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영화 컨택트, 외계와의 접촉 후 피어난 운명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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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택트'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영화 '컨택트' 포스터 ⓒ 네이버 영화

 2월 2일,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Arrival)가 개봉했다. ‘컨택트’는 이미 작년 2016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어 국내 정식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테드 창의 단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 Story of Your Life>를 각색해서 만든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쉘’이라 불리는 UFO 물체가 내려와 지구 표면 위 열두 가지의 장소에 불규칙적이게 배치된다. 각국의 정부는 외계의 생명체가 뿜어내는 의문의 소리를 전혀 해독하지 못한다. 결국, 지구를 방문한 목적을 알기 위해 과거 정부의 일을 도왔던 언어학자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들은 의미와 메시지가 1순위인 외계 신호를 해독하는 목표에 서서히 다가간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가 결정된다.”는 이안의 주장 아래 루이스는 외계의 언어를 더욱 깊이 배우게 되면서 현실과 회상의 모호한 경계에서 방황하며 그들의 사고체계를 익혀나간다.

흔히들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는 소재로 ‘침략과 정복’ 혹은 ‘따뜻한 우정’을 생각한다. 하지만 ‘컨택트’는 외계인과 접촉한 ‘인간’에 집중하여 그들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지금껏 본 적 없는 SF영화’라는 슬로건을 완벽하게 지킨 것이다.

우리는 외계인이라는 매개를 통해 주인공 에이미 아담스가 무방비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모든 것을 함께 호흡한다. 원제 ‘Arrival’, 그들의 도착 그리고 ‘Contact’, 접촉을 통해 말로 형용할 수 없던, 의문으로 가득 찬 서로에게 소통의 몸짓을 한다. 소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보다 그에 임하는 자세였다.

“처음과 끝은 나에게 더는 무의미하다.”,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어떻게 흘러갈지 알면서도, 난 모든 걸 껴안을 거야.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반길 거야.” 큰 부가설명 없이 에이미 아담스의 몇 마디 독백은 영화의 모든 스토리를 관통한다.

‘Amor fati’ 아모르파티, 운명애(運命愛). 닥쳐올 운명과 현재 상황이 두려워 묵묵히 인정하기보다 그것 또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사랑하는 마음가짐. 언어학자 루이스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사랑스러운 시선을 두었다. 그로 인해 찬란하고 빛나는 순간들이 모여 그녀의 시간을 메워 갔으며 비극적인 결과를 낳을 미래를 알면서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이 임했다.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력은 루이스의 위대함처럼 빛났다. 루이스가 곧 에이미 아담스였다. <그녀>, <녹터널 애니멀스>에서도 활약했던 그녀를 앞으로도 더욱 응원하고 싶다. 드니 빌뇌브의 차기작 <블레이드 러너 2049>도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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