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3가지 구성요소

  • 입력 2017.01.23 15:00
  • 수정 2017.01.23 15:04
  • 기자명 정정수 조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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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정원에 관한 생각들을 이야기로 나누다 보면 어딘지 모를 미진함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설령 전문가에게 맡겨 조성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만, 대개의 경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공부하면서 채워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이곳저곳을 부수면서 작거나 크게 다시 만들어 보지만 그 결과에 만족할 수 없어서 또 어느 부분을 고치다 보면, 결국 수업료로 만만치 않은 금액만 지불하게 됀다.

이런 방법으로는 죽을 때까지 해도 만족을 느끼지 못한 채 부수고 쌓기를 계속하게 된다. 훌륭한 조경인을 만나  좋은 조경을 갖고 있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귀찮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행복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갖지 않은 것을 향해 나타난다. 요즘은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아들이 없다거나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거나 했을 때 친구들의 모임에서 우위에 서지 못함은 물론 그들을 향하는 부러움만 남게 된다.
주택에 대한 것 또한 마찬가지로 훌륭한 정원을 갖고 있으면서 자랑스러울 만한 정원에의 초대는 집주인의 격을 높이는 것이므로 정원을 가꾸고 또 그곳에 지인들을 초대하는 일은 삶에 있어 행복함을 안고 사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오늘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살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은 어제 죽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절실하게 살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
지금 이 시간의 삶을 행복하게 생각하자.
자연의 일부분인 정원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행복하게 생각하자 내 정원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사랑하자.
삶이라는 시간 또한 갖고 있다는 것에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평범했던 법면을 파주석으로 정리한 휀스(Fence)는 건축적 시설이지만 조경시설물이다, 작아 보였던 건물을 정원전체 공간 속에 배치함으로써 안정적 규모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마치 모래에 있던 수석을 훌륭한 받침대를 만들어 얹어 놓은 것과 같이 어울림으로 보여지게 한다.지인들이 까치집이라고 칭했었으나 지금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빛을 가리는 재료 또한 다양하다. 아직 정원을 갖지 않았다 해도 꿈을 가지고 발품을 팔아 정보를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선택의 다양성을 늘리고, 어울림까지 만들 수 있다. 정원은 작은 노동(운동)을 포함한 정신적 육체적 쉼터이다(2013)
빛을 가리는 재료 또한 다양하다. 아직 정원을 갖지 않았다 해도 꿈을 가지고 발품을 팔아 정보를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선택의 다양성을 늘리고, 어울림까지 만들 수 있다. 정원은 작은 노동(운동)을 포함한 정신적 육체적 쉼터이다(2013)

1. 파라솔(Parasol), 테이블(Table), 의자(Chair)

정원은 육체와 정신, 그리고 마음을 함께 쉬게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꽃을 가꾸거나 살펴보다가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테이블과 의자는 정원에서 쓰이는 가구들 중의 하나이다. 정원에서 흔히 쓰이는 흰색 철제(주물) 의자와 테이블 세트는 정원을 꿈꾸는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시설물이다. 이 철제 의자 테이블 세트는 처음에는 녹색정원과 어울려 보이는 듯해서 정원 한가운데에 자랑스럽게 배치해 놓았지만 시간이 흘러 노후가 되어 어느 한 부분이 부러지거나 낡아서 변형이 빠르게 진행되는 제품이다. 이것을 버리기에 아까워 정원 한 구석으로 방치되어 진다면 그곳은 이미 정원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이에 비해 나무로 제작된 의자는 낡거나 오래될수록 그 정원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어 그 가치를 더하게 된다. 

정원 용품이나 재료가 석재나 목재와 같이 자연 친화적인 것의 가치는 낡을수록 친밀감이 더 생기고, 정원도 오래될수록 자연의 심오함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이 된다. 요즘 친환경적인 조경을 위해 나무를 사용하여 데크나 의자를 만든다. 대부분의 방부목은 사용에 제한되는 것들이 많다. 그 이유는 썩지 않도록 약품처리 된 나무가 문제이다. 이러한 목재에는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 비소 성분이 많이 사용되어 인체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잠자리, 나비와 같은 곤충들도 이곳에 잠시라도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또한 나무사용에 제한을 두는 부분을 살펴보면, 실내에 사용할 수 없으며, 노인이나 어린이가 이용하는 시설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다. 

