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위 피어난 철학적 사유와 인생 고찰

50년 예술인생으로 풀어낸 한국 전통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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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효 화백 

“자신의 바른 생각과 수행은 주변의 기운을 맑게 정화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땀의 결정체로 완성한 제 작품을 접하는 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순화되길 염원합니다.”
50년에 이르는 예술 인생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풀어가는 백낙효 화백의 말이다. 그는 한 폭 화폭 위에 그만의 철학적 사유와 인생 고찰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기품 있게 수놓았다. 꽃, 나비, 물고기, 농악, 음양오행 등 그의 화폭에서 피어나는 소재는 입체적 질감이 뚜렷한 릴리프 기법으로 독특한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는 2차원 평면인 그림지에 입체감을 줘 사실적이고 화려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백낙효 화백은 국내에서 릴리프 기법의 1인자이자 대가로 불리고 있으며 그로써 삶의 본질과 깨달음의 진리를 화폭에 담아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독보적인 입체 기법으로 한국적 소재를 독창적으로 그려내는 백낙효 화백의 심오한 예술 세계로 떠나보도록 하자.

수행하는 작가, 소명을 다하는 작가
백낙효 화백은 대한민국 화단에서 수행(修行)하는 작가로 불린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 하려 노력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흙탕물이 되어가는 호수 같은 말세상(末世上)에/ 한 가닥 흘러드는 금정(金井) 샘물 되어져서/ 끊임없이 솟아남이 부산인의 소명(召命)이라.」라는 그의 시 ‘부산인의 소명’ 중에서 그 증명을 추론할 수 있다.
또한 그는 그만의 깊은 통찰과 인생 고찰로 작품에서 불교적 사유를 보이기도 하는데 ‘나비 박쥐 꽃병’이 대표적이다. 만개한 꽃들이 꽂힌 파란 꽃병에 나비와 박쥐, 잉어를 그려 넣어 이러한 측면을 잘 보여줬다. 그는 나비의 우화 과정과 꽃의 결실을 돕는 습성은 인간이 각(깨달음 覺)을 이뤄 불보살이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비를 천안통(天眼通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는 부처님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초음파로 위치를 탐지하는 박쥐는 천 리 밖 미물의 소리와 법신불의 음성을 모두 듣는 천이통(天耳通)을 지닌 불보살로 보고 나비와 나란히 배치해 그렸다. 천 년이 지나면 용이 된다고 전해지는 잉어는 ‘보살’ 혹은 ‘한국’으로 표현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국가 고조선(古朝鮮)의 ‘선(鮮)’ 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화백의 애국심의 발로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순결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색 옷을 즐겨 입는 백의민족(白衣民族)의 넘치는 기지를 신명 나게 표현한 ‘농악’은 나라의 태평세대와 풍년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평가받는다. 백 화백은 “윤회할 때 무의식적으로 잠재된 법계(法界)의 여러 현상들을 재현한 것”이라며 작품 해석을 내놓았다.
백 화백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 속 이미지를 둘러싼 외곽선이 1~2mm가량 돌출됐다는 점이다. 만져 보면 그 특유의 질감으로 목판 같은 느낌도 드는데 작품에서의 신비로운 기운과 강력한 생명에너지를 발산하는 듯도 하다. 또 위에 언급했듯 다생으로 윤회해 오며 무의식 깊이 잠재된 법계의 여러 현상을 예술이라는 창조행위로 재현하면서 민화적인 동시에 부적과 같은 느낌으로 작용한다.
백 화백은 우리 민족의 실생활 소재인 한국문양, 음양오행을 그리며 비중은 작지만 망량신 도깨비도 등장시켜 한국적 작품 세계를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소재는 모두 고유의 의미를 가지며 그 의미들은 백 화백이 불교 천도교 등 민간 신앙을 스스로 공부한 뒤 도출한 것이다. 특히 잉어는 그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는 ‘가문을 일으킬 자식’을 의미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잉어가 천 년을 살면 용이 되는데 이를 어룡이라고 합니다. 잉어는 용의 후보 격인 셈이죠. 우리 선조들은 자식이 대과에 급제하기를 기원하며 집집이 잉어를 민화로 그려 붙였습니다. 사람들이 소망하는 바가 이뤄지도록 기도하는 정성으로 부적 같은 그림을 열심히 그릴 것입니다.” 그는 말했다. 서력 전 험한 국경을 넘어 한반도 남쪽에 당도했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의 모국과 같은 태초의 기원이 통용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 소재는 한국적 이미지를 대주제로 삼으며 부귀와 영화, 성공을 향해 한 시(時)도 쉴 틈 없이 정진하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사한다. 작가도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작품 활동에 앞서 늘 소재와 내용을 연구하고 성불의 깨달음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화단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평도 부연한다.
“한국적 이미지는 곧 세계적 이미지로 연결되며 나아가 전 우주로 직결된다”는 그의 말은 인간이 곧 우주이며 작은 개개의 사람이 바로 온 세계를 이루는 거대한 요소가 된다는 해석과도 일맥상통한다. “삼태극으로 상징된 한국은 현시대 우주의 주인으로 자리 잡게 된다”는 말 또한 민족 사랑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여실히 드러내는 측면이라 풀이할 수 있다.

