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자연과 인간, 그 둘을 가득 품어주는 특별한 전시, 훈데르트 바서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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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탈아트의 완성자, 화가,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 등 타이틀만큼 다양한 분야의 업적을 쌓은 진정한 아티스트 ‘훈데르트 바서展’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관했다. 2월 19일, 훈데르트 바서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마치고 나무로 순환하여 지구에 머무르게 된 기일이 17년째로 다가온 만큼 전시의 활력을 위해 모두가 힘을 쓰는 듯했다. 특히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에코셀럽들의 다양한 콜라보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라 하니 작가와 소통하는 과정을 직접 선보이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간 그의 활동들은 회화 100여 점, 건축 모형 작품 6점, 수공으로 제작된 태피스트리 5점, 환경포스터, 건축디자인 스케치 등 총 140여 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전시된다. 그중 규칙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예술적 성향과 자연주의적 철학이 비정형적인 건축물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블루마우 리조트,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등으로 실현된 모습은 가히 독창적이다.

“직선은 부도덕하며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진다.”  - 훈데르트 바서

강렬한 색채로 자연에 어우러진 건축물을 보고나니 그와 대변하는 주변 환경이 그려진다. 규격화되어 있고 천편일률적인 모노톤의 아파트 단지와 앞에 멀뚱히 서 있는 사람들. 수동적인 적응을 배워가는 끔찍한 광경이다. 냉정하고 분리된 직선의 형태들은 자연을 위한 것도 우리 인간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계산적이고 단순반복적인 메마른 건축에서 인간의 불행은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그림이 완성되면 훈데르트바서는 정원에 나가 나무나 꽃들 옆에 세워놓고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보곤 했다.” - 훈데르트 바서

그는 자연에서 받은 ‘날것’의 영감을 바탕으로, ‘식물적 회화법’을 통해 작업을 진행했다. 훌쩍 떠나 만난 곳들의 재료들을 하나둘씩 모아 천천히 훈데르트 바서가 사랑하는 모티브들을 그려나갔다. 아프리카 사막에서 담아온 흙으로, 또는 프랑스 여행지 해변에서 주워온 작은 돌로 직접 색을 만들어서 썼다. 그의 일관된 목표로 이루어낸 결과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 명의 뜨거운 신념으로 퍽퍽한 도시들을 치료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그 자체였다.

“나무는 5분이면 잘라낼 수 있지만, 자라는 데에는 50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과학만능주의적 파괴와 환경적 진화의 차이점입니다.”

“인간은 자연에 초대된 손님이다.”  - 훈데르트 바서

그의 말들을 보면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남긴 스피노자가 떠오른다. 인간의 자연지배에 반대하며 자연 세계를 신이라 칭한 스피노자. 그가 살아나기라도 한 듯 훈데르트 바서는 그의 작품으로 모은 기금으로 6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의 예술 활동들은 모두 ‘인간과 자연의 보존’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개성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그의 글씨체로 만들어낸 수많은 선언문과 원자력 발전 반대, 해양과 고래 보호, 우림 보호 등 자연보호 운동을 지원한 환경 포스터들은 심미적으로도, 전달력 관점에서도 완벽했다. 1980년 워싱턴 D.C.시장은 ‘11월 18일’을 ‘훈데르트바서의 날’로 선언하기도 했으니 그가 얼마나 셀 수 없이 많은 환경보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가 오면 모든 곳에 생명력이 불어 나온다고 믿은 예술가 훈데르트 바서.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개인의 삶 속에서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끝없이 바라본 한 사람. 그를 만나러 그의 흔적들 앞으로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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