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소비습관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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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소비습관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 우리 선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회의 소비 형태는 과거의 엽전에서 현재의 카드 시스템까지 양적이나 질적인 발전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소비 습관은 불규칙한 것이 샐러리맨의 맹점이 되기도 한다. 가상의 인물 사회 초년생 김 군과 중소기업 이 사장의 한 달 수입과 지출 습관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저축과 재테크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보자.


수입은 일정, 그러나 지출은 들쑥날쑥

중견 회사에 다니는 늦깎이 사회 초년생 김 군의 한 달 수입은 약 180만 원이다. 4대보험 등 월급의 약 8%를 차지하는 세금이 만져보지도 못하고 빠져나가지만, 식비와 교통비는 별도로 지급되니 한숨만 쉴 노릇은 아니다. 세금을 제하면 김 군의 통장에 매월 들어오는 금액은 약 165만 원. 이 중 휴대폰 요금과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또 40만 원 정도가 흘러나간다. 김 군은 자신의 월급에서 약 55만원 정도를 지우고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지난 달 카드 값 60만 원을 지출하고 나면 김 군의 수중에 남아 있는 현금은 불과 65만 원. 돈을 모으라는 여자친구의 성화에 못이겨 개설한 적금계좌에 30만 원을 입금하고 나면 35만 원이 남는다. 모든 지출이 결국은 자신을 위해 사용한 것이지만 왠지 억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남아 있는 현금이 고스란히 통장에 쌓여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잦은 술자리나 각종 축의금과 부조금, 돌잔치가 있는 달이면 그마저도 얼마 남지 않는다. 매일 월급날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는 김 군이지만, 언젠가부터 늘 가벼운 통장을 바라보며 울상을 짓는 일이 잦아졌다.
김 군의 직업이 기본급에 능력제 인센티브를 받는 영업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월급이 인상되거나 보너스를 받지 않으면 한 달 수입은 일정하다. 그렇다면 세금 지출 등 필수적인 지출을 제외하고 모든 지출 내역을 꼼꼼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지출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월급이 올라도 김 군의 통장은 언제나 가벼울 수밖에 없다.

뻔한 것은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아껴 쓰라’는 잔소리를 되새겨보자. 뻔하고 상투적인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세계 최상위 재벌인 워렌 버핏조차 40년 넘은 주택에 살고 15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절약을 외친다. 과유불급, 낭비하느니 아끼는 것이 낫다.
가장 먼저 자신의 지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커피 한 잔을 사더라도 영수증을 받아 모아보자. 자신의 한 달 현금지출 영수증과 카드결제 내역을 살펴보면 반드시 불필요한 지출 항목이 발견된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다. 충동구매한 내역이 다음 달에 줄거나 없어지면 고스란히 여윳돈이 된다.
다음으로 스스로의 소비 패턴을 알아보자. 보통의 직장인들은 이동 경로가 정해져 있다. 충동구매의 경우 열 중 일곱이 이 경로에서 벗어났을 때 이뤄진다. 퇴근 후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산 시계나 액세서리는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책상 서랍에 들어가 영영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의류 역시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 소비 습관 개선의 지름길이자 필수적인 항목이다.
친구의 조언으로 자신의 지출 내역을 점검하고 작은 낭비를 줄인 김 군.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들르던 커피전문점을 1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고 친구들과의 잦은 술자리도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면 되도록 참여하지 않았다. 작은 노력이었지만 김 군은 이번 달 카드 값을 45만 원으로 줄였고 현금 소비 또한 절반 가까이 절약할 수 있었다. 필수적인 지출을 제외하면 선택적 지출 내역의 30%를 절약한 것. 투자성 지출이 아니기에 기회비용을 기대할 순 없지만 첫 달 치고는 성공적이다.

절약 기준은 수입 규모에 관계없다
매달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아니라 수십명의 직원을 운용하는 중소기업의 사장은 어떨까? 지난해 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사장 역시 지출을 줄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소비 습관 뿐 아니라 회사 운영에 있어서의 낭비를 막는 것이 이 사장의 최근 관심사. 영업사원이 외근 중일 때는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이면지 활용을 장려한다. 10분 가량의 회의를 위해 소비되는 수십 장의 종이는 태블릿 PC와 컴퓨터 파일로 대체했다. 꼭 써야 할 곳이 아니면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일괄적인 영수증 처리로 대충 넘겼던 사무실 지출 내역을 지출품의서 작성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이 사장 역시 꼼꼼한 지출 관리로 전체 지출의 10% 가량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 사장은 낭비를 막아 지킨 10%가 마치 두 배로 돌아온 것처럼 흐뭇했다. 사장과 직원이 함께 이룩한 결과임을 공지한 이 사장은 그 10%를 직원들에게 복리후생 비용으로 돌려줬다.
‘아낀다’는 것은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일종의 도덕적 가치다. 열을 가진 사람이 셋을 쓰고 일곱을 저축하거나 재테크로 활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생활이다. 100만  원을 가진 사람의 30만 원 소비와 1억 원을 가진 사람의 3,000만 원 소비는 다를 것이 없다.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소비하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객관적 수치만을 대입하는 잘못된 방식이다. 다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열 중 다섯 이상을 소비 행위로 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재테크 비율이 수입의 30% 이하인 직장인의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한다. 전혀 재테크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도 11% 정도 된다. 점점 빨라지는 퇴직 시기를 생각하면 30대 초반의 젊은 세대부터 노후를 위한 재테크를 준비해야 한다. 그를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더 벌 생각’이 아니라 ‘덜 쓸 생각’이다. 지출에서 10%를 줄이면 자신에게는 20% 이상의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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