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이끌었던 TRIZ

세상의 위기는 곧 나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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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의성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 *트리즈(TRIZ).  국내 트리즈 문제해결이론의 강자(强者)이며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력증진 지원사업단 외부전문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트리즈큐 창의센터의 안세훈 대표를 만나 트리즈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안세훈 대표는 트리즈 문제해결 기법을 이용해 R&D기술동향을 분석하고 미래개발기술을 기획하는 기술개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안세훈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우수한 영어실력을 무기로 모피로 유명했던 (주)진도에 입사할 수 있었다. 회사생활은 지방대 출신의 핸디캡에 전공과 무관한 민사소송업무에 배정되었지만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남다른 노력으로 극복해 나갔다. IMF이후 회사의 급여를 받지 못하자 1999년 말미에 남대문 여성용 T셔츠 매장을 운영했다. 2000년 2월 정식 퇴사후 오롯이 장사에만 매진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폐업해야 했다.

 

잠시의 방황시기에 지인의 제안이 들어왔다. 울산에서 특장차사업을 하는데 관리팀장직을 할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 기회로 생각한 안 대표는 과감히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울산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울산과의 인연이 시작되어 한국특장차(주)의 관리팀장으로 자신의 회사처럼 꾸려나갔다. 2000년에 50억대 매출수준으로 시작한 회사는 신장해 매출 2008년에 500억대 매출에 3개의 계열사를 가졌다. 안세훈 대표는 2005년부터 해외 마케팅업무 위주로 일에 미쳐 지냈지만 ‘평생직장’을 생각하니 점차 고민이 깊어졌다. 나이 40이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적기인데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결국 미래를 생각하며 1년여의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했다.

 

그 후 소자본 창업아이템 2만개 이상을 정리한 대구계명대 김영문 교수를 비롯하여, 타이어뱅크, 부산 가야밀면, 대구의 노래방 택시에 이르기까지 조언을 듣기 위해 뛰어다녔다. 성공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구해 “꼭 만나뵙고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라는 진심을 전하면 대부분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대구 중구청에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강의를 듣는 기회가 생겼다. 그는 PT도 한장 없이 마이크 하나 들고 꼿꼿이 선 채 좌중을 압도하며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매료되고 말았다. 이 때 안 대표는 ‘반드시 유명강사가 되고 말겠다!’는 결심을 했고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업강사로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두 요소는 학력과 강의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특히 지방대출신이라는 학력 핸디캡 극복이 시급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학과정으로 진학했다. 아무런 수입도 없이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했던 만학도 대학원 시절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안세훈 대표가 말하는 트리즈

러시아 출신 과학자 겐리히 알츠슐러에 의해 제창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인 TRIZ는 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을 뜻한다. 알츠슐러는 1940년대 군 관련 기술문제 해결을 하면서 발명을 위한 문제해결에는 어떤 공통의 법칙과 패턴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당시 최신의 특허기술 200만 건을 수집하여, 창의적 발상을 통해 해결안이 도출된 20만건의 특허기술을 분석한 결과, ‘평범한 사람’들이 체계적인 문제해결책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완성하게 되었다.

 

 

현재의 나, 멘토가 있어 가능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을 준 멘토가 있었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주저없이 (주)세화엠피의 김병수 사장을 꼽았다. 울산 CFO모임에서 알게 된 김병수 사장은 대학원 입학 후 제대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안 대표에게 기회를 줬다. 사내교육강사로 불러 직원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회사 업무가 많을 때는 사업계획서나 보고서 작성의 업무를 맡기거나 지인의 회사에 소개해주며 학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세훈 대표에게 김병수 사장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갈 수 있는 가교(假橋)가 되어 준 사람이다.

 

대학원 공부를 하며 우연히 ‘트리즈’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안 대표는 트리즈를 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학력 핸디캡 극복과 함께 전업강사의 두 번째 요소인 강의 콘텐츠 구성을 트리즈로 완성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1년 간의 노력 끝에 트리즈 강사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강사자격을 얻은 것과 실제 강의 진행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청중을 집중시키는 강의를 진행하고 싶었으나, 햇병아리 강사에게는 청중에게 오히려 압도당하는 좌절이 이어졌다.

 

안 대표는 다시 멘토를 찾았다. 당시 트리즈의 대가인 킴스트리즈의 김호종 박사를 무작정 찾아갔다. 김호종 박사는 트리즈에 열정 가득한 안 대표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고 아무런 대가없이 본인이 갖고 있던 트리즈 강의 콘텐츠를 자세히 전달해 주었다. 그를 스승님이라 칭하는 안 대표는 현재도 트리즈에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없이 김호종 박사에게 손을 내민다.

안 대표에게 아내는 동반자와 조력자며 한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어떤 일이든 아내와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며 결정했다. 퇴직하기 전에도 직장생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의 수명은 점차 늘어 100세를 넘어가는데 일반 직장인은 아무리 노력해도 60세에 정년 퇴직해야만 한다. 이후의 삶은 불안하고 틀에 박힌 일상으로 노후생활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 뿐이었다. 결국 안 대표는 주도적으로 인생을 가꾸기 위해 새 일을 찾아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도전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아내에게 전했다. 