끝없는 내적 고뇌로 피어나는 인생의 고찰과 깨달음
그림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백 화백은 끝없는 내적 고뇌로 인생의 깨달음과 고찰을 화폭 위에 그려냈다. 새로운 소재와 색채의 단순한 조합을 넘어서 그림에 이야기를 담아내며 불교의 참선을 위한 가르침을 작품 안에 오롯이 녹여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온, 사랑, 희망, 성취를 그림으로 표현해 그림을 접하는 분들에게 행복과 가문 번창 등의 행운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제 그림을 좋아해주시는 분들 가운데는 잉어(어룡을 상징하며 범천의 범어는 불보살을 상징하는 동물)가 그려진 그림을 집에 걸어 놓으신 후 사업이 크게 번창하신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작품은 사람들에게 부적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제 그림을 계기로 유연(有緣)의 실마리가 성불(成佛)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화가로서의 위대한 명성이 아닌 자성을 보고 깨달음을 목표로 삼아 정진의 한 방편으로 그림을 그리며 표현하고 싶다는 백 화백의 예술론은 개인의 욕심과 탐욕으로 반목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성찰과 깨달음의 시간을 내어줄 것이다.
백 화백은 자신만의 정진과 수련으로 깨달은 이치를 세상 모든 이에게 전하고자 작품에 매진한다는 평을 듣는다.
“우주의 형이상학적 구성 요소는 진, 선, 미입니다. 소우주체인 인간이 추구하는 형이상의 이상도 또한 진, 선, 미인 것입니다. 사실 이 세 가지 이치는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아름다운 것은 선한 것이고 선한 것은 곧 진실한 것입니다. 미, 즉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가장 고귀한 수행의 길이고 사람을 맑게 정화하는 힘을 지닙니다. 절망, 타락이 넘치는 세상을 규탄하면서도 이 세상을 맑아지게 하는 힘은 결국 예술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예술 사랑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예술로서 아름다움을 창조해내고 이것은 곧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하며 모든 것을 맑게 하는 정화의 과정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는 분열된 자아를 통합시키며 삶의 본질에 이르게 하는 만다라를 수행 도구로 삼고 자신만의 예술 도구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고도 있다. 치열한 작가 정신과 실험 정신으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백 화백에게 화단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할 일일 것이다. 신비스러운 기와 강렬한 생명 에너지를 발산하는 ‘어룡농주’, ‘비룡농주’, ‘삼태극 나비박쥐 만다라’, ‘연꽃 만다라’, ‘농악’ 등의 작품은 보는 이의 내면 감각을 일깨우며 명상의 세계로 인도하게 충분할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빛났던 천재적 예술 감성
백낙효 화백은 고교 시절 당시 최고상으로 꼽히는 교남 예술상을 받으며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196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50년에 달하는 예술 인생을 시작했으며 그 간 창작에 몰두해 타인이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 표현 기법을 완성해내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국적 이미지를 잘 사용하며 이는 민속적이고 불교적이며 때론 도가적 내용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상하고 어두워진 제 자신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서입니다. 그림 작업은 그러한 과정 중의 하나이지요. 인간이 추구하는 최상의 이미지를 그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입체적인 회화기법이 제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이지요.” 그는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30여년 전부터 천 캔버스에 젯소(Gesso)를 이용해 외곽선을 형성한 후 유화물감으로 채색하는 독특한 회화 기법을 구사해오고 있다. 젯소는 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물감으로 점도가 높아 형태를 잡기에 유리하다. 그는 “예전에는 평범한 방법으로 유화를 그렸지만 수양이 깊어지면서 보이는 정신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려다 보니 다른 방식을 찾게 됐다”고 자신의 기법을 설명했다.
