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을 알고 싶어 시작한 하남 향토사 연구

하남의 문화와 자긍심을 찾는 유병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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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기 원장 

“하남시가 한성백제사의 중심임을 알리고 연구하는 일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도 이 일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유병기 하남문화원장에게 하남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대한 집념은 ‘선한’ 인상에 비해 무척 강렬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다.
“90년대부터 제가 나고 자란 하남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아버님이 어렸을 때부터 조상을 제대로 알아야한다고 강조해 오셨고,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 축문과 지방 등을 쓰면서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져서 향토사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남지역의 향토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2007년 하남문화원에서 일본의 구마모토현에 있는〈기쿠치성(鞠智城)〉을 답사한 사람들이 역사공부를 더하기 위해 하남한성백제연구회를 만들고 유 원장은 초대회장으로서 향토사 연구와 이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한성백제의 왕성으로서의 이성산성의 발굴과 일본과의 관계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7세기 백제멸망 이후 일본으로 망명한 백제유민들이 하남의 이성산성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일본 규슈의 ‘기쿠치’성을 현지 조사하고 이에 따른 한일 국제학술토론회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하남의 출발은 한성백제, 향토사 연구로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주인의식 갖게해야
2016년 7월 1일부터 7대 원장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그의 첫 일성도 정체성 찾기였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정체성 찾기입니다. 지역의 심장은 주인의식입니다. 제가 어디서든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남은 한성백제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술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서 시민들로부터 자부심 있는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합니다.”

이를 위해 문화원에서도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남문화원에서 작년 12월 17일부터 3박 4일 동안 일본 규슈의 기쿠치성에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10여명으로 구성된 학술조사단을 파견해 학술토론회를 가졌습니다. 그곳에는 하남 이성산성에서 발견된 9각 건물을 본떠서 8각 건물로 복원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하남에서도 이성산성과 기쿠치성을 연계, 기쿠치성 내 저수지에서 발굴된 백제 금동불상등 백제인 들의 발자취를 적극적으로 연구조사 한다면 하남의 정체성을 찾는데 큰 성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문화원과 함께 하남시 차원에서의 향토사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종전의 문화원과는 달리 향토사 연구 등 하남문화에 대한 고찰과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우리 하남은 신석기 시대에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하여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전국 최대의 행정구역인 ‘목’으로 존재했던 곳입니다. 이런 문화적 역사를 고증하고 문헌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면 시민들의 역사의식이 하나로 통일되는 기대효과가 있습니다.”

유 원장은 항상 김구 선생이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백범일지에서 밝힌 문화 강국론을 강조한다.
“모든게 문화입니다. 문화는 민생과도 연결됩니다. 경제적인 이득도 문화콘텐츠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남이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그는 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대학(31개 강좌, 2개 동아리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계속 강좌수를 늘리면서 수강생들의 폭과 참여기회를 늘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시작한 야간강좌를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밖에도 문화유적 답사(봄, 가을 매년 2회), 인문학콘서트(상, 하반기), ‘위례문화’와 향토사료집 발간, 각종 역사, 문화특강, 어르신 문화사업들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 원장은 하남의 역사적 전통 찾기와 보급,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서의 문화원, 시민에게 봉사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원을 하남문화원의 사업방향으로 정하고 실천하고 있다.

7대 문화원장에는 만장일치로 추대 됐으나, 6대에는 선거관련 소송 끝에 취임
7대 문화원장은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되었으나, 6대 원장이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었다.
2013년에는 치열한 선거전을 치렀는데, 상대 후보를 1표 차로 따돌리고 선출돼 당선됐으나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당선무효 판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승소해 1년 4개월 만에 원장의 지위를 되찾게 되었다.

그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선거관리 위원장의 기표방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점과 기표용 인장 등록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등록을 해 혼란을 야기한 점 ▲ 유권자가 기표를 함에 있어 인장의 어느 쪽으로 찍느냐는 질문이 있어 선관위원 4명과 참관인원 4명의 협의하여 기표용 인장 중 넓은 쪽과 좁은 쪽 모두 상관없이 의사표시를 후보자 기표란 안에 확실히 기표하였을 경우에는 유효한 표로 인정하기로 합의를 한 점 ▲ 또 선관위원 전원이 유효표로 인정해 선거록 및 선거관련서류에 임원선거관리위원 모두가 자필 서명하고, 투표용지를 비롯한 선거관련 자료를 선거관리위원들의 도장을 찍고 봉인한 후 위원장이 당선증을 교부한 점 등이 다 인정되어 승소한 것이다.

“소송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였고, 무엇이 옳은지를 분명히 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의 판단을 받아 제가 옳았음을 인정  받았고, 절반 정도의 임기를 남겨놓고 원장에 취임했습니다만, 상대 후보에게는 감정이 남아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6대 원장이 된 그였기에 취임 후에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이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면서, 지역정체성을 정리하는 일에 주력했다고 한다. 그런 그의 노력이 이사들과 주민들에게 통했기에 7대에는 만장일치의 추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편안함을 알고, 공부를 즐길 줄 아는 하남의 ‘참지식인’
하남시 천현동 토박이로 산곡초등학교와 남한중·고를 졸업하고 하남문화원 이사와 감사로 재직하며 하남한성백제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등 지역 문화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유병기 원장.
그의 지인인 추경희 시인은 그를 ‘편안함을 알고, 공부를 즐길 줄 알고, 그리고 그는 하남에 대한 참지식인이 되었다.’고 평했다.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향토사를 공부하며, 시민들의 문화감수성 향상을 위해 애쓰는 그는 ‘하남의 참지식인’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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