들이 엮어내는 화음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합창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부산 합창 사랑, 가입비 없고 공연 관람도 무료

‘부산 합창 사랑’은 변 이사장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모임이다. 이 모임은 가입비도 없고, 정규 모임도 없다. 합창을 사랑하는 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끝이다. 합창 공연이 있을 때면 문자로 공연 소식을 알린다. 관람이 가능한 회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저 공연을 관람하면 된다. 회원들은 훌륭한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어 좋고, 합창단원들은 합창을 사랑하는 이들이 관객으로 참석해 응원해준다는 사실에 힘이 난다. 현재 2,7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부산 합창 사랑’은 5,000명의 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창을 사랑하는 ‘예비회원’들께서는 하루빨리 가입하여 혜택을 누리시기 바란다. ‘부산 음악 사랑’은 ‘부산 합창 사랑’에 이어 변 이사장이 구상 중인 다음 모임이다. 합창뿐 아니라 피아노,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공연 감상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변 이사장의 음악 철학을 함께 실현해나가고 있는 이는 (재)한국합창조직위원회 예술위원장인 김강규 지휘자다. 네덜란드 마아스트리히트 음대에서 합창지휘 디플름을 받았으며, 경주시립합창단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이기도 하다. 합창지휘에 관한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는 김강규 지휘자는 (재)한국합창조직위원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합창단을 넘어 종합 음악의 도시로

멋진 음악 공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묻자, 변 이사장은 “우선 훌륭한 연주회장이 있어야 하고 능숙한 연주자가 있어야 하며, 준비된 청중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독일의 베를린>과 <오스트리아 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의 도시에는 이 3가지 조건이 적절히 안배돼 있다. 심지어 길거리 공연에서조차 청중은 연주자의 음악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 

변 이사장은 부산을 음악의 도시로 성장시킬 꿈을 꾸고 있다. (사)숭인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재)한국합창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며, 부산·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및 음악가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현재 부산·경남지역에는 70 내지 80 여개의 시니어합창단 그룹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가을 부산국제합창제를 통해 전 세계 합창단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합창제는 변 이사장이 주관하는 전 세계 합창 경연대회로, 매년 가을에 4일간 열린다. 여러 공연이 어우러지는 ‘합창 축제’다. 변 이사장은 1년에 3, 4회는 정기 합창공연을 하고, 그 외 이벤트성으로 가능한 많은 합창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합창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들은 합창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다. 변 이사장은 이들에게 “합창은 아마추어라도 살짝 묻혀서 갈 수도 있습니다. 합창의 장점이지요. 용기를 내보세요” 하고 귀띔하며 미소를 지었다. 합창의 매력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우리 사회를, 그리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프로필 
정신과 전문의 / 의학박사
現 양산병원 이사장
   (사)숭인문화재단 이사장  
   (재)한국합창조직위원회 위원장
前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미국 UCLA대학 정신과 교환교수
   대한신경정신과학회 부산. 경남지부학회 회장
   대한신경정신과학회 대의원회 부의장
   사단법인 대한정신병원협회 회장
   중독학회 부회장
   부산대학교,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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