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한 한미동맹을 향한 박근혜·오바마의 굳은 약속

  • 입력 2013.06.10 17:52
  • 기자명 이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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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한 한미동맹을 향한
박근혜·오바마의 굳은 약속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지난 7일 오전(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열렸다.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두 정상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거듭된 전쟁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의 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격상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충실한 이행방안 등 양자 간 현안을 다뤘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해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번영의 핵심축으로 양국관계를 격상키로 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원칙적인 지지를 표하면서 북한이 이에 대해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응답을 내놓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면 미국도 응답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강조해 가까운 시일 내 북한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검증가능한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미 있고, 번복이 불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거듭 확인한 것.

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기후변화·개발협력·중동문제 등 글로벌 아젠다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에너지부 간에 셰일가스 정보 교류 및 하이드레이트 관련 협력 확대, 청정에너지 공동 연구개발 등의 내용을 담은 포괄적 에너지 성명을 채택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로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을 열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미국 측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참석해 ‘포괄적 전략동맹’ ‘신뢰동맹’ ‘나눔과 배려의 동맹’ 등 다양한 수식어를 동원해 양국의 신뢰를 표현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상하양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하며 한미동맹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혔다. 특히 전쟁 후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인의 근면과 노력, 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미국이 보여준 지원과 우정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한편, 미국과 한국이 좀 더 넓은 미래 동반자로서 함께 나갈 비전을 제시하며 미 의회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의원들은 특히 박 대통령의 “북한의 도발은 절대 성공할 수 없고,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하자 큰 박수와 호응을 보냈다.
실무방문에서 의회연설까지 초청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다가 연방의원 30여명이 박근혜 대통령을 영접키로 해 한국을 그만큼 예우해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근혜 방미 성과…美,
“北 불쾌할 정도로 성공적”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보여주는 동시에 북한에 명확한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가 미국 싱크탱크에서 제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도 ‘신뢰외교’의 동반자임을 재확인시켜 전체적으로 성공한 한·미 정상회담을 일구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국외교협회(CFR), 한미경제연구소(KEI)는 8일 오후(한국시간 9일 오전) ‘박 대통령 방미 성과 평가’ 세미나를 공동개최하고 한·미 정상회담과 상·하원 합동연설의 성과를 평가했다.

이날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 연구원은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신뢰외교를 통해 대북 정책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라면서 “실제로 박 대통령은 미국 정부보다 (대북정책에서) 더 많은 정치적 공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박 대통령이 비핵화 의지와 대화 노력을 결합시킨 것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의 창을 열어둔 것은 중요하다”라면서 “먼저 작은 것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힐 전 차관보는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보유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라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되면 모든 기준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원칙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내용이 불쾌할 것이고, 이는 회담이 상당히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실장은 “박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전략과 연결시킨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사회를 맡은 에이브러햄 김 KEI 부소장은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보다 영어를 더 잘했다”고 치켜세워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성공한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앞으로의 과제도 제기됐다. 차 한국실장은 “박 대통령이 오늘 의회연설에서 연장된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 필요성을 매우 강하게 얘기했는데 앞으로 양국 간에 어려운 협상이 있다면 이 부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한·미 양국이 군사훈련을 줄인다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속보이는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진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동북아 정세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방미를 통해 비교적 순조로운 외교 감각을 선보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큰 기대감을 표시하는 가운데, 더 공고해질 양국간 군사동맹이 어떤 발전 양상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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