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VR, ‘안방구역 1열’을 현실로 만들다

나인브이알 이재환 대표

  • 입력 2017.05.31 19:03
  • 수정 2017.06.02 13:11
  • 기자명 이유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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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구역 1열’이라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공연 예매를 실패한 팬들이 안방에서 TV나 컴퓨터로 가수의 공연 영상을 즐기는 모습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하지만 이제는 실제로도 ‘안방구역 1열’에서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가상의 현실을 실제 유사한 환경처럼 재현해내는 가상현실(VR) 기술 덕분이다.

지난 달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세종대학교 축제 ‘우당탕탕 대동제’는 ‘안방구역 1열’이 현실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대학 축제 최초로 VR 기술을 이용하여 초청 가수들을 비롯한 축하 공연을 페이스북 라이브와 유튜브(Youtube) 공식 채널을 통하여 360 생중계로 진행한 것이다. 10일부터 11일, 양일간 진행된 360 생중계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합한 영상의 총 조회수가 약 7.3만 개에 도달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이룩했다.

나인브이알 이재환 대표
나인브이알 이재환 대표

학생 창업 성공 신화의 주인공, ‘나인브이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대학 축제 VR 생중계를 최초로 진행하여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다름 아닌 학생창업기업 ‘나인브이알’이다. 나인브이알은 2015년 10월 19일 세종대학교 재학생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VR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종합적인 VR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아직 VR 산업이 대중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부문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획기적인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하며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나인브이알 이재환 대표의 노력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15년 말 정도만 해도 VR 산업이 크게 흥행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VR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는 초기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먼저 도전을 함으로써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창업 아이템 가운데 VR 산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적인 변화에 학생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감한 도전을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는 주체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세종대학교 축제 360 생중계 화면
세종대학교 축제 360 생중계 화면

대학생을 매료시킨 360 생중계와 ‘유니브이알’
나인브이알의 행보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학생을 타겟으로 제작한 콘텐츠 서비스다. 나인브이알은 앞서 언급한 모교 세종대학교 축제뿐 아니라 지난 달 24일부터 26일 진행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축제에서도 360 생중계를 성황리에 마쳤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축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생방송 누적 도달률 30만 명을 기록하며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열광적인 반응의 원인으로 ‘최초’라는 점을 꼽았다.

“아무래도 대학 축제를 브이알 생중계로 진행한 것은 최초이기에 많은 분들이 신기해하셨던 것 같습니다. VR의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생방송이라고 생각하여 젊은 우리 세대에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360 생중계를 기획한 것이었는데, 잘 마무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한편 나인브이알은 대학생을 상대로 VR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으로 올해 3월 18일 최초의 VR 중앙 동아리 ‘유니브이알’을 창립했다. 이 대표는 현재 유니브이알이 세종대학교 재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지만 지속적으로 회원을 모집한 후에 서울 대학권 연합 동아리로 확장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VR 콘텐츠 유통 플랫폼 VR 월드
VR 콘텐츠 유통 플랫폼 VR 월드

‘VR 에디터’, VR 시장의 새 바람을 예고하다
올해 나인브이알의 핵심 목표는 이달 말 자사에서 개발한 ‘VR 에디터’와 ‘VR 월드’를 출시하여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 대표는 VR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VR 에디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보통 영상을 편집할 때, ‘프리미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퀄리티 있는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렇다면 VR 콘텐츠를 만들고 싶을 때는 무슨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할까요? 바로 VR 에디터입니다. VR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VR 에디터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나인브이알에서 개발한 VR 에디터가 VR 업계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나인브이알의 VR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VR 월드와의 연계성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VR 에디터의 강점으로 VR 콘텐츠 제작과 유통 과정의 단일화를 언급했다.

“대다수의 VR 기업은 제작과 유통 업무를 개별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VR 콘텐츠를 제작해도 업로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VR 콘텐츠 제작툴인 VR 에디터와 콘텐츠 유통 플랫폼 VR 월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과 유통이 한 번에 가능합니다. 그것이 저희의 강점입니다.”

나인브이알의 최종 목표, VR 생태계의 형성
이 대표는 VR 산업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공간의 한계가 없는 콘텐츠의 형태이자 상상하는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라고 대답하며 VR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덧붙여 나인브이알의 최종적인 비전을 설명하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구글의 스티븐 칸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메인 프레임에서 PC로,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은 진화해 왔다. VR은 그 진화의 목적지이자 인류 마지막 플랫폼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구글은 이토록 VR에 미쳐있는 거다. 나인브이알 역시 VR을 인류의 마지막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VR을 통해 특별한 경험할 수 있도록 VR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성장 동력이 바로 VR 에디터와 VR 월드가 될 것입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나인브이알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자신의 일에 확신에 찬 태도를 보였다. 청춘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일구어 낸 창업의 열매이자 VR 시장의 새 혁명, 나인브이알. 그들의 빛나는 열정으로 보아 세상 모든 팬들의 안방이 공연장으로 변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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