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은 세무사는 지난 2010년 세무사 합격 후 이듬해 부산의 행정1번지 거제대로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세무상담은 따로 가리지 않고 다 하는 편입니다. 겨우 5년차이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에요. 좀 더 노력하고 시간이 지난다면 어느 방향으로 특화할 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엷은 미소로 손님을 맞은 백지은 세무사는 ‘전문가’를 지칭할 수 있는 경험시간이 7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좀 더 오랜 기간인 10년이 지난 후에 전문가로서의 호칭을 부담없이 들을 것이라 전했다.
지적이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백지은 세무사의 이야기를 피플투데이에 문답형식으로 담아본다.
Q. 세무사 일을 준비한 계기가 있나요?
수학을 전공했지만 대학교 3학년때까지 전혀 이쪽 일을 생각해 본적은 없었어요. 지인의 제안으로 이런 업종도 있으니 공부를 한 번 해보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알아봤더니 여성전문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게 2007년, 대학교 졸업반 때였죠.
Q. 현장에 뛰어들어 보니 어떤 일이었나요?
합격 후 먼저 여러 단체에 인사 드리러 다녔어요. 여성세무사회, 한국세무사회, 고시회 등. 그중 여성세무사회에 갔을 때 선배님들의 아우라가 상당했습니다. 잘 다듬어진 커리어우먼의 표본 같았고 뭔가 전문직 여성으로서 ‘여유’가 느꼈졌어요. 그러면서 지적인 느낌이 있어 막연하게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일에 부딪혀 보니 쉽지는 않았어요. 초반에는 고객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오히려 제 경험과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여성세무사의 꼼꼼함’을 무기처럼 내세웠습니다. 차츰 고객들의 반응도 바뀌어 갔고 3년이 지나자 안정 되었네요.
Q. 세무사 일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저희 업무는 대부분 상담이 많아요. 세금폭탄을 맞고 어쩔 줄 몰라하며 상담으로 찾는 이들을 보면 안쓰럽습니다. 대부분 직접적인 대면 상담보다는 전화통화가 많은 편인데, 개인에게 큰 세금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세금부담을 줄이게 되면 고객의 목소리도 달라지고 저 자신에게도 보람이 되죠.
Q. 어떤 고객들이 많나요?
사업장에는 제조, 서비스, 건설 등 다양한 업종이 있어 어떤 쪽이 많았다고 딱히 말하기가 어렵네요. 사업장의 규모도 제각각이라 작은 업체에서는 작은 세금부담에도 신경 쓰이죠. 반대로 사업장 규모가 있으면 아무래도 여유가 있어 절세에도 빠르게 이해하고 유동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가장 좋은 방법을 모색할 수 있고 빨리 일을 처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를 찾는 모든 고객은 사업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이 대하려고 하는 소신입니다.
Q.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A. 1. 세무사는 세금을 계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꼼꼼한 성격을 필요로 하고, 과세당국과 납세자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므로 성격이 활달하여야 합니다. 세무사로서 장점은 세상의 여러 직업의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간접으로 경험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전문직 등에 비해 시간의 여유가 많아 유동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2. 지금 현재 세무사 고시 준비를 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시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힘들겠지만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다보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용기를 전해 지고 싶습니다. 주변에서 세무사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중 독서실에 매일 정시에 나와서 꾸준하게 이어가던 사람들은 합격하더라구요.
3. 세무사는 평생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직업입니다. 어려운 고시공부를 합격하고 난 뒤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거죠. 또한 현재 포화상태인 세무사 시장에서 합격하는 순간부터 또 다른 경쟁 사회에 뛰어드는 새로운 출발입니다. 세무사 합격을 하고 난 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도 입체적으로 같이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She is…
부산 구서동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열정’에 대한 강조가 남다른 분이시다. 회계사무소 사무장 생활을 했던 아버지는 회식에서 술 한잔을 마시더라도 ‘열정적’으로 해라는 분이셨다. 경상도에서는 보기 드문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으며 딸이 하는 일에는 무조건 믿고 밀어줬다.
만화를 즐겨보고 밤10시 라디오프로를 들으며 풋풋한 사춘기를 보냈던 백지은 세무사는 어린시절 교사의 꿈을 꾸기도 했던 감성어린 소녀였다.
성모여고 시절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고1때부터 공부에 박차를 가했지만, 중요한 고3시절에 이미 지쳐서 고비도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이겨내고 자신이 좋아했던 수학과로 입학이 가능했다. 말없이 진중한 친구로서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성격이었으며, 그런 ‘숨은 일꾼’의 역할이 마음에 들었고 당연히 사업장의 한 ‘조력자’로서 일하는 세무사는 천직이다. 여유가 된다면 재무관리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꿈많은 여성세무사이다.
<Profile>
부산대학교 수학과 졸
2010년 제47회 세무사 합격