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예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의 주인공

예담건축 이성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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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시골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예담건축의 이성환 대표를 만나러 가는 길. 이성환 대표의 사무실이 있는 정관면 모전 1길은 유난히 햇볕이 쨍쨍하다. 봄날의 따스한 기운 속에 자리 잡은 이 대표의 사무실은 일반 사무실과는 사뭇 다르다. 이곳이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선한 인상에 행복한 미소를 띈 그가 만든 집이 궁금하다.

시골건축가의 사무실
3층짜리 상가 주택은 이성환 대표가 만든 집이다. 그가 모전리에 들어온 지는 어연 8년. 지금은 사람이 북적북적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그가 두 번째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정관 신도시가 발전되기 전 그는 땅을 매입해 원하는 건물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공법도 그만의 스타일로 적용했다. 재료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그의 스타일. 바로 '송판결 노출콘크리트'공법을 시공했다. 어떤 것이든 인위적으로 만들면 질리기 마련이나 자연스러운 것은 오래간다. 그래서 그는 집을 지을 때 자연과 어우러지는 낭만이 있는 터를 추구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한 이성환 대표는 신도시에 대한 생각을 대학시절부터 했었다. 많은 신도시가 있지만 대부분 실패한 마을이 됐다. 그렇기에 정관을 사람이 살기 좋은 신도시로 발전시켜 건축가 본인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도시의 개발논리로 모전리를 접근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땡큐 모전리'이다. 이 대표는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예쁜 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건물 예명은 모전리 예쁜 마을 프로젝트2017-1이다. 그는 올해 모전리 예쁜 마을 프로젝트 2017-8까지 지을 계획이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교수의 삶
왜 건축가가 인테리어 디자인과 교수를 맡고 있을까. 그에게서 답을 들었다.
"건축과 인테리어는 뗄 수 없지요. 저는 건축과 인테리어를 융합해 사람이 살기 좋은 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건축과 인테리어를 융합시켜보자는 그의 생각은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인테리어 디자인과의 기반이 된다. 지금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축의 즐거움을 아는 그는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건축은 재미있다. 즐거워야 된다. 만일 건축이 즐겁지 않다면 다른 공부를 해라."
부산과학기술대 학생들의 성적은 일류가 아니다. 이 대표 또한 일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행복인 것을 아는 이 교수는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지도하자는 교육방침을 세웠다. 그는 학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며 교육제도로 지친 학생들에게 수업을 '리얼'건축 현장에서 재미있게 놀이처럼 진행한다.

행복한 삼류건축가
인터뷰 내내 그는 거듭 강조했다. “나는 절대로 일류가 아닙니다. 일류라면 서울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요. 모든 인재가 중앙에 집중되어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죠. 그러나 학업 성취도가 다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비록 삼류가 꾸며주는 마을이지만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이 목표입니다. 시골대학을 나와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 나는 행복합니다.”
취미가 서핑인 그는 바다에서 서핑을 할 때의 자유로움이 건축과 같다고 한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자유롭게 즐기는 서핑처럼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건축 또한 자유롭고 즐거움이 있다. 사람은 사람다울 때 편안하다. 오래 알아갈수록 예뻐 보인다. 건축도 사람이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 제의를 받을 때 선정기준으로 솔직함이 첫번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대의 진심을 먼저 들여다본다. 집이 꿈일 수도 있기에 상대가 원하는 부분이 비록 예산에서 벗어날지라도 대체제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결과물에 충족감은 늘 보람이다. 그는 자신의 자리가 명확하게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거주하는 이곳이 집이고 사무실이니 이웃들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말한다.

그의 스토리
대구 태생인 그는 부친이 부산시청에 발령받아 내려오면서부터 쭉 부산에 살았다. 그에게 가족의 이미지는 즐겁게 일하는 것이었다. 가족의 영향으로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일 역시 즐거웠다. 슬하에 자녀가 네 명 있는 그는 '네 명 낳길 참 잘했다'며 자신의 교육관에 대해 설명했다. 매달 10일에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어디에 쓰는지는 묻지 않는다. 그러나 아래의 네 가지는 꼭 문자로 보내라한다.
'이달에 행복한 순간3가지, 슬펐던 적3가지, 하고 싶은 것3가지, 고쳐야 할 점3가지'
이 방법은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문자로 이야기하며 자녀에 대해 알게 된다. 첫째딸은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했는데 둘째딸은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닌다. 처음에 이 대표는 둘째가 첫째에게 자격지심을 갖진 않을까. 마음의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고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딸이 보낸 문자를 보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딸은 행복한 순간이 대학에 붙었을 때라고 했다. 이처럼 이 대표는 자녀들과의 문자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준비된 자에게 지원한다는 기준이다. 만약 자녀가 여행을 간다고 지원을 요청한다면 '계획'이 확실해야 한다. 자금에 대한 계획성이 있으면 흔쾌히 허락한다.
트럭타고 학교에 갈 때도 있다는 이 대표는 평소 검소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좋은 차를 사기위해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2년 전, 전 가족 유럽여행으로 소진했다. 아이들에겐 시기가 있기 때문에 감수성이 풍만할 때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각각 나라별로 연구해오라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그 때가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좋았다고 한다.

오래하면 재미있는 자유로운 건축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조언했다.
“즐거운 게 있다면 오래하세요. 뭐든지 오래하면 재미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큰 재산이 됩니다. 그리고 그 재산은 스스로 분류를 하세요. 언제든지 열어보면 재미있을 겁니다.”
이 대표에게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철학이 있었다. 건축은 자유로워야 된다는 생각에 오로지 프리랜서로 살아왔다. 일이 늘 즐거운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사람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만족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쭉 이 일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푸근한 그의 말이 귀에 맴돈다.

Profile

■ 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 기술정책학
■ 現 예담디자인 대표
■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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