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문화 계승에 앞장서는 김선희 서초문화원장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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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이란 구절이 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라는 뜻인 이 말은 남의 스승이 된 사람은 옛것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이해만으로도 되지 않고 고전과 현대를 같이 연구하면서 현재와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리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나라 예술문화도 우리나라만이 잘 표현할 수 있는 강점이 존재한다. 이 강점을 파악하려면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오늘은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더 나아가 세계에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김선희 서초문화원장을 만나보았다.

전통문화를 세계로
김선희 원장은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원을 졸업한 뒤 파리로 유학을 갔다. 파리에서 7년간 유학을 하는 동안 파리의 문화원에서도 일해본 경험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에는 서초문화원장 이사로 추천받아 활동하게 되었고 부원장을 거친 뒤 지금 서초문화원장직을 1년 째 맡고 있는 중이다.

문화원이 하는 역할은 다양하지만 주된 역할은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 향토문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동시에 현대의 예술과 전통예술을 접목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이다. 문화 아카이브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원에서 김선희 원장은 8년째 일반인들에게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서양화를 가르치고 있고 여기서 배출된 제자들과 함께 중국 위해시에서 국제 교류전을 개최하였다.

김원장 주도하에 작년과 올해 4월, 6월에 각각 두 차례 위해시와 교류전을 진행하였고 이것을 계기로 위해시와는 MOU를 체결하여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림, 서예는 물론 해금, 아쟁등 전통악기 부터 살품이춤, 부채춤, 선비춤 같이 조상들의 얼이 담긴 무형문화도 중국에 알리고 있다. 특히 내년 봄에는 중국 북경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중국은 문화예술 시장이 한국보다 상당히 큽니다. 우리나라 예술문화 수준은 높지만, 시장도 작을뿐더러 대중들에게 홍보가 많이 되어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에 우리나라 예술, 문화를 알려 K-POP같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수출하는 노력을 많이 하여야 합니다. ”

중국의 경우 중국 내에서 문화원의 위상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전시회를 열면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시,서,화는 물론 춤, 악기까지 모든 예술을 다루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김선희 원장이 말하였다. 실제로 올해 4월에 산동성 위해시 문화교류협회 樂天(롯데 Lotte)미술관의 초청으로 초대 개인전을 개최하였을 때 위해방송에서 2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한국 여류중견 작가로서의 한국 예술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일조하였다.

“ 오랜 외국 생활 동안 다른 나라의 예술 문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예술문화가 다른 나라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우리나라 예술은 은은하고 깊이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잘 계승하고 승화한다면 세계에서도 많이 알아줄 것으로 생각하고 전통문화 계승에 힘쓰고 있습니다. ”

김선희 원장은 이에 멈추지 않고 위해시에 한국 문화원을 개설하려고 힘쓰고 있다고 하면서 이 말을 덧붙였다.

“ 중국이 예술문화 시장이 크기 때문에 중국에 초점을 맞춰 진출할 계획입니다. 문화적인 교류가 활성화되면 경제적인 교류도 뒤따라 활성화됩니다. 중국의 경우 외국과 교류를 할 때 문화교류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경제적인 교류를 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문화원이 전통문화를 열심히 연구한 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 알리는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

과거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세계로 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초문화원장으로서 서초구민들에게 향토문화를 전달에도 힘쓰고 있다. 김선희 서초문화원장은 우리의 전통문화가 홍보가 잘 안 되는 점을 아쉽게 생각하며 서초문화원이 전통문화의 1번지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초문화원장에 부임한 뒤 서초문화원 예술제를 진행하였고 이메일을 통해 전통문화, 전통예술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3만 명 정도에게 발송을 하고 있는데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지역의 향토문화 정보를 구민들에게 매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밖에 패밀리 페스티벌, 서리풀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10월은 문화예술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

