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으로 전하는 치유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아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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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백세시대!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더불어 전문화, 세분화되었다. 그 영광 이면에는 한 개인의 건강문제 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증상의 개수만큼이나 다양한 전문과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생겼다. 개별 장기나 기관에 초점을 맞춘 진료가 아닌 보다 인간적인 진료, 환자의 다양한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러한 요구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전문 분야가 바로 가정의학이다.
가정의학은 연령, 성별, 질병의 종류 등에 관계없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쉽게 얘기해서 지역사회의 흔한 질환과 각종 성인병 및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피로, 두통,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의 다양한 증상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며 환자 및 가족 구성원 모두의 평생 건강관리,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 재활 및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학문이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1차 의료 전문의를 말하며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에는 조아라 교수를 포함한 총 6명의 전문의가 건강증진 클리닉, 금연 클리닉, 그리고 비만영양대사 클리닉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환자들의 모든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싶은 욕심으로 가정의학과 의사의 길을 택했다는 조아라 교수는 전문의가 된지 올해로 4년째이다. 스스로를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얘기하는 그녀가 진료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환자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이다. 현실적으로 진료시간이 촉박할 때가 많지만 조 교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환자의 증상과 질병에 대해 더 많은 정보
를 얻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환자에 대한 지지와 위로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충분한 의사소통은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조아라 교수는 다양한 가정의학 진료분야 중에서도 최근 금연 진료에 열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성 흡연자가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그녀는 말한다. 담배는 중독성이 높은 물질이며 여기서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 자신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거나 심한 금단증상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연과 간접흡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서로를 공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조 교수의 말에 의하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의 적이 아니라 함께 건강한 삶을 살아가야 할 또다른 사회 구성원이다. 흡연자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 금연정책이 아닌 담배의 생산, 판매 및 사용 전체를 규제하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아직 흡연을 시작하지 않은 혹은 이제 막 흡연을 시작한 젊은 연령층을 담배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예방 정책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환경보호와 생명존중은 조 교수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분야이다. 지구라는 축복받은 행성에서 인류가 좀 더 오래 살아가려면,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살 수 있는 땅을 물려주려면 더 이상은 인간만을 위한 발전과 이기를 지속해서는 안된다고 그녀는 경고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피해는 이미 인류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으며 최근 급증한 원인 불명의 피로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다양한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결과일 수 있다고 조 교수는 조심스레 추측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죠. 인류를 넘어서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위하는 길입니다.”
끝으로, 조 교수는 본인의 소망이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칫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의사의 판단과 말 하나하나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반대로 큰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그녀는 웃으며 얘기한다. 진료뿐만 아니라 관련된 분야의 연구와 후학 교육에 대해서도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삶입니다. 당장은 치료만으로도 벅차지만, 질병의 예방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서 가정의학 전문의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직은 생소할지도 모르는 가족 주치의의 개념을 널리 퍼트리고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조아라 교수는 주치의 개념을 넘어서 함께 있으면 숲이 되고 바다가 되는 사람이었다. 남은 날들을 그녀와 공유한다면 마음으로 전하는 치유도 가능해 보였다.

조아라 교수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前 동아대학교 병원 전임의
現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교수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금연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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