그는 2016년 대한민국 예술 대상, 2016년 대한민국 의정&코리아파워 리더 문화예술부문 대상을 받으며 대한민국 미술계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 부산미협 대외홍보위원장, 부산비엔날레 사생대전 운영위원, 광주미술대전, 부산 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비엔날레 자문위원 및 청조회 부산지회장, 부산 동구문화 예술인협의회 회장, 토백회 회장, 구인전회 사무국장, 열매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전시회 경력도 화려하다. 개인전 7회, 2·4인전 등 다양한 전시회 개최와 미술제 작품 출품 등으로 꾸준한 미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미술대상전과 부산미술대전에서 각각 입선을 비롯해 교육감 표창, 교육부 장관 표창, 녹조근정훈장 수훈, 30년 교육공로상 등을 수상하며 교육자이자 작가로서 업적을 인정받았다. 동아대학교 예술대와 동부산대학교에서 십 수년 동안 강의를 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제자들은 현재 국내 대학 교수 및 작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는 사회 각 부문의 구성원이 문화 예술에 더욱 큰 관심을 두고 지원해주기를 희망했다. 다채로운 후원회 결성 등을 통해 신진 작가나 지방 작가들 같은 숨은 보석 발굴이 원활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아직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계획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리 고유 문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소재로 8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며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페어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미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그의 숭고하고 투명한 땀방울은 마침내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현해내고 국내 화단의 거목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우주의 진리, 삶의 본질에 끊임없는 고찰과 열정을 불사르며 쉼 없이 수행하는 작가 백낙효 화백. 그의 불타는 예술혼이 사람을 울리고 세상을 깨우며 나아가 우주 만물의 진동 이치 가까이에 이르기를 그와 같은 부적의 마음으로 소망해본다.

개인전 7회,  2인전 1회, 4인전 1회
동맥전26회 출품,  군록전 7회 출품,하 상 전 12회 출품,
토백회전24회 출품, 중등미술분과회전18회출품, 교원미전9회출품
토백회전24회 출품, 중등미술분과회전18회출품, 교원미전9회출품
부산미술제20회출품, 부산회화제15회 출품, 제1회 부산미협 미술시장 출품
동협전 13회,  금정문화전13회 출품, 각종기념초대전300회 출품
부산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장, 광주미술대전,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광주문화상, 오지호 미술상, 송혜수 상 심사위원, 토백회 회장 역임
동아대 예술대12년 출강, 동부산대15년 출강. 부산디자인고18년근무
2016 Korea Power Leader대상, 2016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16 Best Innovation상, 2016 대한민국 혁신 한국인상, 2016 자랑스런 한국인상,
 대한민국의힘 문화예술대상, 녹조근정 훈장 수훈
현재 한국미협회원, 부산미협회원, 청조회 부산지부장, 열매회 사무국장,
구인전회 사무국장, 동구 문화예술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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