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꽃 이야기를 만들어드립니다

클로리스(CHLORIS) 손지연 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로리스트(Florist)는 꽃을 뜻하는 라틴어 플로스(flos)와 전문인 또는 예술가를 나타내는 접미사 이스트(ist)의 합성어이다.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은 영국과 프랑스 등의 서부 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에서 각광받고 있는 전문 직종이다. 국내에서도 꽃집이 전문화, 대형화 되면서 일하는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엔 '꽃 자판기' 바람이 불며 '꽃'이 조명 받고 있다. 
 
클로리스(CHLORIS)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클로리스(CHLORIS)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축복받은 자들의 섬”에 사는 요정 이름이다. 오비디우스의 『로마의 축제일』에 의하면 클로리스는 로마 신화에서 꽃과 봄의 여신 플로라(Flora)가 된다고 한다. 즉 클로리스와 플로라는 같은 존재이다. 클로리스의 손지연 대표는 꽃의 요정처럼 꽃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상호명을 클로리스로 지었다고 한다.

남다른 ‘꽃’ 철학
2011년부터 작업실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해온 그녀에겐 남다른 철학이 있다. 바로 '당신만의 꽃 이야기를 만들어드립니다'는 소신이다. 그녀는 모든 꽃다발을 손님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하나하나 새롭게 만든다. 예를 들어, 신부의 부케를 제작할 때 신부의 드레스와 악세사리 등 반영하여 부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든다. 손지연 대표는 방문하는 고객들은 기념일이나 결혼식 등 좋은 이야기로 오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맞춤형 꽃을 제공하여 당신만의 꽃 이야기를 만들어준다는 철학으로 클로리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른 꽃집은 납품용이 많은데 비해 클로리스는 정해진 기성상품이 있기는 하나 모든 꽃을 손님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클래스
꽃내음이 가득한 손 대표의 작업실은 꽃 판매장으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꽃 클래스도 진행되는데 태교를 위한 어머니반과 직장인반, 취미반, 정규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업이 병행된다. 작년에 아이를 낳은 손 대표는 꽃꽂이가 태교에 좋다는 말을 듣기만 했었는데 실제로 아이를 낳고 보니 태교에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클래스를 만들어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가위질을 하며 꽃을 다루면서 색감을 통해 정서발달과 미적감각에 도움을 주는 수업도 진행한다. 수업은 난이도나 클래스에 따라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으로 진행되는데 독특하게 일대일 클래스로 진행한다. 취미반은 2~3인 정도로도 구성이 되는데 최대가 4명이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손대표는 "가끔 회사에서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해서 꽃꽂이 체험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오는 분들이 열 명에서 많으면 스무 명입니다. 인원이 많아지면 제가 직접 출장을 가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인원이 많으면 개개인의 스토리를 만들고 꼼꼼히 봐주기가 힘들기 때문이죠."라고 했다. 
 
꽃의 매력이란
꽃 수업을 한 번 들으면 꽃만의 매력에 접하게 된다. 자신이 만든 꽃을 보며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힐링과 여유 또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수강생 중 8개월 정도 수업을 들은 회사원이 있었다. 회사를 다니며 직장인 취미반 수업을 듣던 그 회사원은 그녀의 수업을 통해 꽃의 매력에 빠졌다. 그래서 올해 초에 회사 정리 후 꽃집을 차릴 계획이라고 한다.
     
꽃으로 찾은 인생의 즐거움
어릴 땐 기자가 꿈이었다는 손 대표, 그녀 인생의 모토는 '즐거움'이라 이야기한다. 늘 꽃을 좋아해 친구 병문안에도 항상 꽃을 사 갔다. (당시에는 꽃이라는 인식이 현재보다 덜했기 때문에 특정 기념일에만 꽃을 볼 수 있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는 대학을 다니며 취미로 플로리스트 학원을 다녔다. 불어불문이 전공인 그녀는 전공을 살리려고 프랑스에 유학길에 올랐다. 그런데 우연히 프랑스에 꽃이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문화를 접했다. 한국은 꽃 가격대가 많이 비싸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지만 외국은 매일 아침 식탁에 꽃을 놔두는 생활화된 문화였다. 그래서 손 대표는 유럽처럼 생활화된 꽃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플로워샵과 호텔에서 꽃을 배우며 스텝으로 일한다. 그러나 대규모 연회는 화려하긴 하나, 원래 하고 싶었던 생활화된 꽃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녀는 매일 매일 꽃을 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또한 그녀는 학창시절에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여자는 결혼을 하고 사회에 돌아오면 경력단절이라는데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꽃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이가 들어도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 플로리스트라는 생각을 했다. 기분이 안 좋을 때도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장점은 물론, 정년이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라 육아휴직 같은 점에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열기도 편하고 꽃꽂이를 통한 태교를 할 수 있기에 여성의 직업으로도 추천한다.
다만, 국내엔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화려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한다는 오해가 있다.
플로리스트는 꽃이라는 매개체와 함께 화려해 보이는 직업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꽃에 대한 열정 없이는 힘든 직업이기도 하다. 꽃시장을 다니며 싱싱한 꽃을 찾아 장을 보고 다듬고 직접 옮기기도 해야 하고 아침 일찍부터 다니려면 체력이 좋아야하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보이는 면 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하역작업에 체력을 많이 요하는 일이라 요즘엔 남자 플로리스트도 많이 생긴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날을 장식하는 꽃다발
모든 디자인을 맞춤식으로 제작하는 꽃다발에는 손 대표의 정성이 담겨있다. 일을 하며 한 번도 힘든 일이 없었다는 그녀는 매사에 긍정적인 성격이다. 온라인몰(4월1일 재오픈 예정)과 블로그 운영을 혼자서 다 관리하면서도 작업실의 일에도 열정 가득한 손 대표는 "꽃 하나를 만드는 데 시간과 정성을 다한다. 보통 꽃은 기념일에 많이 찾는다. 어쩌다 한번, 생일, 기념일 등 손님에게는 가장 중요한 날이기에 항상 긴장해서 만든다. 그리고 꽃다발에 만족한 손님들이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She is...
부산 태생인 그녀는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처음 "꽃"을 할거라 했을 때 친구들은 정말 안어울린다고 했었다. 조금은 내성적이던 성격이 호텔에서 큰 작품 작업을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붙으며 적극적으로 변화했고 현재는 "금손이 여깄었네"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사람으로 발전했다.

생활밀착형화 된 꽃 문화
손 대표는 앞으로 원예치료에 대한 공부를 더 하려고 한다. 꽃상품을 예쁘게 만들어 좋은 가격에 판매하면 좋겠지만 작업실 운영을 하면서 꽃을 받으면 힐링 되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더욱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업실을 오픈한 지 6년 째 인데, SNS의 발달에 따라 꽃이 예전에 비해 생활화되었다. 잠깐 "핫(hot)"한 것이 아니라 꽃이 오래오래 생활에 밀착되었으면 한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의 용도가 아닌 나를 위한 용도로도 생활화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내 꽃문화에 이바지 하고자
아이를 낳기 전엔 화려함이 좋아, 더 화려함만을 쫓고, 더 큰 야망을 품었던 손 대표. 그러나 지금은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아기를 낳고 나니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 아이를 낳은 여성. 즉, 엄마들의 재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도 구상하고, 꽃 문화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그녀의 당찬 포부가 장차 국내 꽃 문화에 어떤 새바람을 몰고 올 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