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에서 작가로 전향

교직을 떠나 걷는 작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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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퇴직한 후의 삶에 대해서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보도자료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퇴직 후에도 새로운 일을 찾거나 계속해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추세를 이야기 한다. 통계청 자료에서 만55~79세 성인 중 퇴직 이후의 장래에도 일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61.2%에 달했다. 퇴직 후 재취업을 하려는 것은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즐거움을 얻고자 게 큰 이유이다.
학창 시절에 마주했던 교직자들은 퇴직 후 어떤 삶을 그리고 있을까.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정용팔 작가는 고교 교사로 재직해 오다가 2005년에 퇴직한 후부터 작가로 등단하여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교직을 떠나 새로운 삶을 펼치다
정용팔 작가는 ‘詩와 수필사’에 시, 수필로 등단했다. 현재 부산 시인협회, 신서정문학회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한국 문인협회와 부산시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교직에서 38년간 머물렀다. 교사로 있는 동안에도 틈틈이 문예지에 글을 실으면서 글쓰기 활동을 해왔으며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본업은 교사이지만 취미 생활로 글쓰기를 즐긴 그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여행기도 직접 집필하곤 했다. 취미 생활에서 시작해 작가가 되었을 정도로 실력과 열정을 갖춘 인물이다.
정 작가는 인생 황금기가 50세가 되었을 무렵, 학교와 가정에서 안정을 느끼고 자녀들이 원하는 진학을 하면서 인생의 결실을 만끽한 시기였다고 전했다.
정용팔 작가는 동아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등임용고시 합격 후 교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부산진고, 부산진여상, 부산남여상, 개금고, 부산남고를 거쳐 경남고에서 정년을 마무리 했다. 퇴직 후 주변 동료 교사들이 시와 수필을 쓰는 활동을 하였고 작가 역시 취미생활로 즐기던 글쓰기를 본업으로 삼았다.
정용팔 작가의 글쓰기 작업은 매달 1편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다. 문학인들 사이에 하루에 10편까지 적는 이들도 있다고 하지만, 작가는 습관처럼 심사숙고해서 완성도 높은 글을 쓰고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본격적으로 펜을 들기 전에는 시 창작 강의를 들으면서 시 이론을 먼저 습득했다. 대학교 문예창작과의 시 창작 강의와 현대詩 강의, 오세영 시인의 저서 ‘시 쓰기의 발견’등으로 이론 공부를 1년간 해 나갔다. 수필과 여행기와 달리 시를 쓰는 일은 아직 조심스럽다는 정용팔 작가는 다른 글보다도 시를 쓰는 일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많은 시인이 시집을 내고 있지만, 저는 시집을 내는 일이 정말 조심스럽고 망설여집니다. 10권 이상 시집을 낸 시인 중 첫 시집이 연습시집처럼 느껴져 첫 시집을 다시 수정해 재발간 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신중을 기하고  시를 쓸 때는 진술을 넣으려고 애를 씁니다. 제가 네 명의 시 이론서를 읽어보았는데 대부분 묘사만 있고, 진술을 쓴 작가는 드물었습니다. 부산 출신의  천양희 시인이 진술을 잘 쓴다고 소문 나 있습니다. 반면에 윤향림 시인은 묘사에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에서 진술을 잘하면 여운이 깊어지고, 묘사를 잘하면 시가 화려해집니다. 하지만 간혹 진술의 의미를 모르는 시인도 있었습니다.” 
시의 언술 방식 중 묘사가 대상을 가시화하는 시각적인 인식이라면 진술은 대상을 묘사하지 않고 가청화해서 가청적((可聽的), 고백적으로 토로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정용팔 작가는 진술과 묘사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시에 진술을 포함하려고 노력한다
“독자들에게 제가 쓴 시를 평가받는다면 진술이 있는 시, 솔직한 시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독창성이 중요한 만큼 시를 쓰기 전에는 한동안 다른 시집을 보지 않고 영향을 받지 않으려는 시기를 둡니다.”
정용팔 시인은 시를 이렇게 정의 내린다. “시는 임의의 추상적 관념을 은유, 상징 등을 통해 이미지화해서 음악성으로 형상화 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는 여러 정의가 나와 있지만 잘 나타나지 않는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것, 의미 내지는 뜻을 말합니다.”
 
He is…
경북 영천 生
부산 경남고등학교 정년퇴직
황조근정훈장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활동
부산시인협회, 신서정문학회 회원

정용팔 작가의 고향은 경북 영천으로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교육에 대한 열정이 강해서 자연스레 정용팔 작가도 공부에 대한 의지를 키웠다. 중학교 시절까지 고향인 영천에서 생활하였고, 고등학교를 대구 영신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으로 발령 나면서 현재까지 부산에서 지내고 있다.
교직 생활이 처음부터 정 작가에게 맞는 직업은 아니었다. 적성에는 맞았지만, 권태기도 있었고,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교직에 있으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찾아왔고 많은 일을 겪었다.
정용팔 작가는 퇴직 후 예전 동료 교사들과 함께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여행은 하나의 확인에 머무른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들에게 여행을 권장하며 좋은 것들을 젊을 때 많이 흡수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교육자로서의 면모를 내비쳤다. 앞으로도 정용팔 작가는 시와 수필을 계속 쓸 예정이다. 시 한 편에도 신중을 기하는 그는 차후 몇 년이 흐른 후에 수필집 한 권과 시집 한 권을 낼 예정이고 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동백꽃>
겨울밤이 깊어가도
눈보라가 휘날려도
사랑은 눈물의 갈증인가
붉은 등불 하나 둘 켜고
파도너머 간
그리움을 기다리나

차가워질수록
뜨거워지는 가슴
사랑은 불타는 영혼인가
붉은 등불 하나 둘 켜고
언덕 넘어 날아간
동박새를 기다리나

사랑은 땅속의 마그마인가
사무치게 그 뉘를 사모하기에
애터지게 애터지게 기다리다
붉은 마음 주체할 길 없어
뚝 뚝 떨어지는 피 맺힌 송이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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