 

당시 공무원이었던 아내는 기꺼이 더 넓은 세상을 안을 수 있게 한동안 뒷받침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내의 진심에 감명한 안 대표는 더욱더 매진했고, 좌절하거나 실패한 경험에도 아내를 실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섰다.

 

 

기업컨설팅과 

유아 창의성 교육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나서부터 새로운 길이 열렸다. 현대 미포조선에서 PI(Process Innovation)컨설팅을 1년간 도맡아 진행하는 기회를 가졌고, 업무종료 후 “최우수 컨설턴트” 표창을 받았다. 

 

이후 기업대상으로 하는 PI컨설팅 일이 더욱 용이해졌다. 작년 8월에는 미래창조부 산하 한국창의재단에서 정부 3.0사업으로 진행하는 창의력 증진 프로그램 개발사업에 창의력증진 지원사업단 외부전문위원으로 참여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창의력 증진프로그램 * DHA(Developing Human creativity)를 개발하기도 했다.


머리를 좋게 하는 영양소인 DHA처럼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으로 Triz이론을 활용한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법과 상상력을 계발하고, 주어진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해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혀줌.

 

2012년부터는 부산 경성대학교 일반대학원의 유아교육과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트리즈와 창의성을 강의하며 유아교육에 트리즈를 접목할 부분을 찾고 콘텐츠를 완성시켰다. 이로 2013년에는  <트리즈로 풀어낸 창의성 동화>를 출간할 수 있었다. 

 

“수많은 유아교육프로그램이 나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창의교육콘텐츠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학생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고, 그 생각에 대해 점수를 매기지는 않지만 창의성 개발이라는 교육의 목표를 달성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지금껏 한번도 창의성 교육을 받아 보지 못한 것이 현실이죠. 트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정서에 알맞는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트리즈를 통한 창의성 동화와 관련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안세훈 대표는 남다른 열의를 표하며 눈빛이 강하게 빛났다.

 

“많은 초교 교사들이 창의성교육에 애로를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정답이 정해지지 않는 열린 결론’입니다. 트리즈에서는 사물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며, 시스템이라는 것은 특정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구성의 집합으로 봅니다. 그래서 돌멩이 하나라도 존재하는 이유가 있으며 여러 응집요소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해요. 구성요소들을 서로 치환하거나 변환하며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고 아이들과 함께 동화랑 연결 지으면 트리즈형 동화가 되는 겁니다.”

안 대표는 트리즈를 통한 초등학교 창의성 교육이 사물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전했다.  

 

“사물의 구성을 관찰한 후, 사물의 기능을 분석하고 사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의 변화를 예견해 보는 교육과정입니다.  트리즈는 사물을 통해 사람을 보고, 사물과 사람을 통해 사회를 보고, 사물, 사람, 사회를 통해 지구와 우주를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며, 이러한 관찰 방식을 트리즈에서는 “시스템적 사고”라 합니다. 이러한 시각을 통해 바라보면 모든 사물, 모든 동물, 모든 사람, 모든 상황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존재의 변화를 통해 다른 존재의 변화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통해 트리즈의 유효성이 입증되었고, 국가기관에서도 트리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안세훈 대표는 지난 1년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강의를 통해 트리즈를 알렸고, 2017년에는 출판사업도 이어나가며 보육교사나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 때 의료인의 꿈을 접고 아버지의 조언으로 무역학과로 진학했고 대학졸업 후 1995년 가산동 (주)진도에 입사해 2000년부터 울산에 내려와 직장생활하면서 법무부터 기획, 경리까지 다양한 회사의 관리업무와 해외마케팅 업무를 경험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13년에는 현대 미포조선 컨설팅을 진행한 뒤 현재는 초등학교 저학년 창의성 개발 계획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다.

 

안세훈 대표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다보니 현재의 위치까지 왔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한마디로 ‘어쩌다 보니 성공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다만, 어떤 일이든 시작함에 있어 두려워하지 않았고, 일단 시작하면 성과를 내기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 성공의 요인이라 생각한다.  

 

■트리즈큐 창의센터 대표

■초등창의성 교육 브랜드<씽킹 팩토리> 대표

■(사)한국트리즈협회 이사

■(사)한국창의응용학회 이사

■한국표준협회 수석 전문위원

■부산경상대학 경영학과 겸임교수

■현대미포조선 PI컨설턴트 역임

■ 한국트리즈 4수준, 국제트리즈 인증자격 

심의위원

 

<주요 著書>

■트리즈마인드맵(2012 성안당)

■트리즈로 풀어보는 민담(2013 성안당)

■트리즈로 풀어낸 창의성 동화(2013 성안당)

■ 초등 저학년 창의성 증진 프로그램 DHA 

I, II, III (2016 한국과학창의재단)

대한민국 창의성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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