현재 서초문화원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데 리모델링 후에는 문화원의 역할인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전파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서초문화원 내에 전통문화, 전통무용, 전통예술들을 응집되게끔 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 역사를 알아야 문화가 발전하고 계승됩니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기 때문에 미래가 있습니다. 발전된 미래를 원한다면 과거를 충분히 이해해야 됩니다. 과거의 문화를 그대로 가져온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습니다. 전통문화의 스토리 라인을 가져오되 현대에 맞게끔 조정하여 온고이지신을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는 지역의 과거 향토문화를 연구하여 전통문화를 현재의 예술과 접목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선희 원장은 서초문화원에서 상시로 한국의 전통문화 공연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서 살풀이 춤, 선비춤, 부채춤, 난타 등 시,서,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문화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현재 서초문화원은 전통문화 공연을 정기적으로 여는 동시에 강사들을 통해 구민들이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장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 이곳에서 예술에 대해 교육을 하시는 분들은 한국 오페라, 수필가, 디자이너, 서예가, 전통화가, 시인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구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

김원장은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지금 유행하고 있는 K-POP과 전통문화를 연계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현재 국악과 함께하는 K-POP, 한국화와 함께하는 K-POP을 기획하고 있다.

배려, 봉사, 동행
인터뷰를 진행한 문화원장실에는 배려, 봉사, 동행이라고 적힌 글귀가 걸려있었다. 서초문화원의 원훈인 이 글귀는 김원장의 가치관을 온전히 반영하였다. 문화원장직은 월급을 받지 않고 활동하는 명예직이다. 국전 초대작가 출신으로 교수, 협회장, 장관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명예직인 서초문화원장을 맡은 것은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한 삶이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실제로 서초문화원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은 한 달에 3만 원 정도로 대단히 싼 편이다. 이렇게 적은 돈을 받고도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것은 강사들이 김선희 원장과 같이 재능기부를 통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예술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전달하는 데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저는 우리나라를 정말 사랑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몸담은 분야에서라도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로는 인생은 동행하는 것이라는 저의 가치관 때문입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예술로 승화시켜서 같이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고 동행하는 것이 예술인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보다 그 구슬을 꿰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에 전시회도 많이 열고 있습니다. 물질도 함께 나누고 정신도 같이 공유하여 더불어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선희 원장은 인터뷰 내내 봉사하는 삶을 강조하였다. 이 봉사에 대한 의지는 김원장뿐만 아니라 문화원의 이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14명으로 구성된 이사진도 따로 월급을 받지 않고 일을 하고 있고 문화원에서 전시회나 행사를 진행할 때는 이사진의 자체적인 기부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로 국민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싶어
선진국일수록 문화원이 활성화되어있고 예술분야 재능기부도 활발하다. 김선희 원장은 프랑스의 경우 우리나라 동 단위로 문화원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하여 문화원의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였다. 돈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적은 돈으로 큰 행복을 제공하는 역할을 문화원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김원장은 구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제대로 전달하고 구민들이 예술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서초구 향토문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메일을 매일 발송하고 예술관에서 전시회를 진행할 때 난해할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활동 등 구민들이 예술 문화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게끔 도와주고 있다.

김선희 원장과 서초문화원 직원들의 노력으로 예술 문화에 대한 구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은퇴 후에는 구민이나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더욱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설 문화원을 열어 무료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정치나 경제적인 방법으로 얻은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술 문화를 통해 얻은 행복감은 다른 것보다 더 오래간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통해 행복감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김선희 원장은 자신이 서초문화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서초문화원이 서초구에 있는 향토문화를 더 많이 연구하고 이를 계승하여 서초구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작은 목표이고 이를 통해 예술 문화가 정치 경제만큼 많이 발전되어서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선희 원장 프로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졸업 <弘益大学美术大学毕业>
▷Ecole du Louver[Paris France]
▷개인전 20회
▷뉴욕세럼 갤러리 초대전
▷세종문화회관 초대전(특별 전시관)
▷2003년 국제 아트페어(COEX)
▷2003년일본 국제 포럼 센터(NICAF참가)
▷2002 프랑스 LIM아트페어 참가
▷2003 화랑 미술제(예술의 전당)
▷2006 KCAF전(박영덕 화랑)예술의 전당 등

▷제2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5회입선
▷제14회 대한민국회화 대전 우수상
▷2005년 대한민국 예술문화상 수상
▷2006년 문화관광부 장관상 수상(820호)
▷2007년 중국산동성 예술상 수상
▷2014서울시장상 (265호)
▷2014년 사회예술공헌부분대상 (한국 언론사협회)
▷서울미협초대작가, 한국미협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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