현대 미술과 현대 생활을 주도하는 어떠한 디자인도 표현하거나 제작할 때 그 작가의 내면에 고전적 사고가 내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은 현대적이기 보다는 경망스럽다는 평가를 면치 못한다. 
오름은 가격에서 조금의 차이는 나지만 친환경적인 방부 재료를 사용한 목재도 찾을 수 있으며, 강도가 높은 탄화목에 수성 스테인을 사용해서 시설물을 완성 시킬 수 있다.
반영구적이며 내 삶을 다 할때까지 존재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자재는 석재를 제외하고는 세상 어느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친환경적인 자재는 반드시 자연으로 회귀할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시간을 얼마나 연장시키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분명히 나와 내 주변 모두의 삶을 알게 모르게 연장해 주는 것은 물론 건강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묵과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인류는 물론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고전을 이해하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예술가의 모던한 표현은 반드시 그 깊이를 가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연을 사랑하자. 그것은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초가정자는 어느 한편으로 볼 때 우리의 서민정서에 부합되는 면이 많다(벽초지 수목원)
초가정자는 어느 한편으로 볼 때 우리의 서민정서에 부합되는 면이 많다(벽초지 수목원)

2. 정자와 파고라(Pavilion & Pergola)

정원 일을 하다보면 내 집에 있는 내 정원이라도 아무 곳에서나 쉴 수는 없다. 정원의 어떤 곳은 바라보기만 해야 되고, 또 정원의 어떤 곳은 가꾸어 주기만을 바라는 식물도 있다. 이런 곳은 정원사 이외에는 함부로 발을 꽃밭에 한발자국도 들여놓아선 안된다. 아름다운 정원이 파손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쉬면서 정원을 감상하며 만끽하는 장소는 따로 만들어져야만 한다. 

파라솔, 테이블, 의자와 같은 시설물은 옮겨가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정자와 파고라는 제자리에 고정된 건축물과도 같다. 집을 지을 때 거실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중시하는 이유는 창이 그림의 액자와도 같기 때문이다. 이 창틈을 넣고 그 안에 보이는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찍는다면 그림과도 같겠지만 그 창의 주변을 움직이면서 밖을 보고 있다면 창틀이라는 액자 안에서 움직이는 동영상을 보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이렇듯이 정자와 파고라의 위치를 정할 때, 지반의 형태는 물론 주변의 풍경을 빌려보는 차경(풍경을 빌려옴-시각적으로)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선조들께서 정자를 지은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좋은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산 중턱이나 그 꼭대기에 정자를 지어 놓음으로써 그 주변에 보이는 풍경들을 빌려 보는 것이다. 즉 차경을 하는 것이다.
높은 지위로 인해 갖을 수 있는 넓게 지은 집안의 정자 또한 그 위치는 집밖에서 보이는 좀 더 먼 곳에 풍광을 끌어 들이는 곳에 자리했다는 사실을 생각 한다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주인은 담장으로부터 허물어지듯이 내려앉은 사스타데이지를 지키기 위해 문의 한쪽은 사용하지 않는 아름다운 배려를 보여주고 있다.
집주인은 담장으로부터 허물어지듯이 내려앉은 사스타데이지를 지키기 위해 문의 한쪽은 사용하지 않는 아름다운 배려를 보여주고 있다.

3. 담장과 문(Wall, Fences & Gates) 

그렇게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담을 만들며 분리된 공간을 이동하기 위해 담 사이를 통과할 수 있게 만든 문은 통행을 조절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정원 안에 설치되는 문은 통행의 기능보다 공간구획을 위해서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고궁 내에 있는 담을 통과하기 위한 문은 물론이며 우리나라의 시골집에서도 집 뒤뜰을 통해 텃밭으로 이어지는 대충 만들어진 문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기능이 각각 다른 정원을 어설픈 담으로라도 구분함으로써 시각적 혼란스러움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은 일반적인 담과 같이 시각적이고 물리적으로 나 이외의 다른 사람으로부터 생활이 지켜지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좋다. 

이같은 공간 구획은 동서양 모든 정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멀리 떨어져 살면서 문화가 다르다 해도 조형적 미술언어는 같은 것이라고 보여 진다. 

전남 구례에 있는 운조루을 찾을 기회가 생기면 집안 뒷마당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곳은 우리나라의 전통양식을 갖춘 건축물중 공간구획을 위해 담을 가장 지혜롭게 사용한 곳으로 그 쓰임새를 이해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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