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사로잡는 건축을 추구

예천 건축사사무소 노경찬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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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Sagrada Familia1) 역 앞은 수 백 명의 인파가 제자리에 서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하기 바쁘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 카메라 셔터가 연신 하나의 건축물을 담아 바쁘게 소리를 낸다. 바로 건축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안토니오 가우디의 역작, 성 파밀리아 성당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분, 20분 길게는 1시간 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예천 건축사사무소 노경찬 대표가 말하는 건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조형물, 누가 봐도 정말 잘 지은 건물, 그것이 바로 건축이다

시련의 계절, 발로 뛰어 생존하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노경찬 대표도 사회에 내딛은 첫걸음에 IMF라는 벽에 부딪혀 봤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유년시절을 창녕에서 보내고 부산으로 왔다. 6형제 중 막내로 자란 그는 건축을 하던 형 때문에 건축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레 동아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자신이 생각한 결과물이 눈앞에 바로 실현되는 일에 대해 흥미를 느끼며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노경찬 대표는 개업을 앞두고 시련에 부딪힌 당시를 회상했다.

“평탄했던 제 인생에서도 힘든 시기는 당연히 있었습니다. 개업 준비 시기에 IMF가 터져버렸죠.” 그는 막막했다고 한다. 하지만 노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건축사로 활약하던 친형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첫 번째 생존방법으로 사회성의 중요성을 느낀 그는 뛰어다니는 건축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노경찬 대표의 다양한 이력은 발로 뛰어닌 결과물이다. 건축문화신문 기자, 대한건
축사축구연합회 수석 부회장, 부산광역시 건축사회 이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고자 했다. 국제 라이온스 활동에서부터 국립수산연구소까지 일한 이력은 건축사를
홍보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또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노경찬 대표는 그 때 처음으로 회의감을 느꼈을 때라고 답했다. 3~4년 동안 집까지 팔아가며 사무실 운영도 해봤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소득이 적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자신에게 묻기도 했다. 결론은 건축만이 그의 관심사였고 인생이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만의 방법
노경찬 대표의 좌우명은 상선약수이다. 상선약수란 최고의 선은 물이라는 의미다.
“물은 어떤 용기에 담겨도 변형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친화적이고 유하죠. 나 또한 물처럼 어디서나 어울리고 유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에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건축 일을 하려면 상선약수와 같은 성격이 필요하다. 의뢰자마다 원하는 디자인이 다양각색이기 때문이다. 까다롭다 생각한다면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노경찬 대표는 건축 일이 매번 즐겁다.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기에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또 언제든지 할 생각이다. 언제 가장 힘이 생기냐는 질문에 노 대표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모두 맡겨주던 한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능력을 믿어준 사람에 대해 최선의 보답을 해드리려 노력했다. 한 번 신뢰로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소박한 건축인의 마음이라 전한다. 이 후 노경찬 대표가 만든 건물을 보고는 박수를 치며 만족하셨다고 했다. 사실 노 대표는 사람을 대하는 외향적인 모습이 낯설 때가 있다고 한다. 유년시절 내성적인 성격으로 여럿이 함께하는 활동보다 혼자서 하는 공작이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현재는 사람 만나는 일이 꺼리지 않는다. 예전보다 더 세심해졌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게 돼 건축 일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가끔 성격이 급하거나 독촉하는 의뢰인을 만날 때면 힘에 부치기는 하지만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까지도 터득했다. 그래서인지 노 대표를 수소문해서 찾는 사람들도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나는 건물을 남긴다!
노경찬 대표는 주택, 연구소, 공장 등 다양한 건축물을 담당했다. 오랜 경력과 다양한 경험으로 그만의 건축 공식이 성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가 고프다. 노 대표는 밤낮으로 디자인 공부를 할 뿐만 아니라 책도 가리지 않고 읽는다. 궁금증이 생기면 의뢰받은 공사 현장에 직접 찾아가 물어보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에는 건축을 바라보는 남다른 노 대표의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면서 그는 그만의 건축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대표 사무실 책장 뒤로 다양한 상패가 걸려 있다. 학창시절부터 건축부문에서 상은 꾸준히 받아왔다. 그가 대학교 3학년 재학시절에도, 꿈 많던 청년에게 자신감은 물론 건축가로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시발점이 이 상장들이다. 노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족적을 남기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최선으로 노력한 만큼 잘한다는 입소문이 났기에 뿌듯하기도 하지만 부끄럽다고 한다. 오히려 노 대표 주위에는 이런 성심에 더욱 믿고 신뢰하는 사람이 많다. 건축 의뢰를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주위 입소문을 타고 노경찬 대표에게 연락하는게 다반사이다.

노 대표는 건축 일을 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는 지금도 항상 보람차고 재밌는 일이기에 즐겁게 일한다고 했다. 건축과 평생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붓는 중이다. 의뢰인도 금방 싫증내지 않고 노 대표가 완성시킨 걸작에 늘 만족하길 바란다. 건축 일을 사랑해서 한다는 노경찬 대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처럼만 하는게 가장 힘들고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건축사(建築史)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훌륭한 건축사(建築士)로서 이름을 남기는 일이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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